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 옆 지키던 친구, 화면 밖 실제 모습은 이랬다

조회수 2023. 12.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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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년시대' 성공의 히든카드 이상진, '용기의 아이콘'
'소년시대'에서 이상진은 주인공 병태(임시완) 곁을 든든하게 지키면서 용기를 불어 넣는 호석 역할을 맡아 활약했다. 시리즈 성공에 없어서는 안 될 주인공이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없는 넘들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지. 니도 저 새끼들 앞잡이가 된 겨? 우리 친구 아니었냐? 나는 니를 유일한 친구라고 생각혔는디, 넌 아니었나 보다. 아무리 급해도... 친구는 친구를 때리믄 안 되는 겨."

호석은 갑자기 자신에게 주먹을 날리는 친구 병태를 향해 외친다. 병태의 가차없는 주먹에 맞아 병원에 입원한 호석은 자신을 찾아온 병태를 바라보면서 참았던 눈물을 흘린다. '친구는 친구를 때리면 안된다'고 말하면서 터지는 눈물이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극본 김재환)가 지난 22일 전체 10부작 이야기를 모두 공개했다. 1989년 충청도를 배경으로 날것 그대로의 일상을 살아가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소년시대'는 레트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코미디로 무장해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연말 가장 강력한 인기 시리즈로도 떠올랐다.

'소년시대'의 성공에는 주인공인 병태 역의 배우 임시완의 활약이 있지만, 그 못지 않게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주인공은 또 있다. 병태의 곁을 지킨 친구 호석을 연기한 배우 이상진이다. 병태의 '각성'을 이끈 주인공이자, 매회 강력한 웃음을 만들어낸 히든카드다.

올해 '소년시대'와 '30일'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맹활약한 배우 이상진. 2024년에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연기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제공=디퍼런트컴퍼니 

● 오디션 통해 '소년시대' 호석 캐스팅... "솔직하게 연기하자!"

이상진은 3차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소년시대'의 호석 역할을 따냈다. 연출을 맡은 이명우 감독은 임시완과 이선빈을 제외한 대부분의 캐릭터를 신인으로 캐스팅한다는 방침 아래 적임자를 선발하기 위해 약 7개월간 오디션을 거듭했다. 이상진도 이에 응했다.

물론 처음부터 '병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호석 역할이 그에게 주어진 건 아니었다. 제작진은 부여 농고 멤버들을 연기할 신인들을 여러 명 후보에 올렸고, 그 중 개성 강한 연기를 선보이는 이상진에게 호석을 맡겼다.

이명우 감독을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이상진은 어떻게든 역할을 따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찌질이들이 날라리의 복장을 하고 있다'는 대본 속 지문에 주목한 그는 각선미가 드러나는 스키니진에 현란한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목에 스카프까지 둘렀다. 1989년 한 시골마을에서 만날 법한 '날라리 고등학생'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배역을 위해 누구보다 철저히 준비하고 각오를 다진 신인의 마음을 연출자는 단번에 알아봤다. 그런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이상진이 연기한 호석은 '소년시대'를 든든하게 이끄는 허리 역할을 했다.

'소년시대'에서 이상진은 용기를 잃지 않는 호석 역을 맡아 다채로운 매력을 드러냈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소년시대' 종영을 앞두고 만난 이상진은 드라마에서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극중 허당 같은 모습으로 먼저 눈길을 끌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예상보다 더 큰 키에 중저음의 또렷한 목소리가 꽤 매력적인 배우였다.

'웃음'을 책임진 극중 모습과 달리 진중한 면모도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소년시대'에 진심으로 임한 과정, 앞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지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는 진지한 태도도 엿보였다.

이상진에게 '소년시대'는 오랫동안 잊을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다. 오디션을 통해 호석 역을 확정지은 다음에야 이명우 감독에게 털어놓은 비밀도 있다. "아버지의 이름과 감독님의 성함이 같다"는 사실. '소년시대'가 그에게 더욱 '운명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요즘 다른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어요. 그 드라마의 스태프들이 '소년시대'를 아주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자주 말을 해요.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도 '소년시대' 이야기를 많이 하고요. 이런 반응은 처음이라 민망하지만 사랑받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이상진은 2023년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었다. 2016년 연기자로 데뷔하고 햇수로 7년 만에 맞는 성과이자 활약이었다. '소년시대' 공개 전 개봉한 영화 '30일'에서 강하늘의 친구 귀동 역으로 유쾌한 코미디 연기를 소화해 200만 관객 흥행에 성공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에서는 김우빈을 돕는 조력자로, 지니TV 인기 시리즈 '신병2'에서는 1편에 이어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빌런 소대장 역으로 활약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작품들에 참여한 해였다"고 올해를 돌이킨 이상진은 "그 작품들 안에서 더 사랑받는 역할을 소화한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 활약의 방점은 다름 아닌 '소년시대'다.

"호석이를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솔직해 지자'는 마음이었어요. 꾸밈 없고 투명한, 용기를 갖춘 인물이에요. 호석이가 남들 눈에 어떻게 보일지 생각하고 연기한다면 그 역할이 망가질 수도 있다고 여겼어요. 보이는 걸 신경 쓰지 말고 오직 호석이가 되어, 호석이로 바라보고 행동했어요."

이상진이 그린 호석이는 처음엔 병태와 같은 동네에 사는 '허당 소년'처럼 보인다. 병태와 한집에 사는 지영(이선빈)을 짝사랑하면서 몰래 지켜 보는 순박한 소년. 실제론 32살이지만(!) 무려 고등학생을 연기하는 과감한 도전에서 사실 '외모'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회를 거듭하면서 병태와 쌓아가는 우정은 단단해졌고, 굳건한 가치관으로 병태의 각성을 이끌고 용기까지 불어넣는다.

병태가 경태(이시우) 무리에 휘둘려 폭력의 가해자가 될 뻔한 위기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보인 인물 역시 이상진이 연기한 호석이다. 병태와 호석이의 이야기가 집중적으로 그려진 '소년시대'의 5, 6회는 시청자에게 뜻밖의 진한 눈물을 안겼다.

이상진은 '소년시대'의 촬영 현장을 "뜨거웠다"고 돌이켰다.

"첫 대본 리딩 때 기억이 생생해요. 저를 포함해 대부분 배우가 신인이었는데 그 현장이 엄청 뜨거웠고 다들 이글거리는 눈빛을 하고 있었어요.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싶었죠."

그 치열함 속에서 절대 잊지 말자고 서로 다짐한 건 바로 "앙상블"이라고 했다. 임시완 이선빈 등은 물론이고 "부여 농고 친구들 모두 큰 걸 보면서 한 장면 한 장면에 공을 들였고 작품 전체를 위해 같이 나아가자는 마음이었다"며 "모두 같은 마음을 갖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앙상블도 만들어졌다"고 했다.

촬영을 마친 지금도 '소년시대' 출연진이 모인 휴대전화 단톡방은 시시때때로 알림이 울린다. 안부를 나누고 작품을 모니터하면서 울리는 알림이다.

'소년시대'를 함께한 주역들. 이명우 감독(왼쪽 첫번째)의 연출 아래 부여 농고 멤버들은 순박하지만 용기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 "샤이한 관종" 이던 고등학생 때 연기 시작

이상진이 배우를 꿈꾸기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였다. 주변 친구들을 웃기면서 '개그 본능'을 자각한 그는 처음엔 배우가 아닌 개그맨이 되기 위해 연기 학원을 찾았다. 개그맨이 되려면 연기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사실을 듣고 찾아간 곳이었다.

"제가 고등학생 때 수줍음을 많이 타는 '샤이한 관종'의 끼가 있었어요. 하하! 전교생 앞엔 나설 정도는 아니었지만 주변에 앉은 친구들을 웃기는 걸 좋아했거든요. 개그맨이 되려고 연기학원을 등록했는데 한달 동안 말 한마디 내뱉지 못했어요. 샤이해서요."

얼마간 시간이 흘렀을까. 어렵게 입을 열고 대사를 내뱉으면서 세상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무대에 올리면서 연기의 재미에 푹 빠졌고, 그때부터 꿈은 개그맨에서 배우로 바뀌었다.

하지만 배우가 되기까지 10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연극 무대에 오르고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단역에 참여하던 그는 2020년 tvN 드라마 '여신강림'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신병' 시리즈에서 얄미운 소대장 역을 맡아 이름을 알렸고, 올해 '택배기사'와 영화 '30일'을 거쳐 '소년시대'를 통해 마침내 주목받고 있다.

배우의 길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그 중 한 박물관에서 일한 4년간의 시간은 배우가 되는 데 뜻밖의 자양분이 됐다. 세계 유명인사들을 밀랍 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하는 박물관에서 보안팀으로 일한 그는 고가의 밀랍 인형을 지키는 업무을 맡았지만, 그 일을 연기력을 키우는 기회로도 삼았다.

"박물관엔 유명 배우들의 실물을 그대로 본뜬 인형이 많았어요. 야간팀 근무 땐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제 연기 파트너가 돼 줬어요. 하하! 로맨스 연기를 연습할 땐 스칼렛 요한슨과 해보고 누아르 연습은 알파치도 앞에서 했어요. 액션의 파이팅이 필요하면 톰 크루즈를 찾았고요. 제가 그때 세계적인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답니다. 하하!"

'소년시대'를 통해 주목받는 배우 이상진. 사진제공=디퍼런트컴퍼니 

유쾌한 이상진의 에너지는 그의 주변에도 긍정의 기운을 만들어낸다.

'더 글로리'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김건우가 이상진 덕분에 연기자가 됐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고등학교 동창인 둘은 지금도 막역한 친구 사이. 매일 붙어 다니던 고교 시절 이상진으로부터 "연기학원에서 오감을 열고 있다"는 말을 들은 김건우가 '혹시 무슨 일이 있나' 싶어 학원으로 달려갔고 그 기회를 통해 연기와 인연을 맺었다. 이런 사연은 김건우가 출연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소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저랑 건우가 축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지금도 같이 뛰어요. 건우는 득점왕, 저는 도움왕이죠. 궤적을 예측할 수 없는 무회전 프리킥을 할 수 있는 사람, 바로 접니다."

건강한 에너지와 밝은 기운으로 무장한 이상진은 '소년시대'를 넘어 내년에도 OTT 오리지널 시리즈와 여러 편의 영화를 내놓는다. 아직은 그 작품과 역할을 전부 공개할 수 없지만, 이상진이 참여한 작품들의 면면은 모두 2024년 기대작들이다.

"돌아보면 2023년은 기적같은 해였어요. 제 주변의 사랑의 힘이 응축된 해였다고 할까요. 2024년에도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에요. 보여주고 싶은 게 많거든요. 제가 가진 매력의 10분의1 정도 보여드린 거예요. 아직 보여줄 게 많은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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