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 간판에 뒤덮인 거리…‘한글 병기’ 유명무실
[앵커]
내일(9일)은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는 한글날입니다.
요즘 외국어로 된 간판이나 메뉴판이 부쩍 늘면서 노년층을 중심으로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규정상 한글을 병기하게 돼 있지만 유명무실하다고 합니다.
김예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글 문화도시'를 추진 중인 세종시의 한 상가 건물.
빼곡히 붙은 간판마다 영어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습니다.
한글로 된 간판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대전의 한 도심도 비슷합니다.
불과 100m가 조금 넘는 이 골목에는 음식점과 카페, 술집 등 20곳가량이 모여 있는데요.
간판에 한글만 적어둔 곳은 단 3곳뿐입니다.
현행법상 외국어 간판은 한글로 표시하거나 외국어와 한글을 함께 쓰도록 돼 있습니다.
하지만 간판이 4층 이상에 설치되거나 크기가 5㎡ 이상인 경우만 해당돼 대부분은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 "외국 문자들이 뒤섞여 있으면 가게 정보도 제대로 전달해 주지 못할 위험도 있는 거고…한글 간판을 적어도 절반 정도는 표기를 해주고 외국어로 병기하는 게…"]
식당 메뉴판에도 외국어가 많이 쓰이는데, 노년층을 중심으로 내용을 알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김순이/세종시 다정동 : "영어나 일어나 이렇게 쓰여 있으면 진짜 우리는 힘들더라고요."]
업주들은 외국 현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외국어를 선호하는 입장입니다.
[음식점 사장 : "현지의 느낌을 최대한 많이 살릴수록 지나다니는 손님들이 저희 가게를 영향력 있게 보시고…"]
인력 부족으로 단속도 쉽지 않은 가운데 일부 자치단체는 외국어 간판을 한글로 바꾸면 교체 비용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예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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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은 기자 (yes2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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