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미국 주택시장의 성수기가 본격화되는 지난달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월 기존주택 판매는 전월 대비 5.9% 감소한 402만건(계절조정 연율 환상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13만건도 크게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 줄었다.
미국 전역에서 전월 대비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미국에서도 집값이 높은 서부 지역에서는 9% 이상 줄었다.
이번 통계는 3월 기준 완료된 거래를 집계한 것으로 실제 계약은 1월과 2월에 체결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기간 동안 모기지 금리는 7%를 넘었고 2월20일 이후에 7% 아래로 떨어졌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모기지 금리로 인해 주택 구입 여력이 약화되면서 3월에도 주택 매매가 부진했다”며 “현재 주거 이동성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데 이는 경제적 이동성도 제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내 주택 판매는 줄었지만 매물은 늘고 있다. 3월 말 기준 시장에 나온 매물은 전년 대비 약 20% 증가한 133만채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약 4개월치 공급량으로 구매와 판매 수요 간 균형이 잡힌 것으로 간주되는 6개월치에는 못 미친다.
판매가 감소하는 가운데 매물 증가로 집값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기존주택의 중간 가격은 40만37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3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치지만 전년 대비 상승률은 2.7%에 그쳐서 작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택 가격 상승폭은 작년 12월 이후 점차 감소하고 있다.
윤은 “주식과 채권 시장과는 달리 주택을 통한 가계 자산이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료에 따르면 미 부동산 자산 총액은 52조달러에 달하며 집값이 1% 오를 때마다 가계 자산에 5000억달러 이상이 추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체 구매자 중 생애 첫 주택 구입자는 32%를 차지해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역사적 평균치인 40%에 못 미쳤다. 현금 구매 비중은 1년 전의 28%에서 26%로 줄었고 투자자 비중은 15%에 유지됐다.
NAR에 따르면 지난달 중도 계약 취소 사례는 증가했다. NAR은 이달에도 주식시장 변동성이 이어지면서 취소 비율이 더욱 늘어날 수 있는 만큼 향후 주택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고 진단했다.
네이비페더럴크레딧유니언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는 “3월 수치도 나쁘지만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높은 집값과 금리에 더해 관세로 인해 가구 및 인테리어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과 고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가중되면서 많은 가정이 지출을 줄이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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