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로 소상공인·자영업자 10명 중 5명 피해
남원시 지리산 인근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35년째 숙박업소를 운영 중인 A씨는 “12·3 사태 이후 서울에서 내려오는 외국인을 포함한 관광객들이 사라졌고, 도로에는 사람이 아예 안 다니고 있다”면서 “전체 35객실 중 현재 10객실도 운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외국인 예약 10건은 모두 취소됐다”고 하소연했다.
무주군 스키장 인근에서 12년째 펜션을 운영하는 B씨는 “이미 지난 8일 스키장은 개장했는데 아직도 시즌권이 남아있다”며 “스키장 개장 전에 숙소 예약도 미리 마감되던 예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계엄사태 이후 취소된 예약건만 40건이 넘으며, 객실 취소율은 20% 정도”라며 “스키장 인근이라 작년에는 12월~1월 객실이 전체 다 예약 마감됐었는데, 현재는 평일 기준 공실률이 50%에 달한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탄핵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애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0~12일 국내 외식업자·숙박업자 505명에 받은 설문결과에 따르면, 정치상황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직·간접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절반(46.9%)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피해사례는 ‘송년회 등 연말 단체회식 취소’(외식업), ‘여행객의 투숙 취소 및 안전여부 문의’(숙박업) 등이었다. 또한 ‘아직 피해는 없으나 향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46.6%에 달했다.
현재와 같은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대해서는 ‘1~2년 간 지속’이 40.4%로 가장 높았으며, ‘6개월 이내’ 30.1%, ‘2년 이상 장기화’ 17.8%, ‘올해까지만 지속’ 6.1% 순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연말 특수를 고대하던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기대감까지 무너진 상황”이라며 “국회와 정부, 중소기업계가 머리를 맞대어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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