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주한미군 역할 변화 경계해야

정진오 2025. 8. 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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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늘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통상·안보·새로운 협력 분야 개척 등 세 가지로 좁혀졌다. 이들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지만 그중에서도 핵심은 안보에 있다. 안보의 고리가 단단히 연결될 때 한미 간 통상이나 새로운 협력분야도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안보분야에 주한미군 주둔 비용 증액, 국방비 증액,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또 하나의 의제가 있다.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 문제다. 그동안 북한군에 초점을 맞춘 주한미군의 역할이 전략적 유연성 확보라는 이름 아래 중국군과의 대결 구도에까지 끼어들 경우 우리는 자칫 매우 곤란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 우리가 이미 경험한 사드 사태는 그 예고편에 불과했다고 할 수 있다.

마침,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기자들에게 “동북아의 안보 지형이 달라졌다”면서 “주한미군의 규모가 아닌 질적 수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브런슨 사령관의 얘기가 아예 틀린 건 아니다. 최근의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은 냉전 시대와는 확연히 달라졌다. 중국의 국방력이 엄청나게 첨단화 했으며, 북한은 핵을 개발했고, 우리나라도 세계 주요 무기 수출국의 반열에 올랐다. 특히나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 수준이 보통의 동맹 관계 이상으로 친밀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의 규모에만 얽매일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그 주한미군의 임무에 중국군 대응이 포함되는 순간, 우리는 중국과 맞부딪힐 수 있는 전선을 형성하게 된다.

우리가 중국과 적대적 관계를 형성해서 좋을 게 없다. 주한미군은 당장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지만, 중국과의 관계 또한 쉽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중국의 대응 전력으로 삼고 싶겠지만 그건 우리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미군 주둔 비용 증액도 문제겠지만 주한미군의 역할 변화를 특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정상외교는 서로가 주고받는 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어차피 무엇인가를 주어야 한다면, 주한미군 역할 변화보다는 국방비 증액이나 미국산 무기 구매 확대 요구를 들어주는 편이 낫다. 평화를 위한 지출이 아무리 크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전쟁 비용보다 클 수는 없다.

/정진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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