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중 열기 올라타자”… 야구장 광고 경쟁하는 증권사들
온라인 생중계 화면에 광고… 야구 예능 후원도
“신규 고객 유치는 물론 영업용으로도 활용”
공을 던지는 투수의 유니폼, 공을 받아 치는 타자의 헬멧, 공을 잡으려고 뛰는 외야수 뒤의 펜스. 그리고 이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보는 야구팬의 태블릿 화면까지.
한국 프로야구 관중이 올해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그 뜨거운 인기 위에서 자사 상품·서비스를 알리려는 증권업계 마케팅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마케팅 경쟁은 주로 야구장 옥외광고를 택했던 과거 행태를 넘어 온라인 중계 화면 광고, 예능 후원 등으로 다채로워지는 모습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 중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 4곳은 야구장에 자사 이름이 적힌 광고판을 설치했다. 카메라에 노출될 가능성과 관심이 몰릴 여부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가장 비싼 곳은 야구 경기 중계 중 제일 많이 노출되는 포수 뒷벽의 광고판(A보드)이다. 이곳의 광고 집행비는 약 3억~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팬들에게 가장 친숙한 증권사는 개인 고객 비중이 큰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프로야구팀 히어로즈와 2019년 스폰서십을 맺었다. 이에 기존 넥센 히어로즈라는 이름도 키움 히어로즈로 변경했다. 당시 계약 규모는 연간 100억원으로 전해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메인 스폰서 연장 계약을 체결하면서 오는 2028년까지 ‘키움 히어로즈’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됐다.
대신증권은 2016년부터 KT위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9년째 공식 후원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KT위즈 타자 헬멧과 수비 모자 등에 온라인 주식 거래 서비스인 ‘크레온’ 로고를 부착했다. 야구 중계 때 카메라에 가장 자주 잡히는 타자의 헬멧은 포수 뒷벽과 더불어 광고 집행비가 비싼 편에 속한다. 작년엔 KT위즈파크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했고, 개인 고객 접점을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구단과 스폰서십을 맺으면 야구 경기 티켓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는데, 이를 증권사 영업용이나 고객 관리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면서 “후원 계약을 체결하면서 브랜드 데이를 열기도 하는데, 경기장 앞에 홍보 부스 자리를 마련해주거나 증권사 직원을 초청하기도 하는 등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야구장을 뒤덮은 광고판에서도 증권사가 눈에 띄지만, 생중계 화면에서도 증권사 광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구장 내부에서 오프라인 광고를 집행하는 건 없지만 TV 중계 채널에 가상 광고를 송출하고 있다. 가상 광고는 야구 경기 화면이 전환될 때 4분의 1 크기로 올라오는 6초 형태의 영상 광고다. KB증권도 2020년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 펜스 광고를 진행 중이며, 2024년 시즌 온라인 독점중계 OTT에 광고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최강야구 프로그램에서 나무증권의 가상광고와 간접광고(PPL), 제작 지원 배너 등을 노출하는 방식이다. 또 최강야구팀이 우승하면 100만원, 홈런 시 200만원이 적립되는 등 최강야구 브랜드를 활용한 주식 모으기 이벤트도 진행했다. 최강야구 출연진을 활용한 디지털 브랜디드 콘텐츠 영상을 제작하기도 한다.
증권업계는 야구 특성상 경기 시간이 길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계되므로 광고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았다. 축구, 농구와 달리 경기가 세 시간 넘게 진행되는 데다가 시청자도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로야구 신규 관객 구성을 보면 20대 미혼 여성이 많은데, 이들을 자연스럽게 자사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전략도 있다”면서 “특히 야구팬들은 응원팀에 대한 충성도를 보이는 팬덤 현상을 보이고 있어 이들을 데려오면 회사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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