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대출해 드립니다, 토종 작물을 지키는 씨앗도서관

씨앗을 책처럼 빌렸다가 다시 반납할 수 있는 씨앗도서관. 지역마다 특색을 지닌 토종 작물을 보전하고 확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운영 중이다.

책을 빌리듯 씨앗을 대출할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빌린 씨앗은 집으로 가져가 직접 흙에 심어 정성껏 키우면 된다. 식물을 재배한 후에는 씨앗을 다시 반납하는 것까지가 씨앗대출 프로그램의 과정이다.
전국씨앗도서관협의회 박영재 대표는 과거 생협에서 일하며 어린이집에 친환경 농산물 식재료를 유통하는 일을 했다. 자연스레 친환경 농업에 눈을 뜨게 되었고 스스로 농부가 되었다. 농사를 하면서는 토종 종자를 연구하는 ‘토종씨드림’에서 토종 씨앗을 수집하고 증식하는 활동을 했다. 전국의 시골집을 다니며 마을 어르신들께 토종 씨앗을 얻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던 중, 수집한 씨앗은 해당 지역 내에서 기르고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지역에 따른 토양, 기후 등의 변화에 따라 작물의 상태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그렇게 토종 씨앗의 지역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보통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씨앗도서관을 떠올리게 되었다. 2015년 수원시 기후변화체험교육관에 수원씨앗도서관을 개관한 이후로 현재는 전국 15곳에서 씨앗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으며 40개의 지역에서 개관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수집한 토종 씨앗은 8,000여 종, 그는 수원에 직접 채종밭을 일구며 품종을 관리하고 있다.
씨앗에 담긴 역사를 공부하고 옛 이름을 찾아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에도 많은 시간을 쏟는다. 작물마다의 고유한 전통 지식을 알리는 것은 곧 역사·문화적 자산이 되며 토종 종자를 지키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서울식물원과 함께하는 씨앗도서관 Q&A

Q. 씨앗도서관의 설립 취지 및 운영 목적 등은 무엇인가

서울식물원에서 수집한 씨앗을 활용해 정원식물 및 토종작물 등 다양한 씨앗의 보급 및 확산을 위한 씨앗 보급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민들에게 토종씨앗, 야생식물 등 식물유전자원의 중요성을 알리고 보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목표다. ‘씨앗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씨앗을 공유해 정원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Q. 씨앗을 대출하는 방법은

씨앗도서관을 찾는 시민 누구나 대출 대장 작성 후 이용할 수 있다. 1인 1개의 씨앗봉투(약 1g, 씨앗 3~10립)가 제공된다. 재배 후 씨앗을 반납하면 다시 다른 종류의 씨앗을 빌릴 수 있다.

Q. 반납이 어려울 경우에는

반납이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앞서 말했듯 추가적으로 씨앗 대출을 이용하려면 반납을 해야한다. 씨앗으로 반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씨앗을 심고 기른 사진 등 재배기록으로 대체할 수 있다. 또한 시민들이 보유하고 있는 씨앗도 기증받고 있다. 기증한 씨앗은 또 다른 시민에게 대출해 주고 있다. 반납이나 기증 실적에 따라 더 많은 종류의 씨앗을 빌리는 것도 가능하다.

Q. 서울식물원 씨앗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토종 작물의 중요성, 재배 정보, 채종 방법 등에 대한 전문가 강연회를 주기적으로 진행해 시민들에게 토종 씨앗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 향상을 돕고 있다.
서울식물원을 찾는 시민들 중에 씨앗도서관에 대해 잘 모르고 지나치는 분들이 아직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씨앗을 주제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기획 전시를 통해 씨앗의 아름다움과 형태적 특징을 교육하고 있다. 현재는 향신료와 자이언트플라워 조형물을 전시 중이다. 또한 서울식물원에서 직접 토종작물 채종포를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토종 씨앗을 보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토종씨앗의 수집과 보급을 위해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에 교류를 추진할 예정이고, 여러 종류의 씨앗 전시와 보급을 위해 유전자원수집을 지속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취재협조_ 서울식물원 www.seoul.go.kr
취재_ 조재희 | 사진_ 서울식물원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5년 5월호 / Vol. 315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