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주인들 탈출 기회만 엿본다(이현훈 교수 2부)

반복된 부채 부양,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
집값은 오르는데… 진짜 수요는 줄고 있다
부동산이 아닌 구조를 바꿔야 할 때

“지금 집을 사야 할까요?”라는 질문 뒤에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숨어 있습니다. 반복되는 경기 부양책, 끝없이 쌓여가는 가계부채, 그리고 인구 감소와 저성장이라는 현실 속에서, 과연 부동산 시장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리얼캐스트가 이현훈 경제학 박사의 냉철한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가계부채와 한국의 경기부양 정책의 한계

우리나라는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가계에 빚을 내어주고, 이를 통해 건설 경기를 부양하려는 정책을 반복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가계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이제는 이러한 고리를 끊어야 할 시점이라고 한국은행 총재도 강조하였습니다.

한국은행의 연구 보고서에서도 가계부채가 GDP 대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경기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약 60% 수준까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평가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한때 GDP 대비 100%를 넘긴 바 있으며, 최근에는 통계 추계 방식을 변경하여 약 90% 초반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가계부채가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정부 정책 당국자들은 여전히 정책 자금을 통한 경기 부양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주택 매입뿐만 아니라 전세를 구하는 경우에도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전세 수요를 자극하며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함수

집값은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습니다.

집값과 관련해서 수요 측면을 먼저 살펴보면 집을 수요하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며, 인구가 증가하면 주택 수요도 늘어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총인구 자체가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경제활동이 가능한 생산연령 인구는 2020년 이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에도 젊은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연령대별로는 60~70대 고령 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구 구조상으로 보면 집값 상승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는 부족하다고 판단됩니다.

두 번째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경제 성장률입니다. 경제가 좋아지면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이는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은 과거에 비해 매우 나빠진 상태입니다. 과거에는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점차 5%대로 하락하였고, 현재는 2%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성장률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큽니다. 이러한 추세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장기 불황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주택은 주식과 달리 단기간에 사고파는 자산이 아니며, 보통 5~10년 이상 보유해야 하는 자산입니다. 장기적인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면, 미래의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게 됩니다.

‘금리’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낮은 금리는 대출을 용이하게 하여 집을 구매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현재 환경에서는 금리를 쉽게 낮출 수 없습니다. 미국의 금리는 트럼프발 관세전쟁 이후 고달러 기조와 맞물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한국도 이에 발맞추지 않으면 환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도 금리를 예전처럼 0~1%대로 낮추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부의 정책 금융이 있지만 이 또한 영원히 지속할 수 없습니다. 정책자금이라는 이름으로 가계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부채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가계부채가 결국 경제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이러한 구조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으며, 앞으로는 무제한적으로 정책자금을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결국 부동산 가격을 띄우는 정책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규 분양 및 입주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집값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중요한 공급은 ‘신규 주택’이 아니라 ‘기존 주택’ 매물입니다.

서울을 기준으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매물은 9만 건이 넘습니다. 2021년 2월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역시 매물 수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매물 증가의 원인은 매우 분명합니다. 전체 인구 감소, 젊은 인구 감소, 경제 성장 둔화, 금리 등의 복합 요인이 집값 하락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인지한 기존 주택 보유자들이 주택을 처분하려는 움직임이 매물 증가로 이어진 것입니다.

부동산 하향 안정화를 위한 두 가지 정책 제안

부동산 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위해서는 두 가지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세제 개혁, 둘째, 공영 주택 확대입니다.

먼저 세제 구조를 보면, 현재 거래세는 높고 보유세는 매우 낮은 편입니다. 거래세는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세금 부담으로 인해 집을 팔고 싶어도 쉽게 팔 수 없습니다. 이는 시장에 매물이 공급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춰 시장에 자연스럽게 매물이 풀리게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공영 주택 중심의 공급 정책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영 주택에 너무 의존하고 있으며, 여기에 국민 세금으로 대출을 지원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 두 가지 정책만 잘 추진해도, 부동산 시장은 안정화되고,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도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주택자 지금 집을 사야 하는가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현재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무리하게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은 모험할 시기가 아닙니다.

또한 이미 여러 채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일부는 처분하고, 다른 곳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자산의 80%가 부동산에 몰려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구조이며, 한 자산군에 집중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주의] 본 방송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투자 판단에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영상 촬영일은 2025년 2월 19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