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차전지 공정 장비 제조 기업 대진첨단소재가 지난 한 달 사이 약 3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해 3월 코스닥 상장 이후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운영 자금 소요가 커진 것이다. 회사는 추가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고부가 신소재 사업인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진첨단소재는 최근 129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신주 발행가는 4354원으로 기준주가인 4837원 대비 9.98% 할인됐고, 296만6000주를 발행했다. 신주는 정밀화학 소재 기업 광무가 전량을 소화했다.
광무는 이번 주식 취득을 통해 대진첨단소재의 지분 16.66%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앞서 광무는 대진첨단소재에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30억원의 자금을 대여하기도 했다. 광무는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최근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매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협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진첨단소재는 전환사채(CB) 발행도 병행했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제10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CB 발행을 결정했다. 발행 규모는 150억원이며, 전환 시 발행될 주식수는 298만9238주로 전체 주식 대비 20.15% 수준이다.
대진첨단소재가 자금 조달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확대가 있다. 대진첨단소재는 이차전지 제작 공정에 사용되는 소재와 원료의 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가 자체 개발한 CNT 기술을 바탕으로 한 도전재 사업 확장에 힘을 쓰고 있다.

CNT 도전재는 대진첨단소재가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CNT 도전재는 배터리 전극 내부에서 전기가 잘 흐르도록 돕는 소재로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재료로 꼽힌다. 현재 회사는 CNT 도전재를 생산할 수 있는 2공장을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하고 있다. 기존 테네시 공장과 함께 2공장에서는 북미 시장에 공급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작 공정용 트레이 등 회사의 주력 제품이 생산될 예정이다.
이같은 회사의 생산능력 확장 기조로 인해 현금 유출도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회사의 건설중인자산은 385억원으로 2023년 말 310억원, 2024년 말 323억원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관련,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237억원을 기록했다. 본업에서 벌어들이는 현금만으로 투자 재원을 충당하기 어려운 것이다.
설비 투자는 대진첨단소재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2억원으로 최근 5년 사이 첫 적자를 기록했다. 대진첨단소재 관계자는 "지난해 설비 비용으로 자금이 많이 투입됐다"며 "최근 이차전지와 같은 배터리 시장의 업황이 좋지 않았던 것도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차전지 시장의 불황에도 회사의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대진첨단소재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2년 540억원, 2023년 646억원, 2024년 8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50억원을 달성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차전지 공정용 제품 외에 자동차 부품용 소재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매출 성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번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대진첨단소재 관계자는 "회사의 향후 방향성을 기반으로 한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테네시 2공장의 설립이 완공돼 생산이 시작되면 다시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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