HLB그룹, 베리스모 상장 아직…임상 1상 후 LO 추진 [현장+]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6 HLB 그룹 주주간담회에서 진양곤 의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주샛별 기자

“현재 베리스모테라퓨틱스에 대한 상장 계획은 없다. 이미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종선 HLB이노베이션 대표이사는 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6 HLB 그룹 주주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최근 주식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IPO 계획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HLB그룹의 핵심 계열사 HLB이노베이션의 미국 자회사인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진양곤 HLB그룹 의장의 차녀인 진인혜 상무가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곳이다. 최근 이 회사가 개발 중인 고형암 CAR-T 치료제는 그룹의 새로운 성장 국면을 여는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했다.

베리스모, 20일 고형암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

HLB그룹에 따르면 베리스모테라퓨틱스는 4월20일 고형암 CAR-T 치료제 'SynKIR-110'의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추출한 T세포를 유전적으로 조작해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혁신 치료법이다. 다만 치료비용이 매우 비싸다는 점과 치료 과정에서 면역세포가 강하게 활성화하며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 등 부작용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윤 대표는 “임상 1상(Phase 1)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글로벌 기술이전(LO)을 통해 업프론트(선급금) 및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유입시켜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다만 이러한 과정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공백기 없는 연구 개발을 위해 추가 투자 유치 등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 따라 오너일가도 해당 계열사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진인혜 베리스모테라퓨틱스 상무는 전환사채(CB) 전환권을 행사하면서 HLB이노베이션 주식 19만6155주를 사들였다.

진 의장의 장녀인 진유림 HLB 이사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이 회사 주식 19만6155주를 사들였으며 진양곤 의장은 올해만 네 차례에 걸쳐 HLB이노베이션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 오너일가를 넘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를 역임한 김태한 HLB그룹 바이오 총괄 회장도 지난 3일 회사의 주식 약 9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했다.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적인 장내 매수에 나서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진 의장은 HLB(7.16%)를 통해 HLB이노베이션(17.73%)을 간접지배하고 있다. 그룹이 거느리는 10개의 상장사 중 진 의장의 지분이 가장 많다. 향후 지분 매각 및 합병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병합 퀀텀점프 발판…2~3배 상승 기대

다만 HLB이노베이션은 현재 주식 병합에 따른 매매거래가 일시 정지된 상태다.

이날 한 주주는 베리스모의 고형암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 등 호재로 주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HLB이노베이션의 주식병합 배경에 불만을 나타냈다.

윤 대표는 “주식병합을 통해 주가 상승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주식 수 감소에 따라 기계적인 주가 상승이 이뤄지는 것은 물론, 그 이상의 상승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어 “일종의 ‘퀀텀점프’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현재 주가 반등의 동력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임팩트 있는 임상 결과가 도출될 경우 주가가 2~3배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진양곤 의장은 “HLB이노베이션, 특히 베리스모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고형암 CAR-T의 임상 과정과 독창적인 기술력을 고려하면 현재 시가총액이 지나치게 낮다는 의문이 들었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주식 수가 과도하게 많고 주가가 낮아 단기 매매 성향의 투자자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을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6 HLB 그룹 주주간담회에서 진양곤 의장과 10곳의 상장사 대표들이 참석했다 /사진=주샛별 기자

진양곤 의장 “송구한 마음 오래가지 않을 것”

주주간담회에서는 오는 7월23일 보완요구서한(CRL) 결과를 앞두고 있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에 단연 관심이 쏠렸다. HLB는 지난해 3월2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리보세라닙에 대한 서류보완 요구 서한을 받았으며 두 번째 승인이 불발되자 주가가 6만원 중반대에서 4만원대로 급락한 바 있다. HLB의 전날 장마감 기준 주가는 5만5900원이다. 1년간 4만~5만원대의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진 의장은 “저희 회사에 아주 오랜 기간, 10년 가까이 회사와 함께해온 주주분들이 많아 한편으로는 반갑지만, 동시에 죄송스러운 마음도 크다”며 “다만 이러한 마음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를 받을 경우 병용요법을 통해 적응증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흉선암 등으로 처방 영역을 넓혀 나갈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장에서 만난 5년차 HLB 주주는 “오는 7월 리보세라닙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혹시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주식을 계속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보세라닙이 향후 신약 허가에 성공할 경우, 다른 파이프라인들의 허가 절차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26 HLB 그룹 주주간담회에서 진양곤 의장이 그룹 소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주샛별 기자

주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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