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검전설 "시리즈 부흥, JRPG 건재함 알린 수작"
성검전설은 파이널 판타지, 드래곤 퀘스트 등과 함께 JRPG 전성기를 이끌었던 시리즈다. 당시 기존 RPG와 달리 액션성을 강조한 전투와 전직 시스템 등 참신한 시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8월 29일 스퀘어에닉스가 출시한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는 점점 쇠퇴하는 JRPG 시장 속에서 전작 리마스터로 간신히 명맥을 이어오던 성검전설 시리즈를 부흥시키기 위해 등장한 신작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는 시리즈 팬뿐만 아니라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수작이다.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여 기존 팬과 입문 유저를 모두 공략했다.
JRPG식 왕도 스토리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전반적인 구성은 꽤 훌륭하다. 전작보다 발전한 시스템과 액션성, 탐험 요소 등이 눈에 띈다. 특히 아름다운 풍경과 색채가 돋보이는 세계관과 배경은 플레이하는 내내 눈이 즐거웠다.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의 가격은 스탠다드 기준 6만9800원이다.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시리즈 팬, JRPG에 향수가 있는 게이머라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장르 : ARPG
출시일 : 2024년 8월 29일
개발사 : 스퀘어에닉스
플랫폼 : PC, Xbox, PS4/5
■ 부담 없이 즐기는 왕도 스토리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는 전형적인 왕도 스토리다. 세상은 마나의 순환으로 유지되고, 이를 유지하려면 '마나의 아이'를 마나의 나무에 제물로 바쳐야 한다. 주인공 '발'과 제물로 선택된 소꿉친구 '히나', 다른 마나의 아이들과 마나의 나무로 향하는 여정이 주된 내용이다.
전반적인 스토리 구성은 만족스럽다. 흔한 왕도 스토리지만,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고 정통 클리셰를 따라간다. JRPG식 스토리와 연출에 거부감이 없는 게이머라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다만, 7장 스토리가 옥에 티다. 6장 후반부에서 마치 세계의 진실에 다가간 것처럼 긴장감을 주더니 갑자기 성역을 공격한 신수를 토벌하라는 퀘스트를 준다. "성역을 공격하는 나쁜 신수는 처치해야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문제는 분량이다.
지금까지 지나온 대륙을 다시 돌아가 신수를 처치하는데, 신수 한 마리 당 퀘스트 분량이 한 챕터에 버금간다. 신수를 만나는 과정도 매우 지루하다. 이동과 몬스터 처치를 무수히 반복하며 도중에 등장하는 중간 보스도 공략해야 한다.
항상 흥미진진하고 긴장되는 이야기만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는 없다. 독자 입장에서 쉽게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분위기를 환기시켜주는 이야기도 있어야 하고, 긴장감을 주는 챕터가 있다면 쉬어가는 챕터도 있기 마련이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더라도 흐름을 끊지 않아야 한다. 긴 모험 끝에 성역에 도달했고 마나의 아이가 왜 희생돼야 하는지, 여신은 왜 잠들었는지 등 세계의 진실을 들었다. 해석하면 하이라이트라는 뜻이다. TV 드라마 중간에 광고가 1시간씩 나온다고 생각해 보자. 당연히 시청자는 채널을 돌린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 직관적이고 편리한 탐험 요소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의 월드는 직관적이고 다채롭다. 크게 공들이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월드를 탐험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 다양한 탐험 및 수집 요소가 필드를 가득 채웠다.
특히 이동이 굉장히 편리하다. 지도를 열어 각 맵에 배치된 용맥과 맵의 입구, 항구, 상점, 주요 건물 등에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다. 스토리 진행 시 해금되는 딩동 벨과 파티 파리는 바다와 하늘을 제약 없이 이동할 수 있는 탈것을 소환한다.
또한 각 대륙에는 불, 물, 바람, 땅, 빛, 어둠 등 콘셉트에 맞는 정력석 오브젝트가 존재한다. 정령석과 상호작용하면 거대한 나무줄기를 소환해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빛으로 여러 오브젝트를 연결시켜 다리를 소환하는 등 이동만으로 모험하는 기분이 들도록 설계됐다.
탐험 및 수집 요소는 캐주얼함을 극대화해 자연스럽게 월드를 탐험하도록 유도했다. 보물 상자, 곰꿀, 아이템 등 모든 수집 요소는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직관적인 빛 이펙트가 표시된다. 느긋하게 경치를 구경하면서 표시된 이펙트를 따라 이동하면 자연스럽게 성검전설 세계를 탐험한다.
■ 정령기에 따라 달라지는 전직과 손쉬운 전투
성검전설 시리즈를 대표하는 정령 시스템은 이번 작품에서 '정령기'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불, 바람, 물, 어둠, 빛, 땅, 달, 나무까지 총 8가지 속성이 존재하고, 각 속성에 맞는 공격 기술과 필살기, 직업이 존재한다.
주인공의 직업은 어떤 정령기를 선택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물 속성 정령기를 선택하면 강력한 일격이 특징인 대검 클래스 '듀얼리스트', 빛 속성 정령기를 선택하면 지원 효과를 지닌 랜스 클래스 '팔라딘'으로 전직한다. 정령기는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면 하나씩 해금된다.
이는 동료에게도 적용된다. 속성에 따라 주인공과 완전히 다른 클래스로 전직하며, 무기도 창, 도, 글러브, 낫, 플레일, 완드, 해머, 파라솔, 부채 등 굉장히 다양하다. 속성과 무기에 따라 필살기와 능력도 달라지기 때문에 파티를 구성하는 재미가 있다.
전반적인 게임 난도는 쉬운 편이다. 여러 단축키를 활용한 콤보 전투보다는 일반 공격과 특수 공격 위주의 단순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특기(스킬)는 어빌리티 씨앗을 링 커맨드에 등록해 사용한다. 링 커맨드 사용 시 링 커맨드 조작 외에 모든 것이 정지되기 때문에 컨트롤하기 쉽다.
보스의 공격 패턴도 직관적이다. 대부분 모션이 크고, 장판 공격 위주다. 스태미나가 없어서 대시기를 마음껏 사용하며 쉽게 피할 수 있다.
■ 성공적인 시리즈의 부활
성검전설 비전스 오브 마나는 동화 같은 세계관과 부담 없이 즐기는 스토리, 직관적이고 편리한 탐험, 다양한 정령기를 통한 전직 시스템이 특징이다. 성검전설 시리즈를 잘 모르는 게이머도 입문하기 좋은 작품이다.
메인 스토리 기준 대략적인 플레이 타임은 18~20시간이다. 사이드 퀘스트와 수집 요소, 동료 육성 등 여러 콘텐츠를 병행하면 더 많은 플레이 타임을 제공한다. 엔딩 이후 기존 세이브 데이터로 접속하면 추가 퀘스트를 즐길 수 있으며, 다회차 시스템도 준비됐다.
앞서 특정 구간 스토리의 지루함을 지적했으나 게임의 평가를 해칠 정도는 아니다. 전작과 비교하면 발전한 모습도 눈에 띈다. 성검전설 시리즈 팬 또는 J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플레이해 보는 것을 권한다.
1. 다양한 정령기와 어빌리티 씨앗을 통한 직업 커스터마이징
2. 정령석을 활용한 상호작용 요소
3. 편리한 이동과 직관적인 수집 요소에 초점을 맞춘 월드 탐험
1. 호불호 갈리는 왕도 스토리
2. 흐름을 끊는 특정 챕터
3. 단순한 공격 시스템과 보스 공격 패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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