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결단, 어느날 달라진 제사....기리는 마음이 중요한 것(일상이 뉴스다!)

홍우표 2024. 9. 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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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유교적 실천 덕목이었습니다.

사실 제사의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그 감사의 마음을 기리는 게 '제사(차례)'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제사를 지내든, 한번을 지내든, 아니면 지내지 않든 중요한 것은 그런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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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뉴스다!>

봉제사 접빈객(奉祭祀接宾客)

조선시대 유교적 실천 덕목이었습니다.

이제 ‘접빈객’은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가 됐고 ‘봉제사’는 과거보다는 아니어도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봉제사’라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종갓집은 더욱 그렇고 1년에 몇 차례 기제사와 차례를 지내는 과정이 매년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제수 음식을 차리는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추석 차례를 지내러 시골집에 갔더니 차례상에 혁명이 일어났습니다.

그 많던 나물이며 전이며 온갖 음식이 다 사라지고 과일 두 쟁반과 밤, 대추, 포 등 어떻게 보면 차례상이 ‘휑’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제는 차례상이든 제사상이든 음식 많이 차릴 필요가 없는 거야.”

아버지의 결단으로 제수 음식이 대폭 간소화된 것입니다.

때마침 그즈음 어느 일간지에 난 차례상 관련 기사를 읽으셨던 것 같습니다.

며느리 셋이야 당연히 반가운 일이죠.

그렇게 그 이후 음식 차리는 부담이 확 줄게 됐습니다.

사실 우리 집 ‘제사 모시기’의 변화는 이미 몇 해 전부터 감지됐습니다.

졸린 눈을 비벼가며 자정을 한참 넘겨 지내던 제사 시간은 차례차례 며느리들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점점 당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제사 시간이 밤 10시에서 더 빨라져 9시, 거기서 더 빨라져 8시, 그리고 지금은 직장이 멀리 있는 동생이 있어 저녁 시간과 동시에 제사 지내고 음복하고 바로 헤어지고 있습니다.

신앙과 상관없이 요즘은 기제사나 차례를 파한 집도 많이 늘었습니다.

기제사를 한날을 정해 몰아서 지내는 집도 있습니다.

아니면 추석이나 설날 가족 모임으로 대신하는 집도 있더군요.

형식이 시대의 변화를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사실 제사의 형식보다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지금의 내가 존재하는 것은 조상님들의 은덕 때문입니다.

그 감사의 마음을 기리는 게 ‘제사(차례)’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제사를 지내든, 한번을 지내든, 아니면 지내지 않든 중요한 것은 그런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겠지요.

즐거운 추석 연휴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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