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국세수입 전년比 9.4조 감소…중간예납 ‘감소’ 영향
8월 진도율 63.2%에 그쳐
8월 누계 국세수입 232.2조…전년比 9.4조 감소
올해 1~8월 누계 국세수입이 232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조4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반짝’ 증가했던 월별 국세수입도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8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8월 국세수입은 23조4000억원으로서 전년 동월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중간예납 납부실적 감소에 따른 법인세 감소가 주요 원인이다.
8월 법인세는 1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3조9000억원) 대비 1조3000억원(납부 기준) 감소했다. 기재부는 중간예납 실적이 감소한 것이 작년 기업실적 악화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간예납은 기업이 매년 3월에 납부하는 법인세 일부를 전년 8월에 미리 납부하는 제도다. 기업은 전년도 법인세 납부액의 절반이나 당해 연도 상반기 실적에 따라 가결산한 금액 중 선택해 중간예납을 한다. 대개 기업은 세금을 덜 내는 선택지를 골라 중간예납을 하게 된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수십만개의 작은 기업은 대부분 전년도 절반 기준으로 법인세를 납부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며 “올해 상반기 기업 실적이 좋아져서 (상대적으로 실적이 안 좋았던) 전년도 절반을 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상반기 실적이 좋았던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중간예납세액이 다소 걷혀 경기가 안 좋았던 다른 해보다는 감소 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중간예납이 7조원가량 감소하기도 하는데, 올해 반도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납부해 중간예납은 2조원가량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을 기록한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의 경우 선택지를 고르지 않고 ‘당해 연도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납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인세 납부 비중이 큰 대기업이 유리한 방향으로 세금을 내도록 선택지를 주면, 세수를 예측해야 하는 과세 당국의 추계 부담이 커져서다.
소득세는 임금 단체협상 타결로 인한 상여지급액 증가로 근로소득이 증가했음에도 전년 대비 2000억원 감소한 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재부는 자녀장려금 지급액 증가와 주식 양도소득세 감소의 영향으로 소득세가 전년 대비 줄었다고 봤다.
윤 과장은 “주식 양도소득세는 상반기 주식 거래에 대해서 대주주의 경우 8월에 납부하는데 작년 8월 특이 요인이 있었다”며 “작년 상반기 하이브-SM엔터테인먼트 주식 거래, 대기업의 대규모 주식거래가 있어 작년 주식양도세가 컸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의 경우 각각 3000억원, 2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부가가치세는 국내분 환급세액 감소와 수입증가에 따른 수입분 납부 증가로 전년 대비 9000억원, 상속증여세는 5000억원 증가했다. 상속증여세 증가에는 넥슨의 상속세 완납효과가 반영됐다.
누계 국세수입 현황을 보면, 전년 대비 9조원 넘게 줄어든 상황이다. 소비 증가 및 환급 감소로 부가가치세 납부실적이 증가했으나, 법인세·소득세·증권거래세·관세에서 세수가 모두 줄었다.
이로 인해 8월까지 국세수입 진도율은 63.2%에 그쳤다. 지난해(60.3%) 역대 최저 진도율을 기록한 이래 2014년(63.1%)에 이어 2013년(63.2%)과 동일하게 세 번째로 낮은 진도율이다.
기재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방향’에 따르면 올해 국세 수입은 337조7000억원으로 본예산(367조3000억원)보다 29조6000억원(8.1%)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4개월 동안 100조원 넘는 세금이 더 걷혀야 정부의 세수재추계 목표액을 맞출 수 있다.
8월까지 누계 법인세는 45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6조8000억원 줄었다. 기재부는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방향’을 밝히며 올해 목표 법인세를 63조2000억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편, 8월 소득세와 관세는 각각 1000억원씩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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