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변·토혈"… 소염진통제 복용 시, 놓치면 안 될 위험 신호는?

김진우 기자 2026. 9.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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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및 만성 통증 질환의 관리 목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장기간 처방받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는 추세다.

대부분의 경우 맞는 이야기지만, 소염 진통제처럼 위장관 손상 위험이 있는 약물을 복용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염 진통제 복용 중 위장관 보호는 단순히 속쓰림 증상만 막는 차원이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통증 치료를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치료 전략입니다.

소염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환자, 특히 위장관 손상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처음부터 위장관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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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및 만성 통증 질환의 관리 목적으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를 장기간 처방받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동반 처방된 위장관 보호제를 '당장 자각 증상이 없다'는 주관적 판단에 따라 환자가 임의로 복용 중단하는 경우가 종종 관찰된다.

문제는 소염진통제의 특정 기전이 위 점막 방어 인자의 생성을 저해할 여지가 있어, 뚜렷한 통증 없이도 위장관 손상이 서서히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점막 손상이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으로 악화하더라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무증상 궤양'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드물게는 위장관 출혈이나 천공 등 중증 합병증의 형태로 뒤늦게 발현될 위험성도 존재한다.

이에 장기적인 진통제 투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장관 부작용과, 이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 점검 사항을 내과 전문의 이선홍 원장(수지퍼스트내과)에게 물었다.

관절염·만성 통증으로 소염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분이 많습니다. 진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복용 실태는 어떤가요?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소염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는 분이 많습니다. 특히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관절염이나 허리 통증, 척추 질환처럼 만성 통증을 호소하는 분이 늘고 있습니다. 이런 환자분들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흔히 엔세이드라고 부르는 약을 며칠에서 수주, 수개월 이상 복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통제를 처방받으면 위장약이 함께 나오는데, 속이 괜찮은 환자도 꼭 먹어야 하나요?
진통제는 통증 때문에 꼭 드시면서도 함께 처방된 위장약은 빼고 드시는 분이 가끔 계십니다. 하지만 진통제와 함께 처방되는 위장약은 속쓰림을 줄이기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소염 진통제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위 점막 손상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라면 위장약은 선택적으로 빼도 되는 약이 아니라, 치료를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한 보호 장치로 이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속이 아프지 않으면 위장약은 빼도 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의학적으로는 어떤가요?
대부분의 경우 맞는 이야기지만, 소염 진통제처럼 위장관 손상 위험이 있는 약물을 복용할 때는 그렇지 않습니다. 위장관 손상이 항상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위장관 점막에 손상이 생기면 속쓰림이나 명치 통증이 나타나지만, 점막 손상이 심하고 심지어 궤양이 생겼는데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무증상 궤양이라고 부릅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위장관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
그렇습니다. 소염 진통제로 인한 위장관 손상은 조용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점막 손상으로 시작되지만, 계속 진행되면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출혈이나 천공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견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령인 경우에는 증상을 뚜렷하게 느끼지 못하거나, 속이 불편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생긴 뒤 치료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위장관을 보호하는 선제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소염 진통제는 어떤 원리로 작용하길래 위장에 손상을 줄 수 있나요?
소염 진통제는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 위해 콕스라는 효소를 억제합니다. 이 과정에서 염증과 통증은 줄어들지만, 동시에 위 점막을 보호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도 감소합니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위 점막의 혈류를 유지하고 점액과 중탄산 분비를 도와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보호 기능이 약해지면 위산이나 여러 자극에 위 점막이 쉽게 손상됩니다. 정리하자면, 소염 진통제는 통증은 줄여주지만 위장의 방어막을 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위가 헐고 궤양이 생겼는데도 통증이 없을 수 있나요?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위장관 손상은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 증상이 뚜렷하지 않을 수 있고, 아주 심한 경우에는 신경 조직이 손상되어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합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환자가 복용하는 소염 진통제 자체가 통증을 줄이는 약이기 때문에 허리 통증이나 관절 통증을 줄이는 동시에 위장에서 보내는 통증 신호도 가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괜찮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위 안에서 궤양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소염 진통제 복용 시 특히 더 취약한 고위험군이 있나요?
대표적으로는 고령 환자입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위 점막 방어 능력이 떨어지고, 위에 부담을 주는 다른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또 과거에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 위장관 출혈 병력이 있는 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이 있는 분도 주의해야 합니다.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 항응고제, 스테로이드를 함께 복용하는 환자도 고위험군입니다. 이런 분들은 소염 진통제를 처방할 때 처음부터 위장관 보호 전략을 함께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속쓰림 외에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위험 신호는 무엇인가요?
대표적인 위험 신호는 흑색변입니다. 대변 색깔이 까맣고 끈적하게 나온다면 위장관 출혈을 의심해야 합니다. 또 이유 없이 어지럽거나 숨이 차거나 쉽게 피곤해지는 증상도 주의해야 합니다. 위장관에서 피가 새면서 빈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피를 토하거나 식은땀이 나면서 쓰러지는 증상이 있다면 위중한 상태이므로 빨리 응급실에 내원하시기 바랍니다.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어떤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나요?
궤양이 방치되면서 위장관 출혈이 많아지면 혈압이 떨어지는 쇼크가 올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 환자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더 위험합니다. 또 궤양이 깊어지면서 위벽이나 소장벽을 뚫는 천공이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극심한 복통이 동반되고 응급 수술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소염 진통제 복용 중 위장관 보호는 단순히 속쓰림 증상만 막는 차원이 아니라,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통증 치료를 안전하게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치료 전략입니다.

소염진통제의 특정 기전이 위 점막 방어 인자의 생성을 저해할 여지가 있어, 뚜렷한 통증 없이도 위장관 손상이 서서히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기존에는 PPI가 주로 쓰였는데, 최근 주목받는 차세대 위장약은 무엇인가요?
기존에는 위산 분비를 억제하기 위해 PPI라고 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가 널리 사용되어 왔고, 현재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PPI는 일반적으로 최대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다소 필요하고, 식전 복용이 권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약을 복용하는 환자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환자에게는 복용 시점이 부담이 될 때도 있습니다.

반면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은 위산 분비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억제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 식사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어 복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습니다.

예방 차원에서 의학적 근거를 갖고 함께 처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
소염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환자, 특히 위장관 손상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처음부터 위장관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속이 쓰릴 때만 위장약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궤양이 생기기 전에 예방적 목적으로 위장관 보호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PPI와 함께, P-CAB 계열 약제 중 펙수프라잔 20mg은 소염 진통제로 인한 소화성 궤양 예방 적응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에서 위궤양이나 십이지장 궤양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의학적 근거를 가진 약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증상 궤양은 환자가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위험군에서는 진통제 복용 초기부터 위장관 보호를 함께 계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PPI와 더불어 펙수프라잔은 선제적 예방 전략에서 의미 있는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소염 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진통제는 통증을 줄여주는 약입니다. 하지만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위장관 위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특히 소염 진통제를 장기 복용하는 분들은 위장 증상이 없더라도 점막 손상이나 궤양이 조용히 진행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속이 괜찮다는 이유로 위장약을 임의로 빼고 드시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흑색변, 어지럼증, 숨참, 심한 피로감, 토혈 같은 증상이 있다면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신호가 생기기 전에 예방하는 것입니다. 위장관 보호는 단순히 속을 편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진통제 치료를 안전하게 오래 이어가기 위한 보호 장치입니다. 소염 진통제를 오래 복용해야 한다면 통증 조절과 위장관 보호를 함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김진우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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