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휘몰아쳤다… 살인죄 덮어쓴 의대생의 복수를 그린 ‘인기 드라마’

오늘은 2012년 KBS2 수목극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를 다시 꺼내 본다. 드라마는 여자친구의 죄를 대신 뒤집어쓴 남자가 배신당한 뒤, 그가 속한 재벌가를 향해 복수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선의를 선택한 대가로 모든 것을 잃은 한 남자가 극의 중심에 놓였고, 복수와 사랑이 얽힌 이야기가 밀도 있게 이어진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은 18.3%를 기록했고, 매회 탄탄한 전개와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화제를 모았다. 송중기, 문채원, 박시연이 주요 인물을 맡았고, 잔잔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잘못된 선택으로 무너진 한 남자의 인생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의대생 시절 강마루. / 유튜브 ‘KBS Drama’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사건 현장에 도착한 강마루. / 유튜브 ‘KBS Drama’

강마루(송중기)는 유복하지 못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던 의대생이었다. 아픈 동생 초코(이유비)를 보살피며 묵묵히 공부에 매진하던 중, 여자친구 한재희(박시연)의 다급한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한다. 피투성이로 쓰러진 남성과 충격에 빠진 재희.

마루는 재희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살인죄를 자처하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그러나 출소 후, 그를 기다린 건 사랑도 우정도 아닌 배신이었다. 재희는 어느새 재벌가의 사모님이 되어 있었고, 마루는 걸림돌이 되어버렸다. 모든 것을 잃은 그는 끝내 복수를 결심한다.

마루는 복수를 위해 태산그룹 후계자 서은기(문채원)에게 접근한다. 은기는 어릴 적부터 감정을 통제당한 채 후계자로만 길러진 인물로, 감정 표현에 서툴고 인간관계조차 제한돼 있었다. 그는 마루를 경계하지만, 마루는 서서히 틈을 파고든다. 애초에 감정은 없었다. 목적은 오직 하나, 그를 이용해 재희를 무너뜨리는 것. 하지만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균열이 생긴다. 은기의 단단한 외피 속에 자리 잡은 외로움, 그리고 마루 역시 거부할 수 없었던 끌림. 이용이었던 감정은 마루 자신을 흔들기 시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차 안에서 대화 중인 서은기와 강마루. / 유튜브 ‘KBS Drama’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점점 가까워지는 마루와 은기. / 유튜브 ‘KBS Drama’

은기와 마루 사이의 감정은 서서히 방향을 바꿔 간다. 은기는 마루를 믿으며 의지하게 되고, 마루는 그런 은기를 외면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들의 관계는 재희에 의해 철저히 감시되고 있었고, 둘의 감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은기가 마루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무너진다. 이후 사고로 기억까지 잃게 되고, 그런 은기 앞에 선 마루는 다시 복수라는 감정 사이에서 갈등한다.

재희는 마루를 향한 죄책감보다 자신의 입지를 다지는 데 더 몰두한다. 태산그룹의 실권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안 변호사(김태훈)를 이용해 과거를 덮고, 은기를 견제하며 그룹 내 입지를 굳힌다. 주변 인물들의 갈등 또한 이야기에 깊이를 더한다. 마루의 동생 초코, 재희의 친오빠 한재식, 은기의 측근 박준하, 회장 서정규까지. 모두가 감정과 목적 사이에서 흔들린다.

시청률로 확인된 흡입력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강마루. / 유튜브 ‘KBS Drama’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는 1회 시청률 10.5%로 시작해 13회에 17%를 넘겼고, 최고 시청률은 15회에서 기록한 18.3%였다. 매회 명확한 기승전결과 감정선의 명암이 뚜렷해 시청자들의 이탈이 적었고, OST ‘사랑은 눈꽃처럼’은 극 분위기와 맞물리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초반부 마루와 재희의 파국, 중반부 은기와의 로맨스, 후반부에 들어서 펼쳐지는 반전이 각기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극의 중심에는 ‘기억’과 ‘죄책감’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마루는 누군가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그 죄를 평생 안고 살아간다. 은기는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감정을 더듬어가며 진실에 접근한다. 재희는 과거를 잊으려 하지만, 결국 그 대가를 치른다. 드라마는 매회 과거로부터 도망친 이들이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 진실과 마주하는 과정을 치밀하게 따라간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바다에서 재회한 마루와 은기. / 유튜브 ‘KBS Drama’

또한 이 작품은 송중기의 이미지를 바꾼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부드러운 이미지에 머물렀던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내면의 슬픔과 분노 등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문채원 역시 서은기의 냉정함과 따뜻함을 오가는 감정선을 안정감 있게 소화했고, 박시연은 권력에 집착하는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세 사람의 감정 대립은 극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여기에 조성하, 김태훈, 이유비, 이광수 등이 조연으로 힘을 보태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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