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자 논란’ 클롭, 리버풀서도 문제 있었다?…“영입 기조 무시한 채 독단적 영입 감행”
[포포투=박진우]
레드불 사단 합류로 독일 축구 팬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 위르겐 클롭. 리버풀에서도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14일(이하 한국시간) “클롭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규칙을 뒤집었다. 리버풀은 다르윈 누녜스를 영입했지만 성공적인 이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구단 내 일부는 누녜스 영입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클롭은 과거 리버풀의 전 연구 책임자 이언 그레이엄의 조언을 어긴채 누녜스 영입을 강행했다”고 보도했다.
클롭은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불린 감독 중 한 명이다.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와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며 명성을 쌓았다. 클롭은 리버풀의 '명가 재건 프로젝트'라는 거대 임무를 맡으며 프리미어리그(PL)로 입성했다. 그는 지난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달성했고, 2019-20시즌에는 30년 만에 PL 우승에 성공했다. 클롭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리버풀 감독직을 내려 놓았다.
당시 클롭은 리버풀과 성대한 작별 행사를 치렀다. 그만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지표였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레드불은 지난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클롭이 레드불의 글로벌 축구 총책임자로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클롭은 오는 2025년 1월 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그러나 레드불은 독일 내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회사였다. 레드불은 분데스리가 RB 라이프치히, 미국 MLS 뉴욕 레드불스,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 등의 구단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내에서 라이프치히는 독일의 팬 중심 구단 운영 기조를 파괴하는 ‘적대적 구단’으로 평가 받는다. 클롭 또한 과거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잘츠부르크와 레드불에 반기를 내건 바 있다. 이에 독일 축구 팬들은 클롭에게 ‘위선자, 배신자’라는 칭호를 붙이며 거센 비판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던 중 과거 리버풀 시절 클롭의 행동이 재조명됐다. 바로 ‘누녜스 영입’이었다. 리버풀 영입을 총괄했던 그레이엄은 클롭이 구단의 ‘영입 기조’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누녜스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그가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매우 다른 유형의 선수라는 점이었다”라며 운을 띄웠다. 누녜스의 스타일이 오랜 시간 동안 ‘제로톱’으로서 공격을 지휘하던 피르미누의 스타일과 다르단 지점을 짚은 것이다.
이어 그레이엄은 “내 질문은 ‘누녜스를 위해 우리의 스타일이나 포메이션을 바꿀 것인가? 그가 그러한 큰 변화를 감수할 정도로 좋은 선수인가?’였다. 이는 우리가 수년간 저항해온 부분이다. 우리는 다른 선수와 마찬가지로 누녜스에 같은 데이터 분석 과정을 거쳤다. 누녜스와 함께하는 것이 큰 변화라는 걸 모두가 확실히 알도록 하고 싶었다. 내게 중요했던 것은 ‘리버풀이 누녜스를 제대로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였다”고 덧붙였다.
결국 그레이엄은 누녜스가 리버풀의 스타일과 맞지 않는 선수라 판단했던 것이다. 실제로 누녜스는 피르미누와는 달리 직선적인 움직임에 능한 정통적인 9번 공격수 유형이다. 자유로운 위치선정으로 완벽한 ‘제로톱’으로 활약했던 피르미누와는 정 반대의 스타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클롭은 누녜스 영입을 밀어 붙였다.
매체는 “당시 구단 내에서는 라이프치히의 공격수 크리스토퍼 은쿤쿠(현 첼시)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그러나 클롭은 누녜스를 자신의 스쿼드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주장했다. 클롭은 선수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클롭의 영입은 ‘물음표’로 남았다. 누녜스는 지난 시즌 리그 36경기 11골 8도움의 성적을 기록했다. 수치로만 보면 분명 ‘성공한 영입’이다. 그러나 경기력이 일정치 않았다. 누녜스는 최전방과 좌측 윙어를 오가며 혼란스러운 시즌을 보냈고, 종종 골 결정력 부분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누녜스는 현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매체 또한 “리버풀 팬들이 누녜스의 고점을 확인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클롭의 사임으로 누녜스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며 누녜스 영입 성과를 평했다.
박진우 기자 jjnoow@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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