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DB 하지원 치어리더의 새로운 각오

※ 본 인터뷰는 9월 중하순에 진행했으며,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10월호에 게재됐습니다. (바스켓코리아 웹진 구매 링크)
두 번의 은퇴와 복귀. 첫 복귀는 공석이 생긴 팀을 위함이었으나, 이번 복귀는 달랐다. 한층 더 단단해졌다.
“짧지만 쉬는 동안 머릿속이 정리됐어요.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많이 그립더라고요. ‘내가 열심히 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을 돌아보게 됐어요”
원주 DB로 돌아온 하지원 치어리더의 말이다. 팬들의 시선을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련이 조금도 없었으면 다른 일을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어요. 제가 뛴 시즌의 반을 마스크를 낀 채 팬 여러분들과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이번에 복귀하면 정말 후회 없이 모든 걸 다 보여드리고 싶어요”라며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알렸다.
그러면서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매 경기를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하고, 팬 여러분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치어리더가 되겠습니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원주 DB 프로미 그린 엔젤스의 치어리더 하지원입니다.
‘복귀’ 소감을 듣기 전에, 치어리더의 시작에 관한 이야기부터 나누고 싶어요.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잠실야구장 근처에 있는 고깃집에 일손이 부족하다고 해서 잠시 도와드리러 간 적이 있었죠. 그날 손님이었던 남궁혜미 언니(당시 치어리더 팀장)가 제 이미지가 마음에 든다며 “치어리더를 해볼 생각이 있냐?”고 하셨죠. 원래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고, 치어리더를 해보고 싶던 참이라 저도 흔쾌히 팀에 합류했어요. 그리고 2018년 9월에 야구장에서 데뷔했어요.
치어리딩에 관심도 있으셨어요?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스포츠 관람도 즐겼고요. 그래서 종종 경기장에 갔고, 치어리더란 직업도 자연스럽게 알게 됐어요.
스카우트되기 전에는 치어리더에 지원한 적이 없나요?
사실 몇 번 찾아봤어요. 그런데 제가 검색했을 땐 20살이 넘어야 지원할 수 있었고, 키도 168cm 이상이어야 했어요. 조건이 하나도 맞지 않았죠. 그래서 따로 지원하진 않았었어요.
아무래도 학생이라 부모님이 걱정하셨을 것 같아요.
부모님께서 걱정하시기도 했지만, 다행히 엄마가 야구를 엄청 좋아하셔서 긍정적으로 응원해주셨어요. 제가 스포츠를 좋아하게 된 것도 엄마 영향이 컸어요.
학교생활과 치어리더 활동을 병행하면 힘들었을 텐데.
맞아요. 일반고를 다니고 있어서 학교 수업을 빠질 수가 없었어요. 학교를 빠짐없이 다니면서 방과 후에 연습했어요. 경기는 주로 주말에 투입됐고요. 쉬는 날이 없다 보니 힘들긴 하더라고요. 집에 오면 무조건 바로 잤어요.

치어리더가 됐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여고를 다녔는데, 야구 좋아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께서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선생님들 같은 경우엔 “잘해봐라. 그래도 학교생활은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셨고요.(웃음)
치어리딩을 처음 했던 순간을 떠올려보면.
정확한 기억이 나진 않지만, 느낌은 생생해요. 경기 들어가기 전까지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막상 팬분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니까 긴장 되더라고요. 최대한 안무와 동작 생각만 하면서 임했어요. 그리고 경기가 진행될수록 해탈했죠.
야구장에서 데뷔한 해에 농구 시즌에도 합류하셨어요. 두 종목의 차이는 어땠나요?
처음엔 농구 치어리딩이 더 어렵게 느껴졌어요. 야구를 시즌 초반부터 시작한 게 아닌 데다, 데뷔 후 한 달 만에 농구를 맡게 된 거라 헷갈렸거든요. 농구는 치어리더가 더 많이 투입되고, 넓은 코트에서 공연하는 거라 대형 이동도 많았어요. 신경 쓸 점이 많았죠.
치어리딩을 하기 전에 춤을 접한 적은 있었나요?
없었어요. 춤은 완전 꽝이었죠. 춤을 한 번도 제대로 춘 적이 없어서 치어리더 팀에서 처음 배웠어요. 외우는 속도가 느린 탓에 매일 혼자 남아서 연습하기도 했고요. 사실 지금도 잘 추는 편은 아니에요. 몸꽝은 아닌데, 몸치는 맞는 것 같아요(웃음). 다행히 언니들이 춤선 등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셔서 많이 늘었어요.
2018-2019시즌에 데뷔한 후, 2020-2021시즌까지 활동하다 은퇴 선언을 했습니다.
예전부터 연기나 모델 일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치어리딩 대신 해보고 싶던 일에
도전하려고 했는데, 2021-2022시즌 도중에 갑자기 그만둔 언니가 있어서 다시 합류하게 됐어요.

그리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셨죠.
네. 지난 시즌 직후에 다시 팀을 나와 하고 싶던 일을 해보기 위해 준비 중이었어요. 그때 회사가 바뀌었고, 회사 측과 미팅하면서 치어리딩을 다시 하기로 생각을 고쳤어요.
이유가 궁금합니다.
바뀐 회사를 차리신 분이 아는 분이었어요. 그래서 미팅도 했던 건데 함께 일하고 싶은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치어리더 입장을 생각해주시고, 배려해주시는 게 감사했어요.
잠시 정리할게요. 농구 시즌만 보면 직전 시즌 초반 몇 경기만 빠진 셈이고, 이번 복귀는 ‘심리적 복귀’라고 볼 수도 있겠군요.
그렇죠. 짧지만 쉬는 동안 머릿속이 정리됐어요.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니까 많이 그립더라고요. 코로나19로 아쉬운 점도 있었고, ‘내가 열심히 했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동안을 돌아보게 됐어요. 이번 시즌엔 좀 더 바쁘게 움직여보려고 해요. 좀 더 단단해진 상태에서 팬 여러분들을 뵙고 싶어요.
은퇴 후의 복귀라 걱정되는 점도 있으시죠?
과연 좋게 봐주실지 걱정이 돼요. 이전에 그만뒀다가 대타로 들어갔을 때도 눈치가 보였는데, 그래도 다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미련이 조금도 없었으면 다른 일을 했을 텐데 그렇지 않았어요. 제가 뛴 시즌의 반을 마스크를 낀 채 팬 여러분들과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이번에 복귀하면 정말 후회 없이 모든 걸 다 보여드리고 싶어요
하지원 치어리더가 생각하는 치어리딩의 매력은 어떤 건가요?
만약 스포츠에 응원단이 없었으면, 이만큼 열광하기 힘들지 않을까요? 물론 스포츠 자체도 재밌지만, 응원단이 분위기를 잡아주면 그 재미가 배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생각도 해봤어요. 응원단이 없으면 농구도 당구나 바둑 프로그램처럼 고요했을 것 같다고요. 물론, 당구나 바둑이 재미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말 그렇겠네요. 무관중일 때의 체육관처럼 말이죠.
무관중일 때 응원단만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팬분들의 소중함을 크게 느꼈어요. 저희만 응원하니까 너무 허전하더라고요. 체육관을 채우는 팬분들의 존재감은 정말 엄청나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치어리더와 팬들 간의 소통도 많이 줄었어요.
너무 아쉬워요. 개문이나 폐문 행사할 때 팬분들과 가장 많이 만났는데, 코로나19 이후로 그런 게 현저히 줄었어요. 빨리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새 시즌 DB를 기대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저희 치어리더팀에 변화가 생긴 만큼 팬 여러분들의 기대에 더욱 부응하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리고 이번에 새로 들어온 친구들이 춤을 잘 추더라고요. 더 향상된 퍼포먼스를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웃음).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 더 다양한 이벤트가 생길 거고, 저희도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하려고 해요. 수준 높은 공연을 보여드리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해 연습하고 왔습니다.
하지원 치어리더와 그린엔젤스의 새 시즌을 기대하겠습니다. 저희 공식 질문입니다. 나에게 치어리더란 OOO이다.
휴대폰 같아요. 치어리딩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없으면 허전한 게 딱 그렇거든요. 휴대폰은 여러모로 소중한데, 치어리딩도 그래요.
끝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제가 수줍음이 많은 편이라 팬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종종 받았어요. 하지만 이젠 눈치 보거나 억눌리는 거 없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매 경기를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하고, 팬분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치어리더가 되겠습니다!
사진 = 하지원 치어리더 제공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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