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도 안 끝난 ‘땅’을 보자마자 바로 계약했더니…헉?!

조회수 2023. 8. 29. 16:0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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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에 5살 딸아이와 예쁘게 살고 있는 세 식구 입니다. 신랑과는 10년 정도 연애 했어요. 이리저리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한적하고 경치 좋은 곳은 어김없이 예쁜 주택이 자리하고 있더라구요. 그때마다 "우리도 나중에 집 짓고 살면 좋겠다." 하고 바랐는데, 지금 이렇게 살고 있게 되었답니다.

시공과정 및 도면

지금 저희 집이 위치하고 있는 곳은 전원주택이 많이 모여있는 단지형 전원주택입니다. 처음에 혼자 와보고 마음에 들어, 그 주 주말에 신랑이랑 아이를 데리고 다시 방문했어요. 토목 공사도 끝나지 않은 땅이었는데, 신랑도 마음에 들었는지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하게 되었지요. 그렇게 주택, 집 짓기, 인테리어에는 전혀 문외한이었던 부부가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단지형 전원주택 팁

저희가 선택한 땅은 단지형 전원주택이에요. 땅 계약부터 시공까지, 그리고 그 외 자잘한 문제들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단점은 100% 내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는 없다는 거에요. 집 설계나 자재, 그리고 인테리어까지 생각보다 제약이 많고, 내가 원하는 걸 다 하게 되면 "추가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런저런 계획을 세웠다가도 비용 이야기를 듣게 되면 단박에 포기하게 됩니다.

혹시 단지형 전원주택을 알아보고 계신다면 계약하실 때 원하는 사항을 계약서에 넣으세요. 저희는 에어컨이 천정형 1대 였는데, 계약할 때 2대를 추가로 넣었어요. 마루도 강마루 시공이 기본이었으나, 폴리싱 타일로 변경해서 계약서에 넣었고, 나중에 보여드릴 주방도 싱크대 기본 상판이었으나, 우드 상판으로 변경해서 계약서에 넣었어요.

"나중에 다 해드립니다"라는 이야기만 믿고 계약서에 추가하지 않으면 그 비용을 고스란히 부담하셔야 하니, 조율이 되는 상황이라면 꼭!! 계약서에 추가로 자세히 세부사항을 기록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콘크리트 vs 목조

집 짓기는 정말 선택의 연속이에요. 시작은 콘크리트 구조냐, 목조 구조냐 부터인데요. 저희는 넉넉치 못한 예산으로 첫 번째 선택은 크게 고민하지 않고 목조로 선택했습니다. 지금은 목조로 선택한 걸 후회하지 않아요.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정말 따뜻하거든요. 그리고 공사 기간이 깜짝 놀랄 정도로 빨라요. 콘크리트 양생 시간이 필요 없으니 정말 금새 지어지더라구요.

목조로 선택하시면 혹시나 화재 걱정이 있으실 텐데요. 화재 보험 드시는 걸 추천 드려요. 목조 구조라고 하면 보험 가입이 까다로울 수 있으나, 소액을 적립하는 형태로 가입하시면 가능하실 거에요. 저희도 그렇게 가입했습니다.

도면

도면도 함께 보여드릴게요. 우선, 1층 평면도입니다. 사실 저희는 토목도 되어 있지 않은 땅을 보고 바로 계약했는데, 역시나 그게 문제가 되었어요. 공사 진행이 되지 않아서 결국 땅 위치를 바꾸게 되었는데, 이미 콘크리트 기초가 되어 있던 땅이라 집 설계도 끝나 있었어요. 큰 틀은 바꿀 수 없어서 주어진 설계에서 내부만 조금 바꾸는 걸로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부부 침실이 있는 2층 도면이에요.

마지막 다락이 있는 도면의 모습이에요.

입구

대문에서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보이는 마당 전경입니다. 작은 마당인데 저희 부부에게는 소중한 공간이라 열심히 가꾸고 있어요.

현관입니다. 아파트의 답답한 현관이 싫어서 창이 있는 현관을 선택했어요. 왼쪽으로 보이는 수납함과 오른쪽의 작은 데크, 화분 거치대는 전부 저희 신랑과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마당에서 필요한 물건은 거의 만들어서 사용하는 편이에요. 저희 집 마당에 꼭 맞는 제품을 찾기 힘들고, 마음에 드는 제품은 비싸기도 하고, 그래서 직접 만들기 시작했는데, 쌓이고 보니 꽤 많아요.

이번에 신랑이 직접 제작한 미니 데크 입니다. 2층 발코니 때문에 비가 들지 않아 늘 마른 땅으로 있어서 뭘 심어도 잘 자라지 않는 곳이었는데, 데크를 만들어 화분을 놓았더니 현관이 정돈된 느낌이에요.

현관

최대한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하게 만들었어요. 현관 왼쪽 벽면에는 팬트리를 만들어 마당에서 사용하는 물건과 계절 용품 등을 수납해 뒀어요. 딸 아이가 신발을 진열해 놓고 골라 신는 걸 좋아해서 딸 신발은 꼭 현관 한쪽에 정렬해 놓아야 한답니다.

현관으로 들어와 거실과 주방으로 향하는 작은 복도에요. 정면에 보이는 문은 화장실 입니다. 저희 집은 전체적으로 화이트로 인테리어 했고, 가구는 대부분 우드에요

가벽을 세워 막을까 했던 공간인데 개방형 선반을 매립식으로 설치해줬더니 오히려 집에 포인트가 되어 주었어요.

걸려있는 그림은 예전에 발리에 여행 갔다가 길에서 사온 그림이에요. 저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억은 가물가물한데 그 때의 느낌은 아직도 생생해서 너무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옷걸이에는 주로 아이 용품을 걸어둬요. 유치원 가방이나 겉옷을 보관하는데, 낮게 달아서 아이가 정리할 수 있도록 습관을 길러주려고 하고 있어요.

딸 아이 유치원 행사에 갔다가 만들었는데, 어디다 둘까 고민하다가 화장실 문 위에 달아주니 잘 어울려요.

거실

제가 원하는 거실은 편히 쉴 수 있는 거실이에요.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 우드를 좋아하는 이유도 따뜻한 느낌 때문이에요. 쇼파가 놓인 오른쪽은 몸을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고, 테이블이 놓은 왼쪽은 차도 마시고, 책도 보면서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에요.

집 지을 때 신랑이 가장 원했던 것은 넓은 거실과 넓은 주방이었어요. 그래서 1층에 방을 없애버리고, 전부 거실과 주방, 다이닝으로만 활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작은 집이지만 넓은 거실과 주방을 얻을 수 있었어요. 대부분의 생활을 1층에서 하고 있으니, 1층에 방이 있었어도 크게 활용하지 못했을 것 같기도 해요.

아래 사진은 처음 이사 왔을 때의 거실 풍경이에요. 아이가 맘껏 뛰어다니라고 가구를 최대한 벽으로 붙이고, 소파를 두지 않았는데, 아이가 크고 나니 앉아 있을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어요. 소파를 들이기까지 반년 넘게 고민한 것 같아요. 전체적인 집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제가 맘에 들고, 오래 쓸 수 있는 소파를 들이고 싶었어요.

색상은 화이트가 쉽게 집에 어울릴 것 같았고, 포근한 느낌과 분위기가 좋아 패브릭으로 선택했어요. 화이트 패브릭은 관리가 어렵다고 해서 많이 망설였는데, 덜 맘에 드는 소파를 찝찝하게 사용하기 보다, 맘에 드는 소파를 기분 좋게 관리하면서 사용하고 싶어 화이트 패브릭 소파로 결정했어요.

바 테이블 아래쪽과 소파 뒤쪽으로는 간접 등을 직접 설치해줬어요. 주광색 불빛을 좋아하지 않아서 메인 등이 있어도 거의 켜지 않고, 간접 등만 켜는 편이에요.

집 안팎으로 식물을 키우고 있는데, 집안은 주로 작은 친구들, 마당은 주로 큰 친구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집에 늘 음악을 틀어두는 편이에요. 커다란 스피커는 결혼할 때 동생이 사준 스피커인데, 너무 커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단점이 있지만, 음질은 정말 좋아요.

스피커가 놓여있는 이단 선반도 신랑이 직접 만든 가구에요. 주택에 살면서 저희 부부에게 생긴 새로운 취미는 DIY 가구 만들기 입니다. 신랑이 메인 목수이고, 저는 보조에요. :-)

일을 그만두면서부터 식물 키우기에 재미를 붙였어요. 처음 식물 키울 때는 집안 곳곳에 배치해뒀었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관리도 어렵고, 뭣보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구석에 놓아둔 친구들은 시들해지더라구요. 그래서 한번에 모아두고 관리하는 편이에요.

저는 미라클 모닝 3년차에요. 출산 후 체중이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아서 고민이었는데, 일을 그만두고 부터 새벽에 운동을 시작했어요. 주중에는 5시 10분 정도 기상해서 한 시간 정도 홈 트레이닝을 하고, 신랑 출근 전에 함께 모닝 커피 마시고 모닝 수다를 즐겨요. 이렇게 시작하는 하루가 이젠 익숙하고 아침에 마당에서 같이 마시는 모닝 커피가 저희 부부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에요.

북서향 집이라 겨울이 되면 거실은 거의 해가 들지 않아요. 그래도 봄부터 초가을까지는 정말 예쁜 석양을 볼 수 있어요. 해질녘이 되면 집이 노을빛으로 물들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시간이에요.

거실 너머에 있는 정원의 해질녘 모습이에요.

주방

주방 전체적인 디자인은 신랑이 했고, 저는 색상만 선택했어요. 싱크대 하단은 헤이즐넛 무광이고, 한쪽 면만 상부장을 부착했는데, 화이트 무광으로 시공했습니다. 싱크대 상판은 우드이고, 전면에 보이는 벽면은 신랑이 선택한 타일이에요.

우드 러버라 언젠가는 우드 상판을 해보고 싶어 싱크 상판을 우드로 선택했어요. 코팅이 잘되어 있는 편이라 관리에 크게 어려움은 없어요. 다만, 물기를 바로바로 제거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행주를 많이 사용한다는 단점이 있네요. :-)

주방 타일 선택할 때 고민이 많았어요. 그냥 화이트로 할 것인지, 색상을 넣어볼까 고민했는데, 색상은 잘못 선택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어서 자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무늬를 넣어보자 하여 신랑이 고심 끝에 고른 타일입니다. 일반 타일 시공보다 품이 많이 들어가서 시공비가 좀 더 발생해요. 그렇지만 살고 있는 지금은 이 타일 선택에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질리지 않고, 저희 집 주방에 포인트가 되어 주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홈 카페 공간입니다. 저는 커피를 너무 좋아해요. 최근까지 핸드 드립으로 만들었는데, 추석 때 신랑이 선물로 사줬어요. 2년 가까이 사고 싶어하기만 하고, 사지 못하는 저를 보고 답답했는지 사주더라구요. 결혼할 때 마련한 가전 이후에 5년 만에 처음 산 가전인 것 같아요.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고 나서 에스프레소 맛에 푹 빠졌어요. 에스프레소를 왜 다들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아요.

창이 있는 주방을 갖고 싶어서 주방에 꼭 창문을 넣어서 설계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양쪽에 창을 만들어서 환기도 잘되고, 채광도 좋아요.

저희 집 주방에는 오븐이 3개 있어요. 보이는 오븐은 베이킹용, 신랑 전용 오븐이에요. 시어머니댁에 사용하지 않는 오븐을 얻어왔는데, 베이킹용으로 아주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딸 아이는 파스타를 좋아하고, 신랑은 소면을 좋아해요. 그래서 떨어트리지 않고 준비해두고 있어요.

식기 세척기가 없는 주방이지만, 식기 건조대로 가장 작은 것을 사용하고 있어요. 식기들이 싱크대 위에 나와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바로바로 설거지 하고, 마른 행주로 닦아서 바로 치워버리는 편이에요.

주방을 넓게 계획한 건 신랑 아이디어인데, 이유는 신랑이 요리하는 걸 좋아하고, 잘해요. 출근하면서 식재료를 사다 놓으라고 저에게 주문하고, 사다 놓으면 뚝딱뚝딱 뭘 만들어줘요.

신랑표 짬뽕입니다. 소주 좋아하는 저희 부부의 최애 안주이기도 해요.

아빠가 요리를 좋아하고 잘하니까 아이도 우리 아빠는 요리를 잘한다며, 아빠만 보면 쿠키를 굽자고 해요. 한 달에 한 번은 꼭 쿠키 굽는 날이 있을 정도에요. 쿠키틀로 찍어 굽는 것만 좋아하고, 먹지는 않아서 늘 엄마 차지입니다.

다이닝 Zone

사용하던 식탁은 거실로 옮겨두고, 거실 창가에 두었던 우드 슬랩을 식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작은 식탁을 사용하다가 식탁이 넓어지니 식사 시간이 좀 더 여유로워진 느낌이에요.

전면 시계 아래 보이는 선반도 신랑이 직접 만들었어요. 자재는 멀바우 집성목이고, 무광 바니쉬로 마무리 했어요.

해외 출장이 잦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어요. 한번 이란에 출장 갔었는데, 인상적이었던 게 회사를 방문하면 회의실 탁자, 그 외 사무실 탁자에 항상 과일이 놓여 있는 것이었어요. 앉아서 손에 닿는 과일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그 분위기가 너무 인상적이어서 저도 식탁 위, 손이 닿는 곳에 늘 과일을 두고 먹는 편입니다.

거실에서 본 주방의 모습입니다. 거실이 북쪽을 향하고 있어서 주방에 해가 제일 잘 들어요.

아이가 일찍 자는 날이면 가끔 소주 말고 와인도 마십니다. 집 근처에 괜찮은 와인 가게가 있어서 갈 때마다 새로운 와인을 시도해보는데, 이날 마셨던 와인은 꽤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도 다시 마셔보기로 했어요.

요리도 좋아하고, 먹는 것에 정말 진심인 저희 남편은 본인이 먹는 브런치도 이렇게 차려 먹어요. 저는 좀 대충 먹어도 된다는 주의지만, 신랑은 늘 잘 차려 먹자 주의에요. 또 요리하는 걸 즐기는 편이라 외식은 거의 안하고, 배달 음식도 잘 안 먹어요. 식사는 웬만하면 직접 해먹는 편이에요.

초 켜는 걸 좋아해서 초를 자주 켜두는 편이에요. 특히, 비 오는 날이나 자기 전에 작은 초를 켜두고 자면 다음날 아침 집에서 음식 냄새가 나지 않아서 너무 좋아요. 날이 추워지는 지금부터 자주 볼 수 있는 주방 마감 후 풍경입니다.

계단, 팬트리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에요. 계단이 차지하는 공간이 꽤 넓어서 계단 밑으로 팬트리를 두 개 만들어 줬어요.

왼쪽에 보이는 큰 팬트리는 생각보다 크기가 커서 수납이 잘 돼요. 주택은 수납과의 전쟁이거든요. 팬트리 정말 필요합니다. 아파트 팬트리를 보고 따라서 팬트리 안에 콘센트를 만들어 청소기를 넣어뒀어요. 이게 꽤 편리하더라구요.

큰 팬트리 내부 수납 모습입니다. 수납 공간 안에는 꼭 선반을 두어 정리해요. 정리법을 몰랐을 때는 그냥 잘 넣어두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정리법을 공부해보니, 정리에도 방법이 있더라구요.

수납할 때 주로 사용하는 제품은 이케아의 가성비 좋은 제품들이에요. 정리도 편하고 나중에 위치 이동도 자유로운 이케아의 빌리나 칼락스가 저는 사용하기 너무 편하더라구요. 저는 정리도 중요하지만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아야 낭비가 없다고 생각해서 수납함은 투명한 삼라 박스를 주로 사용하는 편입니다.

뒤쪽으로는 허리를 숙여야 겨우 들어갈 수 있는 작은 팬트리가 있어요. 아이가 들어가기 딱 좋은 사이즈라 아이 장난감을 수납해줬어요. 1층에 방이 없어서 장난감 수납이 늘 골칫거리였는데, 작은 팬트리를 활용해 줬더니 아이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요. 덕분에 장난감 굴러다니지 않는 거실이 가능해졌어요. 아이들은 이런 공간을 너무 좋아하잖아요. 딸 아이도 정말 좋아하는 공간입니다.

큰 팬트리장 옆에는 채광을 위해 픽스 창을 설치했는데, 이 픽스 창이 동향이라 오전에는 열어두고 오후에는 닫아두는 편이에요. 에어컨에 걸어둔 리스는 제가 이케아 조화로 직접 만들었어요. 유칼립투스 조화 잎에 흰색 조화를 섞어서 노끈으로 돌돌 말아주면 완성입니다.

픽스창에서 거실을 바라본 모습이에요.

이것도 신랑이 직접 만든 멀바우 선반이에요. 계단 올라가는 벽이 심심했는데, 작은 선반 하나로 밋밋했던 공간에 작은 재미가 생겼어요. 이 선반 위쪽을 라운드로 만드느라 신랑이 엄청 힘들어하면서 사포질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2층 거실

거실에 두었던 장식장인데, 소파를 들이면서 2층으로 옮겼어요. 대부분 아이 책이에요. 잘 때는 꼭 책을 읽어주고 있는데, 여기에 놓아두니 아이가 더 좋아해요. 자기 전에 책을 직접 골라서 방으로 가져가요.

부부 침실

결혼하면서 구매한 왕벚나무 평상형 침대에요. 가구 단지를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게 되었고, 구매한 지 5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아직 뒤틀림이나, 깨짐 없이 잘 사용하고 있어요. 보이는 것처럼 정말 튼튼합니다.

침구는 1년 365일 흰색이에요. 여름에 얇은 흰 이불, 겨울은 두꺼운 흰 이불입니다. 사진은 간절기 흰 이불이에요. ;-)

침대랑 같은 왕벚나무로 만들어진 화장대입니다. 오후 3시쯤 찍은 사진인 것 같은데, 그때가 침실에 해가 가장 깊숙이 들어오는 시간대에요. 일을 그만두고 나서 화장은 거의 하지 않아요. 썬크림 정도만 발라주고, 세수하고도 수분 에센스, 수분 크림만 바르는 편이라 화장품이 없어요. 그나마도 신랑이랑 화장품을 같이 쓰니 화장품이 정말 별로 없어요.

다이소에 들렀다가 우연히 사게된 콘센트 수납함인데 크기도 크고 구멍이 나있어 필요한 선만 쏙 써내서 사용할 수 있어요.

다락

다락에서 내려다 본 계단 모습이에요.

계단으로 올라오면 바로 보이는 다락 풍경입니다. 한쪽은 티비를 두었고, 다른 쪽은 아이 놀이 공간이에요. 책을 좋아해서 책이 정말 많았는데, 이사 오면서, 이사 와서 엄청 버렸어요. 그래도 아직 버리지 못한 책들은 다락 한쪽에 쌓아두었어요.

티비를 다락에 설치하고 거의 보지 않아요. 저는 청소할 때만 올라오는 편이고, 아이랑 신랑은 주말에 한, 두번씩 올라와서 티비 보고 같이 놀아요.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은 연애할 때 여행 갔던 몰디브 사진이에요. 10년도 훨씬 넘은 사진인데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아요. 창틀에 사진들은 신랑이 올려두었어요. 저는 버리려고 했는데, 신랑이 저렇게 두고 좋아하니, 그냥 놔뒀어요.

아이 놀이 공간이에요. 장난감 수납장은 결혼 전부터 신랑이 사용하던 물건인데, 키 큰 책장을 옆으로 눕혔더니 층고가 낮은 다락에 안성맞춤이라 리폼 없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당

마당은 저희 부부가 애정을 많이 쏟고 가꾸고 있어요. 바로 앞에 보이는 테이블은 이케아에 갔을 때 봐두었던 야외 용품을 보고 디자인을 참고해서 만들었어요. 주택 살이 3년차가 되니 방부목만 있으면 뭐든지 뚝딱뚝딱 가능합니다.

긴 벤치는 폐 목재를 가져다가 만들었어요. 집 주변에 아직 공사하고 있는 곳이 남아있어서 폐 목재가 많아요. 혹시나 하고 가져다가 벤치를 만들어 줬는데, 생각보다 예쁘게 완성되었어요. 손님이 많이 오는 날은 벤치로 활용하고, 저희 식구끼리 식사할 때는 테이블로 활용해요.

집 지을 때 심어주신 단풍나무와 소나무를 제외한 마당에 있는 나무, 꽃들은 전부 저희가 직접 골라서 사다가 직접 심었어요. 전면에 일렬로 심은 에메랄드 그린은 처음 심을 때 40~50센티 정도 되는 작은 나무를 사다가 심었는데, 일년 반 만에 저보다 훌쩍 커졌어요. 혹시 정원수, 조경수, 생 울타리로 어떤 나무를 심을까 고민 중이시라면 에메랄드 그린 추천해요. 크게 손 가지 않고, 가지치기 하지 않아도 수형이 예쁘게 잘 자라요.

마당에 애정을 듬뿍 쏟고 있는 저희 신랑이에요. 작은 식물을 사거나, 씨앗을 파종한 뒤 키우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크게 자라있는 식물들도 예쁘지만, 작은 식물을 키워서 크게 만드는 것도 재미있어요.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걸 지켜보면 정말 신기하기도 해요.

저희는 마당을 200% 정도 활용하는 것 같아요. 한겨울 빼고는 주말에 한번은 마당에서 식사하는 편이에요. 아이가 마당에서 식사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이기도 해요. 고기 하나만 구워서 먹어도 마당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 느낌~

등갈비 훈제에요. 숯을 피워서 고기 넣고 뚜껑 덮고 한시간 반쯤 기다리면 완성되는 저희 신랑 특제 요리 입니다. 기다리기만 하면 되니 너무 편하고, 기름이 쏙 빠져 숯향 가득 머금은 훈제고기는 정말 너무 맛있어요. 손님 초대에도 메인으로 자주 등장하는 요리에요.

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어서 인지, 공기가 정말 깨끗해요. 특히 여름에 만나는 석양은 넋을 잃고 바라보게 합니다. 가끔 아이가 하늘을 보고 "엄마, 하늘이 핑크색이에요! 정말 예뻐요."할 때면 여기 살기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어릴 때, 하늘이 예쁘다는 생각 안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아이가 살면서 예쁜 하늘도 쳐다보는 여유를 갖길 바라는데, 생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되기 바래봅니다.

저는 평생을 아파트에서만 살았고, 주택은 자신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신랑도, 저도 집에 정말 진심이라서 마당, 집안 할 것 없이 가꾸고 정리합니다.

밤에 볼 수 있는 정원의 모습이에요:)

마치며

이 집에 이사 오기 전에 우리가 이 집에서 이렇게 잘 지낼 거라는 생각을 못했어요. 집은 그냥 집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을 가꾸고, 정리하고, 꾸미면서 살아보니 집에 대한 애착이 생기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행복합니다. 아직도 채워가고 있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집이지만, 제가 행복한 만큼 아이도 집에 대한 기억,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이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집을 좋아하지만, 한번 더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때도 하고 싶은 걸 다해서 지을 수는 없겠지만, 지금의 경험을 살려 좀 더 우리 집 다운 우리 집을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살면 살수록 더 간절해집니다. 아이가 학교에 가게 되면 도심으로 나가 다시 아파트 생활을 해볼까 했었는데, 신랑이 조심스럽게 싫다고 해서 아파트로 돌아갈 생각은 접었어요.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두 번째 집을 짓게 된다면 그때도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채워가고 있는 집인데 좋게 봐주시고,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에디터님께 감사드리고, 부족한 글과 사진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스타그램으로 놀러오시는 것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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