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세계 최장·최심 해저터널 ‘로그파스트’ 건설 박차
2033년 개통 목표… 스타방에르-베르겐 구간 40분 단축 효과 기대

노르웨이가 세계에서 가장 길고 가장 깊은 해저터널 건설을 본격화하며 유럽 인프라 개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총연장 26.7km, 해저 최심부 기준 깊이 390m에 달하는 ‘로갈란드 고정 연결로(Rogaland Fixed Link, 이하 로그파스트)’는 노르웨이 서부 해안 지역의 교통 흐름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르웨이 도로청(Norwegian Public Roads Administration)은 이 프로젝트가 완공될 경우 스타방에르(Stavanger)와 베르겐(Bergen) 간 이동 시간이 최대 40분 단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타방에르는 노르웨이에서 네 번째, 베르겐은 두 번째로 큰 도시로, 두 지역 간 산업·물류·관광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유럽 고속도로 E39 연결… 페리 대체로 물류 효율성 제고
로그파스트는 유럽 주요 간선도로망 중 하나인 E39 고속도로의 일부로 편입될 예정이다. E39는 노르웨이 남부의 크리스티안산(Kristiansand)에서 시작해 스타방에르, 하우게순(Haugesund), 베르겐을 거쳐 북쪽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축이다.
현재 해당 구간에는 다수의 페리 노선이 존재하지만, 로그파스트가 완공되면 해상 운송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프로젝트 총사업비는 약 250억 노르웨이 크로네(한화 약 2조 5천억 원)로, 2018년 착공 이후 2025년 현재 전체 공정의 약 절반가량이 완료됐다. 북쪽 구간은 약 65%, 남쪽의 란다베르그(Randaberg) 쪽은 45%의 굴착이 진행된 상태다.
해저 260m에 ‘섬 속의 라운드어바웃’… 글로벌 최초 구조 눈길
로그파스트의 핵심 설계 중 하나는 해저 260m 지점에 설치되는 두 개의 라운드어바웃이다. 이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작은 자치구인 크비트쇠이(Kvitsøy) 섬을 본선 터널과 연결하기 위한 구조로, ‘T’ 자 형태의 교차점에서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유지하기 위한 기능을 수행한다.
도로청 관계자는 “지금까지 터널 내 라운드어바웃은 사례가 있지만, 이처럼 두 개의 회전 교차로가 동시에 설치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드물다”며 “터널 내 사고나 공사로 인해 일부 차선이 폐쇄될 경우에도 이 구조를 활용해 교통을 유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로그파스트는 양방향 각 2차선의 이중 관통형 구조로 설계됐으며, 비상시 피난을 위한 연결 통로와 통합 감시 시스템도 함께 구축 중이다.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이용자는 비상구를 통해 반대편 터널로 대피할 수 있고,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통해 위치 파악과 구조 지원이 가능하다.

암반 직접 굴착 방식 채택… 해저 압력에도 구조 안정성 확보
특이한 점은 로그파스트가 일반적인 해저터널 방식인 침매식(케이슨 방식)이 아닌, 암반 직접 굴착 방식으로 시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노르웨이의 특유한 지형과 기술력에 기반한 것으로, 단단한 화강암 지반을 뚫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경제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노르웨이는 현재 약 40여 개의 해저 도로 터널을 운영 중이며, 이들 대부분이 동일한 굴착 방식을 통해 건설됐다. 도로청 측은 “노르웨이에서는 섬을 연결하는 데 있어 교량보다 해저터널 방식이 일반적으로 더 저렴하고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2053년 일일 이용자 1만 3천 명 전망… 관광 활성화 기대도
로그파스트가 개통되면 물류와 통근 수요 외에도 관광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베르겐을 포함한 노르웨이 서부 해안 지역은 이미 많은 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접근성이 향상되면 더 많은 방문객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도로청은 오는 2033년 여름을 개통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2053년까지 하루 평균 약 1만 3천 대의 차량이 해당 터널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해저터널이 개통되면 해산물 생산지에서 시장으로의 운송 시간도 크게 단축돼 수출 경쟁력 향상도 기대된다.
로그파스트는 단순한 도로 인프라 구축을 넘어, 해양을 관통하는 기술력과 설계 혁신이 집약된 노르웨이형 미래 교통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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