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화를 오래 이어갈수록 이상하게 답답함만 남는 사람이 있다. 말은 분명 하고 있는데, 묘하게 ‘벽’이 느껴지고, 감정의 온도가 닿지 않는다.
상대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공감능력이 낮은 사람들에게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말습관을 네 가지로 나눠 살펴본다.

1. 상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결론부터 던진다
이들은 대화를 ‘이해’가 아니라 ‘판단’으로 시작한다. 말을 듣다가도 중간에 끊고, “그건 이렇게 하면 돼”라며 성급한 결론을 내놓는다.
듣는 과정이 사라지니 감정의 흐름은 건너뛰고, 말만 남는다. 이런 대화는 상대를 공허하게 만든다.

2. ‘내가 말해줄게’ 식으로 경험을 덮어버린다
상대의 고민을 들으면 비교하거나, 자신의 옛날 이야기를 끼워 넣어 상황을 가볍게 만들어버린다.
“그 정도는 나도 있었어”, “난 더 힘들었어” 같은 말은 공감을 가장한 무시다. 감정의 무게는 그대로인데, 말만 바뀌어 공감이 완전히 비껴간다.

3. 모든 대화를 문제 해결로 몰아간다
상대가 바란 것은 위로나 확인이지만, 이들은 대화를 ‘해결해야 할 과제’처럼 받아들인다.
“그건 이렇게 해야지”, “왜 그걸 못 했어?” 같은 말들이 연달아 나온다. 감정의 층위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위로가 아니라 지적처럼 들린다.

4. 상황만 듣고 감정은 빼먹는다
공감이 낮은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감정 언어에 서툴다는 점이다. 이야기 속 사실은 기억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무게는 놓친다.
그래서 “그래서 결과가 뭐야?”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튀어나온다. 대화는 이어지지만 마음은 멀어진다.

공감은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마음의 방향이다. 상대의 말보다 감정을 먼저 읽고, 해결보다 이해가 앞설 때 대화는 비로소 편안해진다.
말습관은 시간이 지나며 굳어지지만,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다시 배울 수 있다. 사람 사이의 거리도 이렇게 천천히 좁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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