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임현빈 역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었던 배우 여현수.
당시 이병헌과의 투샷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 여현수가 어느 날 갑자기 연기를 그만뒀다. 드라마 처용2 이후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2016년, 그는 돌연 SNS에 은퇴 선언을 올렸다.

배경엔 가족이 있었다. 둘째 딸이 태어난 직후, 그는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시 고민하게 됐다.
"웃고 있는데 옆구리가 시리더라"는 표현은 그 시기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배우로서의 불확실한 수입은 육아와 교육, 삶의 설계를 담보할 수 없었다. 더 늦기 전에, 그는 전직을 결심했다.

선택한 새로운 직업은 재무설계사. 연봉 상위 직업군을 검색하다 우연히 발견했고, 바로 보험사를 찾아갔다.
예상대로 회사의 반응은 차가웠다.
“장난치는 줄 알았죠.” 하지만 여현수는 진심이었다. 연예인이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이 되겠다는 결심이었다.

재무설계사로서 첫 해, 그는 누구보다 치열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교육을 받고 밤 12시에 귀가하는 생활이 반복됐다.
SNS에 전화번호를 공개하며 “앞으로 재무 상담을 받고 싶은 분은 연락주세요”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되돌아갈 길을 끊는 다짐이었다.

결과는 놀라웠다. 데뷔 2년도 안 돼 메트라이프에서 부지점장에 올랐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고객에게 연예인 출신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17년 연기만 하던 사람이 갑자기 와서 보험 얘기하면 누가 믿겠어요?”라며 웃었지만, 그 안엔 진심이 묻어 있다.

최근 라디오스타와 은밀한 뉴스룸에 출연하며 오랜만에 방송 무대에 섰다.
재무설계사로 전직한 이후 첫 예능 출연이었다.
프로그램에서는 그가 체중 100kg까지 불었다는 고백도 있었고, 배우 현영을 교과서 삼아 공부했다는 에피소드도 공개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끌었던 건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10주년 상영회에 참석해 밝힌 이병헌과의 비하인드.
“이병헌 선배는 촬영장에서 늘 감독님과 토론을 나누는 진짜 프로였어요.”
뉴질랜드에서 촬영된 엔딩 장면은 다섯 번이나 뛰어내려야 했고, 공포증이 있었던 자신은 발버둥을 치며 촬영을 마쳤다고 한다.
“감독님은 우아하게 떨어지라고 하셨지만, 전 롤러코스터도 못 타는 체질이에요.”

아직도 이병헌에게 고마움과 존경심을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뵙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기억은 여전히 마음 한켠에 따뜻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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