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신분으로 정치활동’ 이규원 전 검사, 해임 취소 소송에서 패소

이규원 전 검사가 검사 재직 시절 조국혁신당에서 활동한 점 등을 이유로 해임 징계를 받은 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공현진)는 9일 이규원 전 검사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징계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일부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며 “인정되는 징계 사유만으로도 징계 처분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 일반 공무원에 비해 더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이 요구된다는 점, 이 전 검사의 위법행위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는 점, 해임 처분이 징계양정 기준을 벗어났다고 볼 수 없는 점, 검찰 직무 수행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및 검찰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 등 공익상 필요가 큰 점 등을 이유로 인정된 징계 사유만으로도 징계 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 3월 이 전 검사와 법무부 측에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는 내용의 조정안을 권고했으나, 이날 판결에선 법무부 측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불확실한 지위가 오래 이어지는 점을 고려해 해임 취소를 조정안으로 수용할 것을 양측에 제안했다. 그러나 이 전 검사와 달리 법무부는 이 조정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심리를 거쳐 이날 선고를 내렸다.
이 전 검사는 2024년 3월 법무부에 사표를 내고 조국혁신당 비례대표로 출마했으나 낙선한 뒤, 당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법무부는 이 전 검사가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사건으로 형사재판을 받는 점을 고려해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이 전 검사가 낙선한 뒤 복직명령을 어기고 당 활동을 이어가자, 법무부는 그해 11월 징계위원회를 열고 그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 해임은 최고 수준의 징계로, 3년간 변호사 활동이 제한된다.
법무부는 당시 이 전 검사가 현직 검사 신분으로 조국혁신당 대변인으로 활동해 정치운동 관여 금지 의무를 어겼다는 점을 해임 사유로 들었다. 또 김학의 전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김 전 차관 관련 진상조사단 허위 보고서 작성, 정당한 사유 없는 출근 거부도 사유로 꼽았다.
재판부는 이날 법무부의 해임 사유를 대부분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 전 검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복직명령에 불응해 직장이탈 금지 의무를 위반하고 검사의 신분으로 정치활동을 해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검사가 김 전 차관 별장 성 접대 의혹 조사와 관련해 유죄 혐의를 인정받은 부분도 징계사유가 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부분과 관련된 징계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도 “유죄 판결을 받은 부분과 관련해 검사로서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근무할 의무 및 체면이나 위신을 손상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위반해 징계 사유가 인정된다”고 했다.
김 전 차관 사건과 관련한 이 전 검사의 형사재판은 마무리된 상태다. 김 전 차관을 불법 출국금지했다는 혐의에 대해 이 전 검사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김 전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면담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고 언론에 내용을 누설한 혐의에 대해선 일부 혐의가 인정돼 대법원에서 벌금형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이 전 검사는 해임 처분을 받은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법무부의 위법한 징계 처분에 대해 법적 절차를 통해 그 허구성과 무도함을 밝혀내 공직자로서의 명예를 회복한 뒤 제 발로 걸어서 사직하겠다”고 했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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