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택시호출보다 배송·대리운전서 돈 더 번다

카카오택시 기사가 차량에 기댄 채 서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주력 사업 택시 호출 중개보다 배송과 대리운전 등에서 매출을 더 내고 있다. 택시 호출 중개 단일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매출 다변화 전략을 추진한 결과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300만명을 넘어선 카카오모빌리티의 앱 '카카오T'는 택시 호출뿐만 아니라 이동과 관련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종합 모빌리티 앱으로 성장했다.

8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물류·배송·세차·대리운전 등 신사업에 해당하는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의 매출 비중은 기존 주력 사업인 버스·택시·항공 중개 사업인 모빌리티 서비스를 올해 2분기에 역전한 뒤 지속해서 격차를 벌이고 있다.

3분기 라이프스타일 비중은 31.2%, 모빌리티 서비스 비중 29.8%를 기록했다. 신사업인 라이프스타일 비중이 1.5%p 더 크다.  올해 2분기 1.4%p에서 차이가 근소하게 커졌다. 3분기 매출은 라이프스타일 서비스가 1668억원, 모빌리티 서비스가 1590억원으로 앞섰다.

3분기에 라이프스타일 비중은 전년 동기 보다 3.8%p 늘어난 반면 모빌리티 서비스 비중은 1.5%p 줄었다. 물류, 배송 등 신사업의 영향력이 회사의 정체성이자 초기 성장 동력인 택시 중개 사업과 비견할 정도로 커진 모습이다.

/이미지 제작= 윤상은 기자
/이미지 제작= 윤상은 기자

택시 호출 단일사업 탈피는 필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2020년 단독 대표체제를 시작하 때부터 신사업과 글로벌 진출을 강조했다.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타공인 '택시 호출 플랫폼' 기업이었는데 '종합 모빌리티·기술 기업'으로 체질을 바꿔야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류 대표 체제에서 카카오T 플랫폼은 바이크, 주차, 대리, 퀵·배송, 항공, 전기자충전 등 서비스 항목을 추가하고 슈퍼앱을 지향했다.

종합 모빌리티·기술 기업으로 성장 방향을 잡은 한 이유는 국내 택시 호출이 시장이 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시장 점유율은 90% 이상으로 추정되지만 우버, 타다 등 경쟁사들의 존재감이 점점 커지는 중이다. 내수 시장에 머무는 한계도 있다.

또 택시 호출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는 사례가 많아 시장 인지도에 비해 매출 기여도가 낮은 편이다. 택시 중개 서비스는 크게 가맹택시와 일반 호출로 분류된다. 가맹택시는 차량 외관에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인 것을 표시하고 카카오T 호출을 전속으로 제공한다. 이 대가로 회사에 제공하는 수수료는 매출과 직결된다. 그러나 비가맹택시가 이용하는 일반 호출은 무료로 제공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전체 호출 중 가맹택시와 일반 택시의 비중을 공개한 적은 없지만, 시장에선 무료로 제공하는 일반 택시 비중이 약 90%인 것으로 추정된다.

물류·배송·세차·대리운전 중개 서비스 외에 주차와 광고 등 신사업도 매출 다변화에 기여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은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인프라로 구분된다. 전자는 서비스를 제공해 수수료를 받아 인식한 매출, 후자는 회사가 자산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한 결제금액 전체를 인식한 매출이다. 올 3분기 플랫폼 서비스는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했다. 이 중 물류·배송·세차·대리운전 중개 서비스가 지속 성장했다.

플랫폼 인프라 중 직영택시 및 주차사업, 주차운영솔루션, 공유자전거 사업이 매출 다변화에 기여했다. 이 사업에 해당한 모빌리티 인프라의 매출 비중은 34.5%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와 일반 택시 호출 중개 사업을 하면서 자회사 TJ파트너스를 통해 법인택시를 운영한다. 카카오T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공유자전거도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전거를 직접 매입해 제공한 서비스다.

광고는 전체 매출 중 비중은 작지만 꾸준히 수익이 확대됐다. 회사는 카카오T 플랫폼에서 노출하는 지면 광고, 택시 좌석 광고를 운영 중이다.

신사업 담당 자회사 지배구조 재편

회사는 신사업 확장 기반 매출 다변화 속도를 높이 전망이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이달 3일 카카오모빌리티는 1577 대리운전, 당일배송, 퀵배송을 제공하는 '케이드라이브'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다. 기존 케이드라이브는 카카오모빌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CMNP의 자회사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손자회사였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 관해 "대리운전 중개 사업 전반의 운영 효율성을 높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CMNP가 유상감자를 진행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529억원을 확보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콜센터 운영, 대리기사 관제 시스템 '콜마너' 인수를 위해 CMNP를 설립하고 수백억원을 출자했다. 이번엔 CMNP 경영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고 유상감자로 투자금을 회수한 조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유상감자 진행 뒤 사업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자회사의 자본금 규모 적정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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