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티맥스에이앤씨(A&C)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 자금 조달을 티맥스그룹 내에서 해결하지 못하면 박대연 티맥스그룹 회장의 지배력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날 티맥스에이앤씨의 박학래·박삼연 대표는 사내공지를 통해 "급여 지급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지만 최종적으로 티맥스에이앤씨 그룹사 임직원의 9월 급여가 미지급됐다"며 "경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극복하고 빠른 시일내 급여가 지급될 수 있도록 경영진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 티맥스에이앤씨는 그룹사 직원들에게 9월 급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소식과 함께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한다고 전했다. 자금 조달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했지만 결국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티맥스에이앤씨의 자금 사정은 좋지 않다. 수년간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49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직원들에게 나가는 급여가 연간 100억원을 넘기 때문에 회사가 가진 현금으로는 급여 지급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티맥스데이터로부터 707억원을 단기차입하기도 했다.
티맥스에이앤씨는 자금 조달이 시급하지만 티맥스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지원을 받아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티맥스그룹은 스카이레이크 프라이빗에쿼티(PE)에게 티맥스소프트를 다시 사오면서 캑터스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조1000억원을 조달했다. 인수 주체는 티맥스데이터다. 두 PE는 해당 자금이 티맥스에이앤씨에 유입되는 것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티맥스에이앤씨는 티맥스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차입해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또다른 주요 계열사인 티맥스데이터로부터 자금을 조달받기 어려워지면서 외부 투자 유치를 추가적으로 받는 방법이 거론된다.

만약 티맥스에이앤씨가 외부로부터 자금을 수혈하면 박 회장의 견고했던 티맥스그룹 지배력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티맥스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티맥스에이앤씨와 티맥스데이터다. 티맥스에이앤씨와 티맥스데이터를 축으로 계열사를 두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박 회장은 티맥스에이앤씨와 티맥스데이터의 지분을 각각 79.11%, 77.89% 보유하고 있다. 박명자·박용연·박삼연 등 박 회장 형제들의 지분까지 합하면 박 회장 일가가 두 회사 지분을 약 80%씩 보유하고 있다. 티맥스소프트를 재인수하며 티맥스데이터에 재무적투자자(FI)가 들어온 만큼 티맥스데이터에 대한 지배력은 이미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박 회장이 직접 대여를 해줄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티맥스에이앤씨는 최대주주(박 회장) 등으로부터 286억원을 단기차입했다. 티맥스그룹 관계자는 "자금난은 일시적일 것"이라며 "해결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유한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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