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무우수갤러리, 황두현 개인전 ‘空寂形態 공적형태’ 8일까지 이어져

손봉석 기자 2026. 6. 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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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현 trace 78.5x122cm, 면에 채색, 2025

서울 인사동 무우수갤러리에서는 지난달 20일부터 6월 8일까지 황두현 개인전 ‘空寂形態 공적형태’를 개최중이다.

이번 전시는 전통 불교미술의 엄격한 문법 속에서 동시대적 미감을 치열하게 탐구해 온 황두현 작가가 ‘형태의 본질’과 ‘실체 없음’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자리다.

국가유산수리기술자이자 기능자로서 단청과 불화, 모사 등 전통 현장에서 오랜 시간 내공을 쌓아온 황두현은 이번 전시에서 전통 기법인 ‘쫓음’과 ‘째기’를 현대적 조형 언어로 새롭게 정의한다.

선을 미세하게 따라가며 평면적 입체감을 부여하는 ‘쫓음’과 색면을 가르며 빛의 감각을 자아내는 ‘째기’는 본래 불화의 세밀함을 완성하는 기법이다.

황두현_ trace 91x30cm, 모시에 채색, 2026

작가는 이 단순하고 반복적인 행위를 수행과 명상의 과정으로 치환하며, 전통 문양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실험을 통해 진채(眞彩) 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

작가는 “전통은 여전히 전통다워야 하는가”라는 질문 아래, 과거의 도상을 답습하는 차원을 넘어 부처님의 가르침인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제법무아(諸法無我)를 성상(聖像) 없이 담아내고자 한다.

이번 신작들은 형태의 실체 없음을 표현하기 위해 색과 기법의 수를 줄이고 단순함의 미학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추상과는 또 다른 개념으로, 관람객으로 하여금 분별과 생각을 쉬고 본래의 자아를 마주하게 하는 선화(禪畵)적 경험을 선사한다.

황두현 trace 50x50cm, 삼베에 채색, 2026

황두현 작가는 동국대학교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했으며, 2020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대상 수상 및 2025년 국정 미술 교과서 작품 수록 등 교계와 학계에서 두루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최근에는 마이애미, 시애틀, 뉴욕 등 글로벌 무대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한국 전통미술 기법의 현대적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형태를 통해 형태 너머의 공(空)을 이야기하는 이번 ‘空寂形態 공적형태’ 전시는 전통의 진정한 전승과 불교회화의 동시대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황두현개인전 포스터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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