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강수 마포구청장 “청장님, 사진 찍어요!” 친근한 ‘마포의 아이돌’

조준상 2026. 3. 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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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휴일 없는 600회 넘는 현장 방문 일벌레…해외출장 틈도 없어 업무추진비 1400만원 불용 처리
연 수백만명 찾는 글로벌 관광 인프라 ‘레드 로드’ 통해 지역 상권 간 연결성 높이며 경제생태계 구축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직원들 사이에서 ‘마포의 아이돌’로 통하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발상으로 굳은 신뢰를 받고 있다. *출처: 마포구청 제공

마포구청 직원들은 ‘마포의 아이돌’이라고 그를 부른다. 남녀노소 관계없이 주민들이 친근하게 다가와 “청장님, 사진 찍어요!” 하는 일이 많아서다. 휴일도 없이 일하는 그가 아이돌만큼이나 ‘바쁘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 3월19일 청장실에서 만난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짙은 회색 양복에 빨간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 600번이 넘는 현장 방문이 말해주듯, 언제든 ‘출동’ 준비가 돼 있는 차림이었다. 한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홍대가 지고 성수가 뜬다’는 말은 그의 재임 동안 옛말이 됐다. 연남동 경의선 숲길~홍대거리~한강변 당인리 발전소로 이어지는, R1~R10 10개 구간 2㎞의 레드로드를 매개로 ‘홍대-합정-연남-상수’로 이어지는 마포의 상권 벨트는 이제 ‘넘사벽’이다. 2025년 연말연시에 레드로드 일대의 순간 방문 최대 인원이 약 15만 4천명이었다. 서울교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홍대입구역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은 15만 369명으로, 서울 지하철 평균의 약 5배이고, 자타가 공인하는 ‘20대 주말 외식 1위 지역’이다. 성공 비결을 배우기 위해 마포구청의 문을 두드리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이다. 막힘없이 청산유수처럼 쏟아지는 박강수 청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레드로드’(Red Road)가 마포의 상징적인 브랜드가 된 핵심적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저의 철학은 ‘길이 살아야 도시가 살고, 경제가 산다’는 것이다. 구청장 당선 직후 이태원 참사가 있었고, 서울시에서 모든 자치구에 미끄럼 방지 시설을 하라는 용도로 4억원이 내려왔다. 이 예산을 단순한 시설 정비에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보행 안전이라는 공공 목적에 ‘문화·관광·상권 활성화’라는 요소를 결합했다. 미끄럼방지 안전도로를 조성하는 동시에 스토리텔링을 입혀 도시 브랜드로 확장한 게 바로 ‘레드로드’다. 젊음과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 테마를 활용해 보행자와 차량의 혼용 도로였던 거리를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미끄럼 방지 포장뿐만 아니라 기반시설 정비, 야외 공연존과 버스킹존 개선, 24시간 개방 화장실 설치 등 다양한 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했다. 축제와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됐다. ‘레드로드 페스티벌’, ‘비보이 댄스 페스티벌’, ‘버스커 페스티벌’, ‘더북데이’, ‘사람을 보라(장애인 축제)’, ‘호국보훈 감사축제’ 등 연중 다양한 이벤트로 주민과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청년상인 반년살이’ 사업도 한몫을 담당했다. 캐릭터 굿즈, 사진 굿즈, 공예품, 한지, 전통 K-푸드 등 다양한 업종의 청년 상인들이 참여해 R5 구간에서 실제 매장을 6개월간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월 22만 원 수준의 낮은 사용료와 보증금 없는 구조로,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그림동네 창작센터 및 공유화실’은 작가들을 위한 건강한 문화생태계 구축을 통해 대중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장하고 있으며, 파리를 뛰어넘는 독보적인 예술 무대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75개국 언어를 실시간 번역하는 ‘AI 소통폰’을 상점에 보급해 관광과 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레드로드는 이 모든 게 어우러지는 시·공간으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대한민국 제일의 ‘스마트 안전’ 도시 마포구

▷마포구의 인공지능 행정이 앞서가는 모범 사례로 통하고 있는데, 자랑을 좀 한다면?

-취임 직후 직원들에게 인공지능(AI), 드론, 스마트팜 등 미래 기술의 흐름을 먼저 이해해야 선제적으로 행정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간부들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실무교육을 진행했다. 구민의 일상 곳곳에 디지털 기술과 AI를 접목해 안전은 더 촘촘하게, 생활은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2025~2029년 AI 정책 중장기 종합계획’을 수립해 재난안전, 스마트도시, 보건복지, 교육·창업, 행정혁신 등 5개 분야 27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태원 참사 이후 레드로드 일대에 AI 인파밀집 분석시스템을 구축했다. 전국 최초이다. 실시간 밀집도를 분석해 위험 징조가 감지되면 전광판과 안내방송을 통해 즉시 인파 분산을 유도한다. 월드컵천 지하차도에는 하천 수위와 지하차도 내부 상황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 수위 도달 시 차단기 작동과 안내방송을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실종 사건에서 골든타임 확보가 중요하다. 신고가 접수되면 AI가 CCTV 영상을 신속히 분석해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게 했다. 관내 노후·위험건축물 34곳에는 기울기와 균열을 24시간 모니터링하는 사물인터넷(IoT) 계측센서를 달았다.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이면도로에는 지반침하와 싱크홀 발생을 감지하기 위한 IoT 센서를 곧 매립한다. AI 기반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도 30곳에 설치돼 있다. 현재 포인트 적립 건수가 142만 건을 넘길 정도로 구민들의 참여와 호응이 높다. (이런 노력은 중앙정부의 평가도 받았다. 2024년 안전문화대상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 편집자) 마포를 속속들이 이용하고 싶다면, 지난해 생성형 AI 챗봇 ‘AI 마포 ON’에다 24시간 내내 물어보면 된다. 복지, 생활정보, 시설, 관광, 축제 등 구민 생활 전반을 담은 ‘마포사용설명서’를 지식DB로 구축하고, 고시·공고, 교육, 문화행사, 일자리 등 실시간 정보와 연동했다.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5년간 160억 원이라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는데, 5년 후 마포구만의 ‘전통시장’은 어떤 모습이라고 보는지.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안전하고 편리한 시장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고객화장실 보수, 아케이드 정비, 노상 공영주차장 주차장 인프라 개선, 증발냉방장치 교체, 고객 쉼터 설치, 지붕·전기·소방 등 시설 개선이 망원·아현시장 등에서 진행 중이거나 추진될 것이다. 전통시장이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지역 명소로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2026년에는 마포농수산물시장과 망원동월드컵시장이 중소벤처기업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 8억 2천만 원 규모의 문화관광형 특성화시장 사업을 추진한다. 마포농수산물시장은 시장 입구에 미디어파사드를 조성하고 미디어아트 콘텐츠를 운영하며, 계절별 음식 테마 축제와 쿠킹클래스 등을 통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확충할 것이다. 망원동월드컵시장에는 공용간판 정비와 야간 경관조명 설치로 테마특화거리를 꾸밀 것이다. 이런 정책들이 차근차근 추진된다면 5년 후 마포의 전통시장은 시설이 안전하고 이용이 편리한 시장,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지역 명소, 상인과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생활 상권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랜 법정 투쟁 끝에 마포유수지 공영주차장 부지(약 2만㎡)의 소유권을 되찾았는데,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지. 이 정도 크기의 땅을 앞으로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맞다. 도심 내에서 다시 확보하기 어려운 대규모 가용 부지다. 마포의 미래 성장 기반이 될 핵심 자산이다. 어림해도 1조5천억원 정도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도심과 한강을 잇는 요충지로, 관광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매우 큰 공간이다. 공항철도는 물론 지하철 5·6호선과 경의중앙선이 인접해 있어 광역 접근성도 뛰어나다. 47년 이상 노후화된 유수지의 기능을 개선하는 게 먼저다. 새로운 집수정 시설을 도입해 본래의 치수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기존 지상 주차장은 철거하고, 그 자리에 ‘마포365문화체육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하에는 주차장을, 1층부터 3층까지는 체육시설, 4층과 5층에는 영화관,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배치하며, 옥상에는 야외 정원 등 주민휴식공간을 만들고 야외 예식장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 계약을 최근 맺었다. 필요한 경우 대규모 민간자본도 유치할 것이다. 30층 높이의 건물 준공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강과 맞닿은 입지적 특성을 고려할 때 호텔도 가능하다고 본다.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믿는다.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가 상고하지 않기로 하면서 쓰레기 소각장 관련 행정소송에서 주민들이 최종 승소했다. 마포구가 추진하는 폐기물 감량 정책은 무엇인지.

-주민 승소는 당연한 결과이다. 서울시가 절차를 어기고 너무 쉽게 행정을 하려 했다. 소각장 증설을 하지 않아도 기존 시설을 최신화하면 자연스레 처리용량이 늘어난다. 현재 시설 노후화로 처리용량의 80% 정도만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초자치단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하게 돼있는 폐기물관리법의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 마포구가 지향하는 도시는 쓰레기를 많이 처리하는 도시가 아니라, 쓰레기 발생 자체를 줄이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폐기물 정책은 소각장과 매립장 등 처리시설을 늘리면서 ‘얼마나 처리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이런 방식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처리시설을 늘릴수록 또 다른 갈등과 환경 부담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배출 단계에서부터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순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올해부터 직매립 금지로 쓰레기 대란이 우려됐는데, 걱정했던 만큼의 대란은 없었다. 폐기물 배출량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종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종량제봉투 성상검사를 통해 재활용품 혼합 배출 실태를 분석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는 집중적인 계도와 홍보를 병행하고 있다. 마포구가 실시한 종량제봉투 성상분석 결과, 봉투 내 쓰레기의 약 64%가 재활용 가능한 자원으로 확인됐다. 이는 소각 이전 단계에서 충분히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간 약 2,500톤 규모의 종량제봉투를 표본 검사해 재활용 가능 자원 혼입률을 30% 이상 낮추고, 약 750톤의 자원을 추가로 회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소각량 감소와 처리 비용 절감, 환경오염 예방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4년간 해오면서 제일 소중했다고 자평하는 사업이 있다면.

-얼마전 시작한 ‘효도 장례’다. 무연고 사망자, 연고자가 시신 인수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사망자, 장례를 치를 형편이 되지 않은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의 마지막 길을 보내드리는 민관 협조의 지원체계를 구축한 게 제일 뿌듯하다. 사람의 마지막은 누구에게나 품격이 있어야 한다. ‘효도 밥상’도 그렇다. 소득에 상관없이 75살 이상 어르신들에게 마포구가 무료로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누구나 카페’도 눈에 밟힌다. 뇌병변·정신·지체장애 등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가진 대표들이 직접 경영하는 카페을 열게 한 것이다.

▷외국출장 한번 안 가고 휴일도 없이 일했다고 알고 있는데, 지치지는 않았나? 계속 할 의향은?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직원들은 휴일에 쉰다는 점을 꼭 알려달라.(웃음) 지금은 신규 사업이나 신규 축제는 안한다. 계속 진행사업들의 집행에 주력하고 있다. 아직 하지 못한 일이 있다. ‘마포강변8.2프로젝트’이다. 마포가 서울 자치구 가운데 한강에 가장 긴 8.2㎞를 접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마포를 발전시켜나갈 청사진을 그리고 살을 붙이는 일을 해보고 싶다. 다행스럽게도 다시 도전하는 데 걸림돌들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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