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건전성 진단]④ '가계대출 바닥' 스카이, 부동산 일변도로 리스크만 키웠다

(사진=동지훈 기자)

스카이저축은행의 가계대출 규모가 해마다 줄어든 반면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어났다. 높은 수익을 기대하면서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을 늘린 것으로 풀이되는데, 오히려 건전성 우려만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 본점을 둔 스카이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66억원에서 39억원 빠졌다. 분기 순이익은 20억원에서 1억원으로 19억원 줄었다.

스카이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 경영공시를 내면서 "정기 결산 결과 영업실적 및 경영성과 면에서 전기에 이어 꾸준한 성장세를 시현함으로써 우량 저축은행으로서의 면모를 굳히게 됐다"고 자평했다.

스카이저축은행이 강조한 실적과 성과에서 가계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했다. 지난해 3분기 스카이저축은행 경영공시를 보면 가계대출금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43억원에서 24억원 빠졌다. 전체 대출채권 447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3%에 불과했다.

대출채권의 절반은 부동산 PF를 포함한 건설부동산 업종에 집중된다. 이 시기 스카이저축은행의 부동산 업종별 신용공여 현황을 보면 부동산 PF와 건설업 및 부동산업 신용공여액 합계는 2508억원이다.

항목별로 보면 부동산 PF 대출이 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824억원에서 약 20억원 줄었다. 건설업 신용공여액은 366억원이었으며, 부동산업 대출은 한도금액 1341억원을 넘긴 1338억원으로 업종별 신용공여액 중 가장 많았다.

현행 저축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은 신용공여 총액의 20%를 넘길 수 없다. 건설업, 부동산업 및 임대업 대출 한도는 신용공여 총액의 30% 이내다. 유예기간은 지난해 9월 13일부터 내년 9월 12일까지다. 스카이저축은행은 "업종별 신용공여 한도가 초과됐으나 유예기간 이내에 신용공여 한도를 준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종별 신용공여액을 가계대출과 비교하면 부동산 PF 대출은 42배, 건설업 대출은 가계대출 규모의 19배였다. 부동산업 신용공여액 규모는 가계대출의 70배에 달했다.

스카이저축은행의 가계대출과 건설부동산 신용공여액 차이는 서울에서 영업 중인 23개 저축은행 중에서 가장 컸다. 저축은행별 지난해 3분기 경영공시를 보면 민국, 푸른, DB 등 서울 내 다른 저축은행들도 가계대출보다 부동산 관련 대출을 많이 내주긴 했지만 스카이저축은행만큼 차이가 벌어진 곳은 없었다.

스카이저축은행의 대출 쏠림 현상은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했다. 스카이저축은행 결산공시를 보면 지난 2016년 말까지 111억원을 유지했던 가계대출은 이듬해부터 매년 10억~20억원씩 줄어들었다. 반면 부동산 PF 대출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00억~600억원대를 유지하다 2021년부터 상승곡선을 그렸다. 건설업 대출 규모는 지난 2021년까지 꾸준히 작아지다 이듬해 반등을 시작했다. 지난 2019년까지 조정기를 거친 부동산업 대출은 이듬해 838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1000억원 선을 돌파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고금리 장기화로 해석할 수 있다"며 "이런 양상이 지난 10여년간 나타났다면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나름대로 자체 판단에 기인했다고 봐야 한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부동산 경기가 극도로 나빠지기 직전까지 해당 업종의 대출을 늘렸다"며 "다른 대출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했을 텐데 부동산 PF 부실이 심화하면서 시기가 잘 맞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스카이저축은행의 작년 3분기 부동산 업종별 신용공여 현황에서 개선해야 할 점은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채권의 건전성 리스크다.

먼저 부동산 PF 대출채권의 건전성을 살펴보면 △고정 297억원 △요주의 485억원 △고정 22억원 등으로 나뉜다. 회수의문여신과 추정손실여신은 없다. 연체액은 22억원이며 연체율은 2.74%로 나타났다.

건설업 대출에선 요주의여신이 32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정여신과 회수의문여신이 각각 38억원, 5억원으로 집계됐다. 정상여신과 추정손실여신은 없었으며 연체액은 35억원, 연체율은 9.56%였다.

부동산업 대출의 정상여신도 제로였다. 요주의여신이 1253억원으로 압도적이었다. 이 밖에 고정여신이 75억원, 회수의문여신과 추정손실 여신이 1억원과 9억원으로 비교적 소액을 차지했다. 연체액은 134억원, 연체율은 10.01%로 부동산 업종별 대출에서 가장 높았다.

스카이저축은행을 포함한 2금융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유지 필요성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거론됐던 사안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말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의 영향으로 건설부동산업 연체가 꾸준히 발생하면서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달 금융안정보고서에도 "부동산업 등에 대출이 쏠리면 예금취급기관의 건전성이 부동산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영향받을 수 있다"면서 "부동산 업종 연체율의 상승 폭이 최근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동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