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 사는 삶이 가장 편하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그런 그가 혼자 사는 법에 관한 책을 쓰게 되면서 한 편집자와 매일 마주하게 됩니다. 개봉 첫날 5만 명이 넘는 관객이 이 이야기를 보러 극장을 찾았습니다.
혼자 사는 법에 관한 책을 만드는 두 사람
2023년 11월 29일 개봉한 '싱글 인 서울'은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주인공 영호는 혼자가 가장 편하다고 믿으며 그 생각을 글로 옮기는 인물입니다. 그 원고를 책으로 만들게 된 편집장 현진은 정반대의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매일 부딪히고 또 매일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사랑보다 사람에 대한 생각을 먼저 주고받는 구성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

이동욱과 임수정이 만든 거리
이동욱은 겉으로는 여유롭지만 속으로는 늘 경계를 세워두는 영호를 맡았습니다. 임수정은 일에서는 능숙하지만 연애에는 서툰 현진을 특유의 분위기로 그려냈습니다. 두 배우는 제작보고회에서 서로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점을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실제 영화에서도 설렘을 밀어붙이기보다 천천히 거리를 좁히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감정이 터지는 장면보다 함께 걷고 밥 먹는 장면이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서울이라는 배경을 쓰는 방식
이 작품은 제목에 도시 이름을 넣은 만큼 공간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익숙하게 지나치던 골목과 계단, 한강의 풍경이 인물의 감정을 대신 설명합니다. 혼자 걷는 장면과 둘이 걷는 장면의 화면 구성이 분명하게 다릅니다. 제작진은 익숙한 풍경에서 새삼 설렐 수 있을 것이라고 관람을 권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관객이라면 아는 장소가 여러 번 등장합니다.

개봉 첫날 5만 1,994명
'싱글 인 서울'은 개봉 첫날 전국에서 5만 1,994명의 관객을 동원했습니다. 이 성적으로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고 동시기 개봉작 가운데서는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1위는 장기 흥행에 들어가 있던 한국 대작이었습니다. 로맨스 장르가 힘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많던 시기라 의미 있는 출발이었습니다. 따뜻한 감성의 로맨스에도 여전히 수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연말에 어울리는 잔잔한 영화
이 작품은 큰 사건이나 반전 없이 두 사람의 대화로 채워지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자극적인 전개를 기대하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대신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대사들이 오래 남는다는 후기가 많았습니다. 개봉 시기가 연말이었던 덕분에 계절의 정서와도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조용한 한국 로맨스를 찾는다면 지금 꺼내 봐도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Copyright © 그 시절 우리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