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때부터 학원가는 나라, 과연 행복할까” 묵직한 질문 던진 한은 총재

박선우 객원기자 2024. 9. 3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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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제도를 겨냥해 "성적순으로 뽑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이유인지 온 국민이 '(대학이 학생을) 성적순으로 뽑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해 거기에 빠져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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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 교육 문제점 직격하며 “성적순 선발이 가장 공정한 것 아냐”
‘강남 학부모’ 향해선 “부모 요구 달성못한 아이에겐 평생 짐 지우는 것”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8월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제도를 겨냥해 "성적순으로 뽑는 것이 가장 공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슨 이유인지 온 국민이 '(대학이 학생을) 성적순으로 뽑는 것이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해 거기에 빠져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은은 앞선 8월 발표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인구 집중, 서울 집값 상승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으로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제안한 바 있다. 다만 이를 두고 '강남 역차별' 등의 반대론이 일기도 했다.

이날 이 총재는 '강남 역차별' 등 일부 반대론에 대해 "한은의 보고서를 보면,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다"라면서 "전세계 어느 나라를 다녀도 모든 대학이 여러 지역 사람(학생)을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뽑고 있다"고 짚었다.

또한 "현재 각 대학이 지역선발제를 20% 정도 하고 있는데, 그 정도 수준에서 문제 해결이 안되니까 크게 보자는 각도에서 (보고서를) 한 것"이라면서 "교육의 다양성은 생각 안하고 '강남에 사는 것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저희 데이터를 오해하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강남 학부모'들에 대한 제언도 있었다. 이 총재는 "저희는 기본적으로 강남에 사시는 부모님들께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라면서 "아이를 6살 때부터 학원을 보내는 것이 과연 행복한지 강남에 모여든 부모들도 한 번쯤 생각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교육한다고 여성들이 커리어를 희생하거나, 또 애들 데리고 왔다 갔다 한다고 해서 과연 그 아이들이 행복할까"라면서 "좋은 대학에 가서 부모의 요구를 달성한다면 좋겠지만, 만약 중간에 달성 못한 아이한텐 평생 짐을 지운 것으로, 그런 사회가 계속되는 게 바람직한지 생각해보자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왜 교육 전문도 아닌 한은이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는 비난도 듣지만, 저는 저희의 보고서에 자부심이 있다"면서 "교육 전문가들이 저희보다 좋은 방법을 찾아서 이 나쁜 균형을 벗어날 수 있으면 당연히 저희 것보다 먼저 하시면 좋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또한 한은의 교육 등 구조 개혁에 관한 의견 제시를 두고 "우리 (사회가) 여러 과제를 갖고 있는데, 사회에서 공론화하고 논의될 수 있도록 한은이 문제를 제기해줘서 감사하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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