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적립금으로 돌려준 기프티콘 차액 500억 육박… “약관 정비해야” 주장도
자사 카드에 차액 적립해 주는 탓에
남은 돈은 사실상 스타벅스 잠재 매출
“소비자 불편 반복되지 않도록 약관 정비해야”
“고객님, 스타벅스 카드 있으세요? 차액 적립해 드릴게요”
스타벅스 기프티콘으로 물품을 사고 남은 금액을 스타벅스 카드에 적립해준 금액이 5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금액 상품권을 이용했을 때처럼 액면 금액의 60% 이상 사용한 경우 현금으로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스타벅스 측은 애초 특정 상품만 구매할 수 있는 기프티콘임에도 고객에게 최대한 보상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2월부터 올해 8월까지 스타벅스가 기프티콘 차액을 카드 적립액(스타벅스 포인트)으로 고객에게 돌려준 금액은 484억7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적립금 규모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8월 적립액은 28억56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2% 증가했다.
2023년 12월 이전까지 스타벅스는 기프티콘 가격보다 저렴한 상품의 구매를 막았다. 가령 6500원짜리 프라푸치노 기프티콘으로 47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살 경우, 차액인 1800원 이상의 추가 제품을 구매하도록 한 것이다. 고른 상품이 차액보다 비쌀 경우, 추가 결제를 해야 했다.
돈을 더 쓰게 만드는 기프티콘 시스템이라는 비판에 스타벅스는 2년 전부터 기프티콘 금액의 60% 이상을 사용하면, 차액을 고객의 카드에 적립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스타벅스 카드가 없는 고객에겐 무기명 스타벅스 카드를 발급해 차액을 돌려주고 있다.
이처럼 스타벅스가 기프티콘의 차액을 자사 카드에 적립해 주는 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관련 규정이 없어서다. 기프티콘과 같은 신유형 상품권은 공정위의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이 규율한다. 표준약관은 신유형 상품권을 물품형(용역 제공형)과 금액형으로 구분한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 등은 물품형, 스타벅스 3만원권 등은 금액형이다. 표준약관은 신유형 상품권의 유형에 따라 환불 절차를 달리 규정하고 있다.
표준약관상 고객이 금액형 상품권 금액의 60% 이상 사용하고 잔액을 반환해 달라고 요구하면 기업은 이에 응해야 한다. 하지만 물품형은 이 같은 규정이 없다. 기업이 물품형 상품권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는 천재지변이나 상품권 자체의 결함으로 물품을 제공할 수 없을 때와 기업이 기프티콘 사용처를 축소했을 때다. 표준약관대로라면 스타벅스는 기프티콘 차액을 카드 적립금으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
표준약관은 물품형 상품권을 특정 물품에 대한 채권으로 간주한다. 4700원짜리 아메리카노 기프티콘을 소비자는 4700원어치의 상품권으로 인식하는 반면, 약관은 기업이 아메리카노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로 보고 있다. 때문에 금액형처럼 기프티콘 금액의 일정 비율 이상 쓴다고 해서 차액을 반환해야 하는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이다.
공정위는 “물품형을 금액형 상품권과 동일하게 다루면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 (환불 요청을) 감당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면서 “(물품형도 금액형과 동일하게 환불 방식을 규정한다면) 표준화되는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매장이 직영점으로 운영되는 스타벅스와 달리 대부분 프랜차이즈는 직영점과 가맹점이 혼재돼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뜻이다.
스타벅스 측도 “물품형 상품권은 원칙적으로 특정 상품만 교환 가능해 현금 환불이 불가하지만, 스타벅스는 소비자 편의 증진을 위해 2023년 12월부터 물품형도 스타벅스 카드에 적립해 주고 있다”라면서 “스타벅스 카드로 적립된 후 잔액의 60% 이상 사용 시에는 고객이 원하면 현금으로 반환해 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선물로 받은 기프티콘을 사용한 후 차액에 대한 권리를 소비자가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소비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약관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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