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웰빙 연구 위해 미국 유학 가는 전남 으뜸인재 정서영씨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고령 근로자 신체적, 정신적 건강 증진 방안 연구 계획
지역 후배들을 위한 학업, 유학, 연구 과정에서의 노하우를 전하는 멘토 역할도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끝나는 직장이 많아요. 하루 대부분을 머무르는 공간에서 다양한 분야의 상호 작용이 이뤄지죠. 조직 보스나 동료·팀과의 상호작용 뿐 아니라 조직 문화·풍토 등이 긴밀하게 연결돼 개인 삶에도 영향을 미치잖아요. 퇴근 이후에도 연결돼 있고요. 그래서 조직 내 구성원들인 직장인들의 심리·신체적 건강 증진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많아요.”
전남도의 ‘새천년 인재육성 프로젝트’의 ‘으뜸인재’로 선정, 올 가을학기부터 미국 미시간 주립대에서 산업 및 조직 심리학 분야 박사 과정을 밟는 정서영(26)씨의 관심사는 직장인들의 웰빙이다.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이 개인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는 만큼 직장 내 웰빙 연구는 건강한 삶을 지내기 위해 꼭 필요한 연구라는 게 정씨 생각이다.
그는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경험하고 탐구한 연구 사실을 보다 깊고 다양하게 진행시켜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석사 때 개발한 ‘세대친화적 조직문화 척도’로 세대 친화적 조직문화가 직무만족도 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지 연구했거든요. 그 때 조직 내 신뢰도나 업무 지식 등을 알려주는, 이른바 지식전파행동같은 조직 문화가 있을 경우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커지는 결과를 봤어요.”
MZ 세대와 ‘꼰대’ 세대 간 소통이 가능한 직장 분위기와 문화가 구성원의 웰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석사 과정 중 국내·외 여러 학과 교수들의 연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어요. 그 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업무 중 짧은 휴식이 수면의 질, 퇴근 뒤 운동 참여 등 신체적 건강에도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어요. 그래서 박사 과정 동안 다양한 웰빙 양상을 탐구해보고 싶어요. ”
다른 학과와의 공동 연구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경영·사회심리·의학 등 다양한 전공 교수들과 팀 코칭 형태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 미시간 주립대를 선택했다고 한다.
5년 가량 예상되는박사 과정 기간의 연구 계획도 빼곡하다.
우선적으로 고령 근로자들의 심리·신체적 건강 증진 방안을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정보통신 기술(ICT)과 관련된 고령 근로자의 적응력 등이 심리·신체적인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수면 패턴, 운동 시간, 혈압 등의 데이터를 통해 조사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령 근로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젊은 MZ 신세대들에 대한 업무 지도, 노화로 인한 신체적 피로도, 하루 업무량, 스마트기기 활용 과정에서의 매커니즘 등도 살펴볼 예정이다.
병원이나 위험물질 취급 시설에서의 불규칙한 근무 형태가 심리·신체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 등도 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싶다고 한다.
고령화 시대, 노인 부양으로 인한 부담이 직장인들의 회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은 바람도 내비쳤다.
“유연근무제나 기업의 사회적 돌봄에 대한 지원 방안 등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연구 결과로 이어진다면 직장인 웰빙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광양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로 대학간 뒤 석사 과정을 밟으며 논문 4편, 학술 발표 8건, 4건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을 실무 현장에 적용해볼 수 있는 해외 유학의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전남도 으뜸인재 육성사업에 대한 고마움도 크다.
그는 해외 유학 중 틈틈이 지역 출신 후배들에게 학업, 유학, 연구 과정에서의 노하우를 적극 전하는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전남지역의 청년 유출이 심각하잖아요. 신입사원들의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AI 면접, 텍스트 분석 등으로 기업 인재상에 맞는 인재 선발법을 개발하는 연구도 하고 싶습니다. 세대 친화적 조직문화 조성에 대한 연구도 신입사원들의 기업 적응을 돕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