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고 살만한 줄 알았는데” 결국 신장까지 잃은 연예인

“아이 낳고 살만한 줄 알았는데” 결국 신장까지 잃은 연예인

개그맨 이수근의 아내 박지연.

늘 조용히 가족 곁을 지켜온 사람이다.

방송에는 좀처럼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저 ‘이수근의 아내’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졌지만, 그녀는 오랜 시간, 말 못 할 고통 속에서 병과 싸우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10년 전 아버지에게 신장을 이식받았던 그녀가, 이번엔 친오빠의 신장을 받는다.

한 여성이 엄마가 되기 위해 감당해야 했던 대가는, 생각보다 훨씬 가혹했다.

아빠본색

“이식받은 신장도 결국 망가졌어요”

박지연은 2011년, 둘째 임신 중 임신중독증 진단을 받았다.

임신중독증은 고혈압, 단백뇨, 부종 등을 동반하는 위험한 질환으로, 심하면 산모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중증 합병증이다.

그녀는 이 병으로 인해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됐고,

결국 아버지로부터 신장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았다.

젊은 나이에 감당하기엔 벅찬 대수술이었지만, 그녀는 아이를 위해, 가족을 위해 그 시간을 버텨냈다.

그러나 이식받은 신장도 오래 버티지 못했다.

오랜 약물 치료와 면역 반응, 반복되는 통증 속에서, 그녀는 다시 신장 재이식을 권유받게 됐다.

“뇌사자 대기까지 걸어놨지만… 기대는 안 했어요”

박지연은 2021년 자신의 SNS에 조심스레 속내를 털어놨다.

“이식을 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되는 것도 아니고, 뇌사자 대기를 걸어놓고도 기대하지 않았어요.”

무심하게 쓰인 문장들 사이로 지나온 시간의 체념이 묻어났다.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꺼내 본 게 너무 오랜만이에요.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제 삶도 바뀔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녀는 남편 이수근을 언급했다.

“제가 힘든 것도 있지만, 옆에서 함께 버텨주는 가족이 더 힘들었을 거예요.

예민함을 다 받아주고, 희망적인 말로 미래를 그려주는 남편에게 감사해요.”

그녀의 고백은 절박했고, 동시에 묵직했다.

임신중독증,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는 ‘위험한 경고’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중독증을 “산모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전신 질환”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고혈압과 단백뇨가 함께 나타날 경우, 신장·간·폐·심장 등 주요 장기가 손상될 위험이 크다.

이 중에서도 신장은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장기 중 하나다.

문제는 증상이 초기엔 너무 ‘일상적’이라는 점이다.

“조금 붓는다”, “머리가 아프다”, “소변이 자주 변한다”

이런 변화들을 많은 임산부들이 단순한 피로로 오해하고 넘긴다.

하지만 놓쳤을 경우, 박지연처럼 출산 이후에도 회복이 어려운 수준으로 신장이 손상될 수 있다.

전문가는 “임신 중 나타나는 이상 증세를 절대 가볍게 보지 말아야 한다”며 “조기 발견과 관리가 생명을 살리는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두 번째 생명을 주는 오빠의 신장

현재 박지연은 친오빠로부터 신장을 기증받아 이식 수술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정밀 검사와 면역 반응 확인, 약물 조절 등 수술을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번 수술이 그녀에겐 두 번째 삶을 향한 문이 될 수 있다.

첫 번째 이식은 아버지, 두 번째는 오빠.

박지연이 살아내기 위해, 가족들은 말없이 자신의 장기를 내어주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언제나 남편 이수근이 있었다.

대중 앞에선 늘 유쾌하고 시끄럽던 그가, 가장 조용하고 단단한 사람으로 아내의 시간을 함께 버텨내고 있다.

“이번엔 진짜 살아보고 싶다.”

그녀의 바람은 간절했고, 조용히 무거웠다.

임신, 그리고 출산. 여성의 몸은 무엇을 견디고 있나

많은 이들이 출산을 ‘축복’이라 말한다.

하지만 그 축복을 감당하는 여성의 몸은, 말 못 할 무너짐을 반복하고 있다.

박지연의 사례처럼, 단 한 번의 임신이 평생 신장 투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당신이 지금 가볍게 넘긴 붓기와 두통, 피로가

사실은 몸이 보내는 비명일 수 있다면?

그 신호를 무시하는 건, 너무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박지연의 고백은 단지 한 사람의 아픔이 아니다.

여성의 몸에 대한 무관심, 출산 뒤에 남겨진 상처,

그리고 돌봄의 무게 속에서 묵묵히 버티고 있는 수많은 이들에게 보내는 절박한 경고다.

지금 당신의 몸은 괜찮은가.

정말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