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비용 부담에 순익 주춤…대손비용 보수적 적립

서울 중구 삼성카드 사옥 전경 /사진 제공=삼성카드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이 2년 만에 뒷걸음질 쳤다. 전 사업 부문의 실적 호조로 영업수익은 크게 증가했지만 각종 비용이 덩달아 늘어난 게 발목을 잡았다. 특히 보수적 대손비용 인식 기조는 계속 이어졌는데, 양적·질적 성장을 먼저 유도한 뒤 업계 선두 경쟁에 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5일 삼성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 당기순이익은 6459억원으로 전년(6646억원) 대비 2.8%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별도 기준 순이익이 전년동기(1331억원) 대비 11.6% 증가했지만 연간 실적의 역성장은 피하지 못 했다. 삼성카드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23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외형 성장세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총 이용액(취급고)은 179조1534억원으로 전년(166조725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상품채권 잔고도 같은 기간 25조9578억원에서 28조2849억원으로 9% 늘었다. 영업수익은 전반적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전년(4조125억원) 대비 4.6% 증가한 4조1953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순이익이 꺾인 건 각종 비용을 대거 인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카드의 금융비용은 5964억원으로 전년(5127억원) 대비 16.3% 급증했다. 자금조달과 이자비용 등의 부문에서 지출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또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도 1조9240억원에서 2조237억원으로 5.2% 증가했다.

눈에 띄는 건 삼성카드의 보수적 대손비용 적립 행보다. 지난해 대손비용은 7215억원으로 전년(6904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말 연체율이 전년동기(1%) 대비 0.06%p 하락한 0.94%를 기록하는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 건전성을 보였지만 잠재 부실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은 오히려 늘린 셈이다.

/자료 정리=유한일 기자

이는 삼성카드의 리스크 관리형 경영 기조에 따른 것이다. 단기적 관점에서 대규모 대손비용 인식으로 수익성 지표가 희석될 수 있지만 리스크 완충력은 한층 더 강화됐다는 평가다. 선제적인 대손비용 지출로 이익 하방 압력을 상쇄하는 동시에 올해 실적 성장 동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카드는 2년 연속 카드업계 1위 달성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특히 기업계 카드사로서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계열 카드사들을 제치고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에도 철저한 건전성 관리가 전제된 성장성 확보 전략이 자리한다.

삼성카드는 올해도 본업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다. 가맹 수수료 인하와 소비 위축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개인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신용판매 성과로 실적 성장성을 높여 나간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신용판매(일시불+할부)는 160조9333억원으로 전년(149조870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2026년에도 자금시장 변동성 등으로 카드업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플랫폼, 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카드는 2025 회계연도 기준 보통주 1주당 2800원을 현금배당한다. 지난해 순이익을 반영한 배당성향은 46.3%로 전년(45%) 대비 1.3%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평균 주가는 3만8992원에서 4만7642원으로 22.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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