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원 추산 다단계 사기 코인업체 '공범' 몰린 조선일보

장슬기 기자 2024. 10. 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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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문체위 국감서 KOK 다단계 공론화…2년 째 수사 진척 없어
디지틀조선일보, 품질만족대상·기사형광고로 사기 피해 키웠다는 지적 나와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 K STADIUM 로고

다단계 가상자산 KOK 사기사건을 조선일보가 키웠다는 비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KOK의 자체 메인넷 'K STADIUM(케이 스타디움)'에 디지틀조선일보가 품질만족대상을 시상하고 K STADIUM을 홍보하는 기사형광고를 조선일보 지면에 실어 사기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2021년 12월 조선비즈가 KOK 고발기사를 썼고, 2022년 4월19일 K STADIUM이 오픈해 4월21일 IT조선이 이를 보도하자 187원(0.12달러)하던 코인이 9373원(7달러)으로 올라갔다. 다음달인 5월14일 KBS '시사멘터리 추적'에서 '대응자산 없는 암호화폐 발행은 사기'라고 방영을 했다. 5월28일 KOK 최상위 모집책이 유튜브에서 “어떤 방송은 의도를 갖고 악의적으로 하고 (중략) 어떤 언론사는 소비자만족대상을 주겠다, 이런 언론사도 있다”고 말했다. 한달 뒤인 6월30일 K STADIUM이 소비자 선정 품질만족 대상을 받았고 이날 조선일보 지면에 수상자들에 대한 기사형광고 등이 실렸다.

▲ 지난 2022년 6월30일 품질만족대상을 받은 K STADIUM 조선일보 기사형광고

KOK 사기사건은 피해자는 국내 90만명, 해외까지 180만명, 피해액은 4조원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사건이다. 진은자 KOK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 따르면 190명이 법적 대응을 진행했다. KOK 피해자들을 대리하는 이민석 변호사는 “KBS 보도를 보고 많은 피해자가 모집책들에 민형사를 통해 원금을 회수하려했는데 조선일보의 광고 때문에 많은 사람이 형사고소를 하지 않았고 원금도 회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양문석 의원은 “조선일보는 다단계 사기 코인업체의 공범”이라며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사과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품질만족대상은 디지털조선일보가 주최하고 조선일보·산업통상자원부·농림축산식품부가 후원했다. 이 상의 선정과정에도 의혹이 나왔다. 양 의원은 “후보선정 과정과 소비자 만족도 조사는 2월19일 전에 끝났다”고 하자 이 변호사는 “K STADIUM이 4월19일 오픈했는데 6월30일 품질만족대상을 받는데 어떻게 2개월 만에 상을 받냐”며 “소비자 리서치 기간이 4월15일이 만기라서 타임머신을 타기 전에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이민석 변호사(왼쪽)와 양문석 민주당 의원.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또한 이 변호사는 “KOK 최상위 모집책이 유튜브에서 (상을 주겠다고 찾아왔다고 말한 게) 5월28일인데 어떻게 한달 전에 상 받는 것을 알고 있냐”며 “KOK와 조선일보 측 커넥션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 변호사는 “모집책들도 KOK가 훌륭해서 상을 받았다고 사기를 쳤다”며 “단순 기사형광고 수준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2022년 6월30일자 조선일보 지면에는 품질만족대상을 받은 업체에 대한 기사(기사형광고)와 별도 전면광고가 실렸다. 조선일보는 K STADIUM을 홍보하는 기사형광고에서 “플랫폼에 참가하는 유저들은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하에 모든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들여다보며 커뮤니티 투자 거버넌스에 동참한다”며 “플랫폼 가치상승과 그에 따른 수익을 창작자/제작자, 유저 등 모든 참여자들이 기여도에 따라 공정한 나눔이 가능한 프로토콜 경제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실었다. 해당 광고에는 바이라인까지 달렸다.

▲ 2022년 6월30일 조선일보에 실린 품질만족대상 지면광고

민형배 민주당 의원도 관련 사안을 질의했다. 민 의원이 “조선일보와 계열사의 책임이 뭐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이 변호사는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과 형법상 사기 방조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주 금요일 KOK피해자들이 조선일보와 디지틀조선일보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2022년 5월14일 공영방송 KBS에서 KOK를 고발하는 방송을 해서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며 고소고발을 하려고 했는데 KOK 입장에서는 그걸 막아야했다”며 “KBS 정도의 위력있는 언론사를 막아야 했으니 이에 필적할 만한 언론사는 조선일보밖에 없어서 조선일보를 이용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질만족대상 수상 이후인) 2022년 7월 이후에도 많은 사람이 KOK에 돈을 넣었다”며 “조선일보 광고가 없었다면 투자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KOK 특별수사본부를 만들어 사기꾼뿐 아니라 조선일보와 KOK간 커넥션도 밝혀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울산지검에선 2년째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진은자 대표는 “KOK 최상위모집책이 미국에서 잡혔는데 보석금을 내고 카지노에서 피해자들 돈을 가지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전한 뒤 조선일보를 향해서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품질만족대상을 취소해달라”고 했다.

▲ 7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진은자 KOK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사진=국회방송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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