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창원 NC 원정에서 얻은 건 위닝 시리즈였지만, 잃은 건 팀의 미래와 현재였습니다. 2026년 4월 15일, KT 타선의 핵이자 지난해 신인왕 출신인 안현민 선수가 안타를 치고 2루로 달리던 중 오른쪽 햄스트링을 붙잡고 쓰러졌습니다. 같은 날, 최근 7경기 타율 0.522라는 미친 타격감을 선보이던 베테랑 허경민마저 왼쪽 햄스트링 통증으로 교체됐습니다. 정밀 검진 결과는 참담합니다. 안현민은 근육 내 출혈이 심해 4주 후 재검진, 허경민은 3주 후 재검진 소견을 받았습니다. 최소 한 달 이상은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 2명을 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주전들의 부상도 뼈아픈데, 그 공백을 메워줘야 할 백업 자원까지 부상 도미노에 휘말렸습니다. 허경민의 자리를 대신해 내야를 지켜주던 류현인 선수가 16일 경기 도중 슬라이딩 과정에서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 부상을 당했습니다. 류현인 역시 3주 후 재검진 판정을 받으며 KT 내야진은 그야말로 '텅 빈 상태'가 되었습니다. 핵심 타자 안현민의 33경기 연속 출루 행진도 이렇게 멈추게 되었고, KT는 공·수 양면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 세 명을 한꺼번에 잃는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이강철 감독은 특유의 무덤덤한 카리스마로 정면 돌파를 선언했습니다. 이 감독은 17일 키움전을 앞두고 "없으면 없는 대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씁쓸하지만 강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이 감독의 계산은 명확합니다. 주축들이 빠진 사이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가 반드시 반등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힐리어드가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면 상대 팀들이 장성우를 고의사구로 거르는 등 타선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KT는 배정대, 유준규, 오윤석 등 남아있는 '잇몸'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시즌 전체의 성패가 갈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정말 KT 팬들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입니다. 특히 안현민 선수는 지금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였고, 허경민 선수는 KT가 거액을 들여 데려온 이유를 성적으로 증명하던 중이었거든요.

이강철 감독의 "없으면 없는 대로"라는 말은 사실 팬들에게 던지는 안심의 메시지이자, 남은 선수들에게 던지는 강한 압박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소형준 선수가 건재하고 팀 타율 1위의 저력이 있는 만큼, 힐리어드만 제 몫을 해준다면 최악의 추락은 면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4주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깁니다. 과연 KT가 '부상 병동'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주전들이 돌아올 때까지 5할 승률을 지켜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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