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읽고 싶은데”… 점자공보물 턱없이 부족

정선아 2026. 5. 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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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사각지대 놓인 장애인들

인천 광역의원 등 후보 14.4% 제작
기초자치단체장까지만 의무 적용
선관위 “각 정당 판단 따라 제출”

27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점자공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우리 동네의 일꾼을 뽑는 선거인데, 시각장애인들은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도 알기 어렵죠.”

노창구(53) 인천시각장애인연합회 회장은 “종이로 된 선거 공보가 속속 가정으로 배달되고 있지만, 점자로 표기된 공보는 많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에겐 무용지물”이라며 “주변 지인들을 통해 알음알음 후보들에 대한 정보와 공약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했다.

6·3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인천지역 광역·기초의원 지역구 후보의 14.4%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인천지역 11개 군·구 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종합하면, 인천시의원 지역구 후보 80명 중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한 후보는 19명뿐이었다. 인천 기초의원 지역구 후보 중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한 후보는 17명으로, 전체 후보 170명의 10%에 불과했다.

공직선거법은 시각장애를 가진 유권자도 후보의 인적사항과 공약 등을 검증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후보들이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하도록 정하고 있다.

후보는 관련 정보를 점자로 표기한 책자나 기존 선거 공보에 음성파일·점자 등으로 출력되는 인쇄로 접근할 수 있는 바코드를 삽입해 선관위에 제출해야 한다.

27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점자공보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6.5.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하지만 점자형 선거공보 제작 의무는 대통령, 국회의원, 교육감, 광역·기초자치단체장 후보에게만 적용된다. 점자형 공보를 제작하는 데 드는 비용은 일반 선거비용과 달리 득표와 관계없이 국가가 전액 보전해주지만, 제작 의무가 없는 광역·기초의원 지역구 후보들은 점자형 공보 제작에 소홀한 상황이다.

광역·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들은 소속 정당이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해 선관위에 제출했다. 인천 기초의원 선거에 비례대표 후보를 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무투표 선거가 치러지는 군·구를 제외한 모든 곳에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해 제출했다.

인천시의원 비례대표 후보를 낸 11개 정당 중 2곳은 점자형 선거공보를 만들지 않았다. 점자형 선거공보를 제작하고도 일부 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만 제출한 사례도 있었다.

영종구 유권자는 9개 정당의 점자형 선거공보를 받은 반면, 계양구 유권자는 7개 정당의 공보만 받은 이유다.

인천 한 선관위 관계자는 “각 정당의 판단에 따라 일부 선관위에만 점자형 공보를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선아 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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