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 하반기 실적 반등할까…2·3분기 충당금 환입 효과는

부산 소재 BNK금융그룹 본사 / 사진 제공=BNK금융

1분기 실적 부진으로 자존심이 꺾였던 BNK금융그룹이 1등 지방금융으로서 위상을 되찾을지 주목된다. 그룹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받은 삼정기업과 금양 등 기업 대출 상당수가 부실화하면서 그간 쌓은 충당금 여파로 실적 악화가 이어졌다.

이와 관련한 충당금 환입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BNK금융의 실적 반등을 전망하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이와 함께 서울 강남역에 위치한 BNK디지털타워 매각도 3분기 중 이뤄져 일회성 이익도 잡힐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포함한 여신 건전성을 재편하기 위해 리스크관리그룹 차원에서 자산포트폴리오 개편에 힘을 싣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분기 그룹 순이익은 2480억여원으로 점쳐져 1분기 대비 49%, 작년 2분기 대비 2%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도 3100억원의 순익을 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앞서 BNK금융은 1분기 충당금이 뼈아팠다. 여신을 실행한 삼정기업·삼정이앤씨가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했고 금양 역시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는 등 대출채권이 부실화했기 때문이다.

2분기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BNK금융은 삼정기업으로부터 대출을 회수해 200억원의 충당금을 환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양이 추진하는 4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270억원가량의 충당금도 3분기 중 환입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부산지하철공사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130억원 규모의 기타충당급환입도 발생하고, BNK디지털타워 매각으로 3분기 중 영업외이익 570억원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BNK디지털타워는 신한알파리츠의 자리츠 '신한알파강남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가 4578억원에 25일 취득한다.

충당금은 미래 발생할 특정 비용에 대비해 미리 자금을 적립해두는 것을 뜻하는데, BNK금융은 이런 비용들이 발생하지 않고 유휴자산 매각으로 이익이 늘어 실적 개선이 유력하다는 뜻이다.

BNK금융의 건전성 개선도 기대된다. 1분기 기준 BNK금융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69%로 5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NH농협)뿐 아니라 지역 연고를 둔 iM금융, JB금융 등보다 높아 은행권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BNK금융은 하나금융 출신 김주성 전무를 최근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로 영입하며 건전성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빈대인 그룹 회장이 역량을 갖춘 외부인사를 발탁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인사로 전해졌다. BNK금융은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목표도 4%로 다른 금융지주 대비 낮게 설정하며 안정적으로 자본비율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BNK금융의 실적 개선이 전망되면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불식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 업계는 BNK금융의 주주환원율이 지난해 30%에서 올해 32~33% 수준으로 상승할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BNK금융은 주당배당금(DPS)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확대를 목표로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 2027년 목표 주주환원율 5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 이상, 위험가중자산(RWA)은 연 4% 이내,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2.5%다.

BNK금융 관계자는 "위험조정수익률 기반 자산포트폴리오 재편 등으로 내실성장에 주력하면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실현도 계획대로 이행하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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