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정의선 회장의 '인도 승부수'가 결실을 맺고 있다.

▶▶ 1분기 역대 최다 판매 달성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 인도에서 총 22만9,12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전년 동기(22만5,686대)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15만3,550대로 마루티에 이어 2위, 기아가 7만5,576대로 6위에 올랐다.
특히 기아는 2019년 8월 인도 진출 이후 분기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양사의 현지 시장 점유율은 현대차 13.0%, 기아 6.4%로 합산 19.4%에 달했다.
▶▶ SUV 전략이 성공 비결
현대차·기아의 판매 증가는 현지 전략형 모델과 SUV가 주도했다. 올해 1분기 양사의 SUV 판매량은 전체 판매량의 80%인 18만1,758대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 인도법인은 FY25 인도 내수 판매 중 68.5%를 SUV가 차지하며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더욱 확대됐다.
차종별로는 현대차의 크레타가 4만8,449대 판매돼 현대차·기아의 베스트셀링 모델이 됐다. 크레타는 2015년 7월 출시된 첫 현지 SUV 모델로, 개발 단계부터 인도 시장을 겨냥해 제작됐다. 이 밖에도 현대차 베뉴(3만1,195대), 엑스터(1만7,330대), 기아 쏘넷(2만2,497대), 셀토스(1만9,441대), 카렌스(1만6,352대) 등이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월 인도에서 판매를 개시한 기아의 콤팩트 SUV 시로스가 1만5,986대 팔리며 흥행을 견인했다.
▶▶ 철저한 현지화 전략
현대차그룹의 인도 시장 성공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다. 인도의 사회, 문화, 환경, 도로 등을 반영한 전용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크레타는 차로가 좁은 곳이 많다는 점을 감안한 소형차이지만, 가족 구성원이 많은 인도 특성을 고려해 5명까지 여유 있게 탈 수 있도록 실내 공간을 설계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는 인도 전역에 서비스망과 고객 멤버십 서비스를 확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중차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 전동화로 미래 시장 선점
현대차그룹의 다음 전략은 '전동화'다. 인도 시장의 전기차 판매량은 아직 전체의 2% 수준이지만, 2030년에는 30%로 증가해 연간 150만대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는 올해 인도 시장에 크레타 일렉트릭을 출시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의 타룬 가르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인도 내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4~5년 안에 승용차 부문에서 EV 점유율이 12~13%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2030년까지 5종의 전기차 모델 라인업을 인도 시장에 전개할 계획이며, 전국에 600개의 공공 급속 충전소를 설치하여 전기차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일 예정이다.
▶▶ 생산능력 확대로 성장 가속화
현대차그룹은 인도에 2025년까지 150만대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3년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 공장을 인수했고, 연산 20만대를 목표로 올해 하반기 가동을 준비 중이다.
또한 현대차 인도법인(HMIL)은 지난해 10월 현대차 해외 자회사로는 처음으로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CEO는 지난 3월 인도를 방문해 "인도는 현대차 글로벌 전략의 핵심 시장이며, 세계적 수준의 자동차 제조 및 수출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미래 성장 동력 확보
현대차·기아는 인도 공과대와 현대 혁신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인도에 특화된 마이크로모빌리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인도 배터리 전문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도 전용 전기차 모델에 현지 생산 배터리 탑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철저한 현지화와 전동화 전략을 통해 인도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서의 '트럼프발 관세전쟁' 우려 속에서도 인도에서의 선전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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