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배터리 싹 잡는다' 논란의 전기차 화재, 결국 정부 칼 뽑았죠

사진 출처 = '현대차그룹'

지난 1일 인천시 청라 아파트에서 발생한 벤츠 EQE 350+ 전기차 화재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했다. 해당 사고로 아파트 5개동 480세대가 화재 피해를 입었고, 그을림, 부분소, 전소 등 피해 차량이 880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기차 포비아(공포증) 확산을 초기에 막겠다며, 관련 조처를 예고했다. 이 가운데 국회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를 자동차 제원표에 표기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해 추진하고 있다. 법원이 통과될 경우 작지 않은 파장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출처 = '현대차그룹'
사진 출처 = '현대차그룹'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발의해
배터리 제조사 공개하도록 추진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와 상품명 등 배터리 관련 정보를 차량 제원표에 포함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에 의해 그동안 제조사들은 차체 크기, 공차중량, 출력, 최대 토크, 연비 등의 정보가 포함된 제원표를 공개해 왔다.

이번 발의된 법안은 자동차 자기 인증 조항의 4조(자동차 제원 표시) 단서를 신설해, 제조 업체가 성능시험 대행자에게 배터리 제조사와 상품명이 포함된 자동차 제원을 통보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어 제조사가 공개될 경우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를 기피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화재 사고로 전소된 벤츠 EQE 350+ / 사진 출처 = '뉴스1'
벤츠 EQE / 사진 출처 = 'pattersoncheney'
배터리 정보 공개되고 있지만
중국산 배터리 불안감은 확산

사고 발생 이후 현대차, 기아, KGM 등 국내 업체를 비롯해 BMW, 볼보, 벤츠 등의 수입차 업체가 브랜드 내 전기차의 배터리 제조사를 이미 자발적으로 밝힌 상태이다. 특히 벤츠는 화재가 발생한 EQE 전 차종을 포함, 플래그십 전기 세단 EQS 등 전기차 약 80%에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드러났다.

배터리 제조사 정보가 공개되면서 벤츠뿐 아니라,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전반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볼보의 경우 현재 출시된 C40 리차지와 XC40 리차지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되어 있지만, 지난해 11월 공개되어 올해 말 출시가 예상되는 소형 전기 SUV EX30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의 자회사, 브렘트의 NCM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생산라인 / 사진 출처 = '현대차그룹'
벤츠 EQS 생산 라인 / 사진 출처 = '메르세데스 벤츠'
책임 소재 규명 명확히 한다
유럽에서는 이미 도입 예고해

일각에서는 실제 안전도 검증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에 무분별하게 공포증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법안 발의가 오히려 전기차 공포 분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한정애 의원은 ‘배터리 제조사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면 전기차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화재 등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규명이 명확해질 것’이라며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한편 유럽과 미국 일부 주에서는 2026년부터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소비자에게 배터리 제조사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하는 ‘배터리 라벨링 제도’ 도입을 예고한 상태이다. 이에 따라 제조사 정보뿐만 아니라 배터리 구성 물질, 전압, 용량 등의 세부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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