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는 맛 없어요" 콜라 찾는 학생들…'이 암' 위험 32% 높아진다

정심교 기자 2025. 4. 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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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탄산음료·액상커피·에너지음료가 청소년들의 일상에 스며들었지만, 정작 성장기에 꼭 필요한 우유는 선택지에서 밀려나고 있다. /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최근 자극적이고 당분이 높은 음료를 손쉽게 선택하는 청소년이 늘었다. 탄산음료·액상커피·에너지음료 등은 이미 청소년들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고, 정작 성장기에 꼭 필요한 '우유'는 그 선택지에서 점점 밀려나는 실정이다.

실제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10~12월 어린이·청소년들이 편의점에서 자주 구매하는 음료, 간식, 식사 대용 식품 91건을 분석했더니 상당수가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을 초과할 정도로 당류·나트륨을 많이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 대용 제품은 1회 제공량 기준 평균 나트륨 함량이 685㎎, 즉석섭취식품은 794㎎, 조리식품은 613㎎에 달했다. 특히 에너지음료 한 캔엔 당류가 평균 35g 들어있었는데, 이는 WHO가 설정한 하루 섭취 권장량의 70%에 달했다.

이러한 식생활 실태는 청소년들의 음료 섭취 패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3명 중 1명은 주 3회 이상 탄산음료를 마시고, 2명 중 1명은 단맛 음료를 정기적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큰 문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중·고등학생 모두에서 이러한 섭취 실태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와 달리, 우유를 하루 한 번 이상 마시는 청소년은 5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고당·고나트륨 식품에 익숙해진 식습관이 청소년 건강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성장기에는 뼈·근육의 발달, 면역력 강화, 두뇌 기능 향상을 위해 단백질, 칼슘, 비타민 A·B군 등 다양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하는데도 청소년들의 식습관은 정반대로 향하는 셈이란 지적이다.
청소년 식생활, '편식' 보다 위험한 '당식'의 시대
우유가 멀어진 배경에는 기호도의 변화도 한몫 차지한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2월 발표한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기반의 청소년 식생활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우유를 매일 마시지 않는 이유로 맛·기호도를 꼽은 청소년이 전체의 30%를 넘었다. 청소년들이 우유를 피하는 이유로는 '맛이 없어서'(17.4%), '다른 음료가 더 좋아서'(14.4%)라는 응답이 높았다. 이에 따라 우유가 아닌 당류 함량이 높은 탄산음료·액상커피 등의 음료로 손이 가는 주요인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워싱턴의과대학교에서 진행한 대규모 코호트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2캔 이상의 가당 음료를 섭취하는 젊은 층은 대장암 발병 위험이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장에 중요한 나이인 13~18세 청소년이 하루에 가당 음료를 1캔씩 더 마실 때 50세 이전에 '젊은 대장암'이 발생할 위험이 32%씩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처럼 청소년기의 식습관이 평생의 건강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우유'야말로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건강한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우유는 200㎖ 한 컵에 칼슘 250㎎을 비롯해 단백질, 비타민 A·B2·B12, 마그네슘 등 성장기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고루 갖춘 대표적인 '완전식품'이다. 한국영양학회 역시 청소년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 하루 2컵의 우유 섭취를 권장한다.
우유급식 학교의 청소년들은 성장기에 필요한 칼슘이 권장 섭취량의 약 70%를 채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급식 학교보다 20%가량 더 많은 양이다. /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우유급식생 칼슘 섭취량, 비급식생보다 20%↑
청소년기의 영양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제도적 대안으로 학교 우유급식이 주목받는다. 우유급식은 단순한 식사 보조 수단을 넘어, 건강한 식습관 형성과 영양 결핍 예방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김선효 공주대 교수가 진행한 '청소년의 학교 우유급식 참여와 영양 섭취와의 관련성 연구'에 따르면, 우유급식을 실시하는 학교의 학생들은 비급식 학교 학생들보다 칼슘 섭취량이 현저히 높았다. 남학생은 우유를 320㎎, 여학생은 240㎎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유급식 학교의 청소년들이 칼슘 권장 섭취량의 약 70%를 채운 수치로, 비급식 학교보다 20%가량 더 많았다.

또 학교 급식을 통해 우유를 마시는 청소년은 단백질·비타민 섭취량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우유가 전체적인 영양 균형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성장기 아이들이 평소 우유를 꾸준히 마시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학교 우유 급식이 큰 도움 된다. 아이의 키와 전반적인 신체 성장 발달에 우유의 풍부한 영양소가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며 "영양 균형이 맞지 않는 가공식품·패스트푸드를 많이 섭취하는 요즘 아이들이 우유 섭취를 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영양 균형을 맞추는 데 큰 도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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