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떠넘긴 계산·기억…'초로기 치매'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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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한방]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
매년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치매 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치매를 극복하기 위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치매관리법에 따라 제정된 날이다. 세계적인 움직임에 발맞추기 위해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 등과 함께 알츠하이머병의 예방과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정한 ‘세계 알츠하이머의 날(World Alzheimer’s Day·9월 21일)’과 같은 날로 맞췄다.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WHO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환자 수는 지속해서 늘어나 2050년에는 현재 수준의 약 3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시 치매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중앙치매센터는 지난 2022년 국내 치매 환자가 전년 대비 2만8000명 증가해 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65세 미만에 발생하는 ‘초로기 치매’가 젊은층을 위협하고 있다. 초로기 치매는 대개 알츠하이머 치매에 해당한다. 현대인들이 스마트폰, 컴퓨터 등에 의존해 스스로 계산하고 기억하는 능력이 떨어지면서 건망증, 기억력 감퇴 등의 현상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중앙치매센터는 전체 치매 환자 중 65세 미만의 치매 환자가 약 8만 명으로, 전체 환자의 8%를 차지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원인, 베타 아밀로이드 누적
알츠하이머 치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의학계에선 뇌 속의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작은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여 뇌에 침착, 뇌세포가 손상돼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가족력 영향으로 부모에게서 알츠하이머 유발 유전자를 물려받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치매 예방을 위해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한약 처방으로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기억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치매의 원인은 매우 복잡할 수 있어 환자 체질과 세부증상을 고려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일대일 맞춤 치료가 가능한 한약 처방은 빠른 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Nutrients)’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공진단이 장수 유전자로 알려진 ‘시르투인1(Sirtuin1)’을 활성화해 신경보호 및 재생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연구진은 공진단이 항산화 작용과 뇌 신경세포 DNA의 손상 예방 효과를 보이며 뇌유래신경인자, 신경성장인자의 발현을 높인다는 결과도 내놨다.
침 치료 역시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선택지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침 치료의 알츠하이머 개선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한 실험 쥐를 대상으로 2주 동안 6차례에 걸쳐 전기 침 치료를 시행했다. 전기 침 치료를 받은 실험군 쥐는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 쥐보다 인지 기능이 29%가량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이크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MicroPET)’ 결과, 대조군보다 실험군에서 뇌 전두엽의 활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산소 운동, 저염식 식단으로 예방해야
전문적인 치료 외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도 치매의 기본적인 예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초로기 치매 예방법은 일반적인 치매와 예방법이 다르지 않아, 남녀노소 운동·식습관 개선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먼저 뇌 건강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선 유산소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은 WHO에서 치매 예방을 위해 권장하는 지침 중 가장 중요하게 꼽는 신체활동이기도 하다. 몸을 움직이면 뇌에 혈액과 산소, 영양분이 원활하게 공급될 뿐만 아니라 각종 신경인자를 자극해 신경 성장을 촉진한다.
아울러 고혈압 혹은 당뇨 등 대사증후군 관리, 저염식 위주의 식단 관리도 필요하다. 뇌의 혈액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선 뇌혈관 관리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적극적인 두뇌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의학계에서는 정신적인 사고와 집중력, 정확성과 시간적 기한을 필요로 하는 일을 하는 경우 인지장애 위험을 30%가량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젊은층의 치매 위험이 높아진 상황 속, 연령에 관계없이 기억력과 집중력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해졌다. 치매 극복의 날을 맞아 생활 습관 개선과 전문적인 진료에 적극적으로 임해 치매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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