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 파5홀’ 너무 어려운 거 아냐?···‘KLPGA 이글수’ 배소현·유현조 4개 1위, 윤이나·황유민 3개, 방신실 1개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이글 수 부문 1위는 15개 대회에 출전해 9개를 잡은 조지아 홀(잉글랜드)이다. 최혜진과 김아림은 재미동포 앨리슨 리, 렉시 톰프슨(미국) 등과 함께 이글 8개를 잡고 공동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이글 수 부문 1위는 LPGA 1위의 절반도 되지 않는 4개를 기록하고 있는 배소현과 유현조다. LPGA 투어에서 배소현과 유현조보다 많은 5개 이상 이글을 잡고 있는 선수는 무려 42명에 이른다.
분명 LPGA 투어 선수들이 KLPGA 선수들에 비해 두 배 이상 장타를 치거나 실력이 좋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가장 ‘합리적 의심’이라면 KLPGA 투어 대회 코스의 파 5홀 난이도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글이 나올 수 있는 파 5홀을 너무 어렵게 세팅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2온을 노려볼 수 있는 짧은 파 5홀이 너무 적고 그린 주변 함정이 너무 많아 끊어 가는 전략을 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글이 많이 나오려면 2온 후 퍼팅 이글을 자주 해야 하는 데 원천적으로 그 길이 막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글 수 부문 상위권 선수들 중에는 장타자들이 많다. 일단 4개를 잡으면서 이글 수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배소현과 유현조는 드라이브 거리 부문 5위와 9위에 올라 있는 장타자들이다.
3개를 잡으면서 이글 수 부문 공동 3위에 올라 있는 선수들 중에도 장타 2위 황유민, 장타 4위 윤이나, 장타 7위 문정민 등이 포함돼 있다. 장타 8위 박지영도 이글 2개를 기록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드라이브 거리 117위 박결이 이글 2개를 잡아 이글 1개에 그치고 있는 장타 1위 방신실에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방신실은 지난해 이가영과 함께 이글 5개를 잡아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2008년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한 KLPGA 투어 이글 수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장타자들이 많지만 드라이브 거리가 그리 길지 않은 선수도 일부 있다.
2022년에는 유해란이 6개로 1위에 올랐고 2021년에는 이다연과 조아연, 그리고 성유진이 5개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2021년 조아연의 드라이브 거리는 60위였다.
2018년 박민지가 이글 수 6개를 잡고 1위에 오른 것도 흥미롭다. 당시 박민지의 드라이브 거리 순위는 25위였다. 2015년 장타 1위 박성현은 이글 7개를 잡고 이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역대 가장 많은 이글을 잡은 ‘이글 퀸’은 2013년 9개를 기록한 장하나다. 장하나는 2011년과 2012년에도 이글 4개를 잡고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1992년부터 통계를 내기 시작한 LPGA 투어에서는 10개 이하를 기록하면서 이글 수 부문 1위에 오른 경우가 거의 없다.
지난해에는 카를로타 시간다 등 3명이 12개로 이글 수 부문 1위에 올랐고 2022년에도 김아림과 사소 유카가 17개를 잡으면서 이글 퀸이 됐다. 역대 최다 이글 수를 기록한 선수는 ‘2019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으로 무려 23개의 이글을 사냥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도 이글 1위에 오른 선수들이 몇 명 있다. 2003년 박세리가 13개를 잡으면서 한국 선수 처음으로 이글 수 1위에 올랐고 2014년에는 김세영이 14개를 잡고 이글 수 1위를 기록했다. 2016년에는 이미향이 렉시 톰프슨(미국)과 함께 13개의 이글을 잡고 1위에 올랐다. 2022년 김아림까지 한국 선수 ‘LPGA 이글 퀸’은 모두 4명이다.
한국 선수 ‘이글 퀸’들이 모두 10개 이상 이글을 기록한 것을 보면 확실히 KLPGA 파 5홀이 LPGA 파 5홀 보다 어렵게 세팅되고 있다고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화끈한 이글 사냥은 짜릿한 명승부를 이끈다. 코스를 너무 어렵게 세팅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골프 팬들은 화끈한 승부를 원한다.
오태식 기자 ot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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