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항생물질에서 얻은 영감으로 내성 해결한다
차세대 항생제 항균 펩타이드, 독성·안정성 한계
항균 펩타이드의 양친매성 모방한 새로운 항생제 개발

국내 연구진이 생물이 가진 천연 항생제인 항균 펩타이드의 장점을 모방해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했다. 이 물질은 단독으로 강한 항균력을 가지는 것은 물론 기존 항생제와 함께 사용할 수어 활용 범위가 넓다.
방정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바이오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과 신송엽 조선대 의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이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세균)에 쓸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발표한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개발되는 항생제는 감소하고 있다. 2021년 항생제 임상 3상시험은 27건이 진행돼 2017년 31건보다 4건 줄었다. 2017년 이후 새롭게 승인된 항생제는 12개에 그치며 이중 10개는 이미 박테리아에 내성을 가진 항생제와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생물에서 추출한 항균 펩타이드가 주목받고 있다. 항균 펩타이드는 아미노산 50개 미만으로 이뤄진 물질로 꿀벌의 멜리틴이 대표적이다. 멜리틴은 항생제 내성균에도 강한 항균력을 갖지만 독성이 크고 쉽게 분해되고 비싼 가격으로 사람에게 직접 사용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항생제는 항균 펩타이드처럼 물과 기름 모두에 녹는 양친매성을 가진 저분자 화합물로 독성이 적고 안정적인 구조를 갖다. 대량 생산도 할 수 있어 기존 합성 항생제를 대체할 차세대 신약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연구진은 항균 펩타이드의 장점만을 모방해 새로운 항생제를 만들었다. 물에 잘 녹는 구아니딘, 아민 작용기와 물에 녹지 않는 아다만틴 작용기를 연결해 항균 펩타이드와 마찬가지로 양친매성을 갖도록 설계했다.
새롭게 개발한 화합물은 이미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에도 강한 항균력을 보였다. 또 항균펩타이드와 달리 인체의 단백질 분해 효소와 혈청에도 효과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박테리아가 항생제 내성을 갖는 주요 원인이 생물막의 형성을 억제하고 이미 만들어진 생물막을 제거하는 효과도 나타났다. 단독으로 항생제로 사용할 수도 있으면서 기존 항생제와 함께 항생보조제로 사용하면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실험 결과다.
방 책임연구원은 “생물에서 유래한 항균 펩타이드를 모방해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했다”며 “세균과의 전쟁에서 또 하나의 생존 전략을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항생제 국제 저널’에 지난 달 5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International Journal of Antimicrobial Agents, DOI: https://doi.org/10.1016/j.ijantimicag.2023.106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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