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도 찾지 않는 울산의 역사·문화명소]울산 유일 보물 지정 불상인데…
(9)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
보호각 지붕 내려앉은채 방치
모텔촌 둘러싸여 부조화 지적
홍보 부족으로 지역민도 몰라
하루평균 관람객 10여명 그쳐
군 “안내판·보호각 정비 추진”
울산에서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불상인 ‘울주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도 지역민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 중 하나다.
울산 울주군 알프스온천4길 15에 위치한 울주 간월사지 석조여래좌상은 지난 1963년 1월21일 보물 제370호로 지정되는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곳이나 관리가 부실하고 홍보도 안돼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모텔촌에 둘러싸여 관리 부실
석조여래좌상은 지난 1997년 10월9일 울산시 기념물 제5호로 지정된 간월사지 내에 있다.
간월사지에는 석조여래좌상 외에도 금동불 2구, 기와, 토기, 자기류 등 다양한 유물이 발견된 금당지와 2019년 1월10일 울산시 유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된 남·북 삼층석탑이 있다.
그러나 일대의 난개발로 모텔촌에 둘러싸여 있으며, 석조여래좌상의 보호각 지붕이 내려앉아 임시방편으로 나무 대를 세워 지지한 상태다.
또 남·북 삼층석탑 주변에 둘러진 펜스는 녹슬어있는 등 역사적 가치에 비해 보존이 부실한 상태다.
지난 19일 찾은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간월사지. 간월사지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띈건 남·북 삼층석탑 뒤로 우뚝 솟아있는 모텔 건물들이었다.
울산에서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불상인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보호각에 가자 지붕이 내려앉아 임시방편으로 나무 대를 세워 지지하고 있었다.
석조여래좌상 뒤편 금당지에 있는 간월사지를 소개하는 안내판은 뿌옇게 더럽혀진 상태였으며 남·북 삼층석탑 주변에 둘러진 펜스는 녹슬어 있었다.
주말인 20일 오전 8시께 찾았을때는 문이 닫혀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한 관람객은 “문화재인데 펜스가 이렇게 녹슬때까지 두는게 맞느냐”며 “인근에 모텔이 너무 많아 부조화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관리인이 상주하고 있지만 석조여래좌상을 유지·관리하고 주변을 청소하는데 그쳐 보다 적극적으로 보존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울주군 관계자는 “우선 7월께 안내판을 정비하고 또 8000여만원을 들여 석조여래좌상의 보호각을 보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관람객 하루 평균 10여명에 그쳐
울산에서 보물로 지정된 유일한 불상인 높이 1.35m의 석조여래좌상은 어깨 부분이 약간 좁고 몸은 풍만하나 양감이 부족한 통일신라 말기 불상 조각의 양식적 특징을 잘 보여준다.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간월사지는 간월사의 터로,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1592년 임진왜란 시기 소실돼 1634년에 개축됐으며 이후 ‘언양현호적대장’의 기록으로 보아 19세기 말 폐사된 것으로 추정된다.
1984년께 이뤄진 발굴조사 결과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말에서 9세기 초 유물이 다수 확인돼 통일신라 말기 불교미술 연구의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남·북 삼층석탑도 8세기 신라석탑 양식을 따르고 있다.
2개의 석탑 모두 중앙에 커다란 문비를 두고 좌우에 문을 지키는 수호신인 권법형 금강역사를 새겨 넣었다.
그러나 많은 지역민들이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석조여래좌상 인근에 거주하는 이모(67)씨는 “석조여래좌상이 이렇게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건줄 몰랐다”며 “간월재, 간월폭포, 신불산 등 주변에 관광지들이 많은데도 석조여래좌상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석조여래좌상을 찾는 사람들도 근처 모텔 투숙객, 등산객 말고는 거의 못봤다”고 말했다.이에 석조여래좌상이 있는 간월사지를 찾는 관람객은 하루 평균 10여명에 그친다. 1년으로 봤을때도 5400여명에 불과하다.
장성운 울주문화원 이사는 “역사적으로 가치가 높은 장소인데도 불구하고 석조여래좌상을 많은 지역민들이 모르고 있어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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