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합격vs과락’…소방공무원 면접은 ‘복불복’?

최혜림 2024. 10. 2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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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위해, 하다못해 동아리 활동을 위해서라도 누구나 면접을 본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겁니다.

면접 점수가 만점의 절반을 넘지 못하거나, 시험위원 2명 이상이 면접 요소 중 어느 한 부분에서 40% 미만의 점수를 주면 그대로 탈락입니다.

이번 소방공무원 시험 면접은 150점 만점이니, 총점이 75점을 넘지 못하거나 시험위원 2명이 어느 한 요소에서 2점을 줬다면 과락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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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위해, 하다못해 동아리 활동을 위해서라도 누구나 면접을 본 경험이 한 번씩은 있을 겁니다.

단번에 합격한다면 좋겠지만, 탈락했단 통지를 받으면 자연스레 '왜 떨어졌을까', '무엇을 잘못했을까' 궁금증이 들기 마련입니다.

특히나 면접 결과가 석연치 않을 때는 더욱 나의 점수가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지원자에게 친절하게 점수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지난 2월 진행된 소방청의 '경기도 소방 관련학과 여성 공무원' 채용 시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2개 장소로 나눠 치러진 면접...한쪽에 합격자 몰려

소방청의 소방공무원 시험은 공개경쟁과 경력경쟁 등 전체 1,683명을 뽑는 대규모 채용이었습니다.

이 중 경기도 소방관련학과 여성 공무원은 15명을 뽑는데, 27명이 응시했습니다.

1차 필기시험과 2차 체력 시험을 거친 이들은 3차 면접에서 2개 장소로 나뉘어 면접을 봤습니다.

A 면접장에 13명, B 면접장에 14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나온 결과는 다소 의아했습니다.

A 면접장에 들어갔던 응시자들은 모두 합격했는데, B 면접장에 들어갔던 응시자들은 2명만 붙고 나머지는 모두 탈락한 겁니다.


■ 최종 탈락도 아닌 '면접 과락'이 50%...일반적인 비율 웃돌아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문제해결 능력, 의사소통 능력 등 5가지 면접 요소에서 점수를 절반 이상 받고도, 앞선 시험 점수까지 합산했을 때 다른 지원자에 비해 총점이 낮은 경우, 최종 탈락입니다.

또 다른 탈락 유형은 과락.

면접 점수가 만점의 절반을 넘지 못하거나, 시험위원 2명 이상이 면접 요소 중 어느 한 부분에서 40% 미만의 점수를 주면 그대로 탈락입니다.

이번 소방공무원 시험 면접은 150점 만점이니, 총점이 75점을 넘지 못하거나 시험위원 2명이 어느 한 요소에서 2점을 줬다면 과락이라는 겁니다.

앞선 시험들과 점수를 합산해 볼 기회도 없이, 면접 단계에서 떨어지는 유형입니다.

일반적으로 과락의 비율은 높지 않습니다.

이번 소방공무원 채용공고에서 공개채용 면접과 경력 채용 면접에 응시한 인원은 모두 2천795명.

그중 과락을 받은 지원자는 120명으로, 비율로 보면 약 4% 수준입니다.

그런데 경기도 여성 채용에서만 12명, 비율로는 절반에 가까운 과락이 나온 겁니다.


■ "면접관 후보만 313명...면접관에 평가 일임"

소방청은 해당 면접에 대해 "면접 심사는 면접 위원의 고유 권한으로 기관에서 평가 결과에 관하여 개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면접관 후보 313명 중 3명씩을 골라 각 면접장에 배치했고, 서로 연결 고리가 없도록 배정했단 것.

"면접 심사는 면접 위원의 전문적 판단과 도덕적 양심에 평가를 일임해 결과의 정당성이 보장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 깜깜이 면접 점수가 근본적 문제..."이의제기 창구 마련 시급"

한쪽으로 합격이 몰린 면접 결과도 의문스럽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수험생들이 결과를 깜깜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탈락한 수험생들이 소방청에 자신들의 면접 점수를 공개해달라며 정보공개 청구를 했지만, 소방청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실제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는 '감사, 감독, 검사, 시험, 인사관리에 관한 사항'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는 공무원 면접시험의 점수를 공개하도록 권고했습니다.

채용 비리를 방지하는 동시에, 탈락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재기의 기회를 주겠단 겁니다.

이렇듯 공정한 채용을 위해 면접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 응시자의 실력보다 어떤 면접관이 있는 방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복불복 시스템"이라고 지적하며 "수험생들이 공정한 심사를 받은 것인지 확인할 수 있고, 이의제기할 수 있는 창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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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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