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라이벌? 뭐 어때”…한일전 벌이던 두 맞수, 여기서 손 잡았다는데
현대차·도요타 공동 개최
레이싱페스티벌 동반 참석
수소·전기차 앞서가는 현대
고성능차 기술 가진 도요타
양사 협력 논의 본격화될듯
현대차는 토요타자동차와 함께 오는 27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함께 행사장을 찾는다. 두 사람의 만남은 올해 3월 정 회장이 일본 아이치현 소재 토요타자동차 본사에 초청받아 회동한 데 이어 두번째다.
두 회사의 협력이 성사된 배경에는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 두 사람의 캐릭터가 크게 작용했다.
정 회장은 파격적인 사고방식과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정확하게 포착해내는 능력으로 현대차그룹의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대 초반부터 현대차그룹의 수소차와 전기차 투자를 진두지휘했고, 2020년 회장으로 취임한 후에는 로봇과 도심항공교통(UAM) 기술을 보강하며 현대차그룹을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프론티어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특히 3세 경영인 답지 않은 추진력은 창업주인 정주영 회장을 빼닮았다는 평가다. 국내외 영업망을 관리했던 현대차 전 임원은 “의사결정이 빠르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직원에게 떠넘기지 않는다는 점이 최대 강점”이라며 “지금 현대차 직원들은 ‘우리가 글로벌 프론티어다’란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말했다. 최근에 북미 자동차 시장의 강자 GM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것도 이같은 자신감이 바탕이 깔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현대차와 토요타자동차가 수소차와 전기차, 그리고 고성능차 분야에서의 협력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본다. 수소차와 전기차 같은 미래차 분야에서는 현대차가 기술 우위에 있는 반면 고성능차를 제작하는 기술은 여전히 토요타가 한발 앞서 있기 때문에 양사의 협력은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를 연료로 모터를 작동시키는 수소연료전지차는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기술과 경험을 갖고 있고, 전기차는 최근 선보인 아이오닉 5 N을 통해 기술적 완성도가 높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레이싱팀(가주레이싱)이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수차례 우승했고, 르망24시 우승, 포뮬러원(F1) 참여와 엔진공급까지 화려한 이력을 갖춘 토요타자동차의 고성능차 개발 기술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성능차인 ‘마그마’ 출시를 준비중인 현대차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란 해석이다.
두 회사가 향후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표준을 공동개발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한 액체수소 전문업체 대표는 “액체수소는 사용량이 미미하기 때문에 아직 국제적인 기술 표준이 없다”며 “세계 1위와 3위 자동차 회사가 수소의 충전 압력, 수소 주입구의 규격에서 통일된 규격으로 만들어 선점한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회사가 서로에게 원하는 바는 이번 페스티벌에 전시하는 차량 구성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는 행사장에 부스를 설치해 과거 포니 쿠페의 디자인에 수소연료전지를 결합한 고성능차 ‘N Vision 74’와 미국 ‘파이크스 피크 힐클라임’에 출전해 양산형 전기 SUV 개조 부문 신기록을 달성한 ‘아이오닉 5 N TA 스펙’을 전시한다.
토요타자동차는 레이싱 부스에서 액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액체 수소 엔진 GR 코롤라’와 일본 만화 ‘이니셜D’에 등장해 유명한 ‘스프린터 트레노(Sprinter Trueno)’ 기반의 수소 콘셉트카 ‘AE86 H2 콘셉트’를 선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가 최근 GM, 웨이모 등과 협력 관계를 공격적을 맺고 있다”며 “이번 토요타자동차의 협력은 퍼스트 무버 끼리의 만남이란 측면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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