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판사·의사로 키운 ‘이 아빠’...27년간 하루도 안 쉬고 청소부로 일해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ddoku120@mk.co.kr) 2024. 10. 25. 11: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한 남성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2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면서 자녀를 판사, 의사, 엔지니어로 키워내 화제다.

2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31년 전 일자리를 찾아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아부 바카르(70)는 말레이시아의 언론 매체 '쿠알라룸푸르의 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31년 전 일자리를 찾아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아부 바카르(70). [사진 = 말레이시아의 언론 매체 ‘쿠알라룸푸르의 사람들’]
말레이시아에서 청소부로 일하는 한 남성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27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면서 자녀를 판사, 의사, 엔지니어로 키워내 화제다.

23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31년 전 일자리를 찾아 말레이시아로 이주한 아부 바카르(70)는 말레이시아의 언론 매체 ‘쿠알라룸푸르의 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말레이시아에는 취업 기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을 두고 홀로 이주를 결심했다. 다른 사람들이 주저하는 일도 기꺼이 하고 싶었다고 했다.

바카르는 일주일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다. 휴가나 병가도 쓰지 않았다. 수십년동안 단순한 일상을 일관되게 유지했다고 한다.

그는 “매일 아침 일어나 샤워하고 아침을 먹은 후 직장으로 출근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가족과 통화를 한 후 휴식을 취한다”며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매일 똑같다. 여기서 좋은 친구들도 몇 명 사귀었다”고 했다. 그가 일했던 쇼핑몰 클랑 퍼레이드는 2018년 클랑에서 가장 깨끗한 공공화장실을 갖춘 쇼핑몰로 선정됐다고 한다.

그는 수입 대부분을 자녀들의 교육비와 생활비 지원을 위해 방글라데시로 보냈다. 그의 월급은 따로 공개되지 않았고, 월급 외에 수입이 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취업 웹사이트 ‘인디드(Indeed)’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청소부의 평균 월급은 약 1640링깃(약 52만원)이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 사는 4인 가족은 임대료를 제외하고 매달 생활비로 약 1200달러(165만원)를 쓴다. 바카르가 하루도 쉬지 않고 돈을 벌었지만, 그의 월급만으로는 방글라데시 일가족이 생활하는 데는 부족한 셈이다.

바카르는 말레이시아로 떠나온 이후로 고향을 방문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가 떠날 당시 가장 어린 자녀였던 다섯째 아들이 불과 생후 6개월이었다. 그는 “가족이 그립다. 가족들도 저를 그리워하지만, 제가 한 모든 일은 제 아이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바카르의 노고는 곧 결실이 됐다. 그의 딸은 판사가 되었고, 두 아들은 각각 의사와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올해 12월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는 “드디어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된다. 두 손주를 처음으로 만나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사연은 소셜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한 현지 누리꾼은 “정말 놀라운 롤모델이다. 그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그를 이 모든 세월 동안 지탱해 주었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도 “노동의 존엄성을 절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들은 자신의 손으로 가족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건설했고, 모든 사람의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삶을 안타까워하는 이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내가 판사, 의사, 엔지니어였다면 오래전에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왔을 거다. 어떤 부모도 자녀의 성공 때문에 고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지방 당국과 그의 고용주는 그에게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권리를 빼앗았다. 그는 휴식을 취해야 했다” “27년동안 매일 일했다는 것은 사실상 노예처럼 일했다는 말과 다름없다. 노동자의 복지와 권리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