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소개 빠뜨린 박근령···논란되자 “긴장해 실수”

문광호 기자 2024. 10. 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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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소개를 빼먹은 것을 두고 27일 논란이 되고 있다. 보수 일각에서는 박 전 이사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갈등 국면 등에 대한 불만으로 일부러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대표 측은 박 전 이사장이 “한 대표의 열렬한 지지자”라면서 “긴장하여 생긴 실수”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미리 방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전 이사장은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5주기 추모식’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추경호 (원내)대표, 활약하고 계신 우리가 보수의 희망을 보게 된다. 자꾸 응원하고 있다”고 내빈을 소개하며 함께 참석한 한 대표의 이름을 빠뜨렸다. 박 전 이사장은 “안타까운 건 대통령께서 선린 외교 많이 하고 왔는데 그런 것이 홍보되지 않다 보니까”라며 “그러나 노력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이사장은 추 원내대표와 김 장관은 한 차례 더 언급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버지를 비롯한 박정희 정부의 국방정책 기조를 현재 윤석열 정부가 면면히 계승하고 있음을 절실히 실감할 수 있어 사뭇 마음 든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두 분이 과거 정치사적 특수관계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작년 44주기 민족중흥(회 주관 박정희) 추도식에 임석한 것은 두 정권의 결속을 위한 자리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이사장은 한 대표 측을 통해 이름을 빠뜨린 것이 실수였다고 설명했다. 박 전 이사장은 “한 대표님께는 ‘제가 한 대표님의 열렬한 지지자입니다’라고 하면서 명함을 드렸고 대표님께서는 ‘연락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겠다’고 하셨다”며 “유족 인사에서 한 대표님 존함이 빠진 것은 제가 순간 긴장하여 생긴 실수였다”고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통해 전했다. 박 전 이사장은 또 “(한동훈 대표님의) 활동하시는 모습에서 보수의 (새로운) 희망을 보게 됐다고 원고가 돼 있는데 괄호 속의 한동훈 대표님과 새로운이라는 호칭과 단어를 긴장해서 빠뜨렸다”고 덧붙였다. 추 원내대표를 소개한 다음 미사여구가 한 대표를 수식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 측이 적극 해명에 나선 것은 보수 지지층에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지난 25일 대구 방문에 이어 26일 박 전 대통령 추도식 참석하면서 전통적 보수 지지층 확대에 힘쓰고 있다. 윤·한 갈등 국면에서 확고한 지지세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박 전 이사장이 의도적으로 이름을 생략했다는 의혹에 대해 “완전히 엉터리다. 제가 현장에 있었다”며 “너무 거짓말들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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