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해외사업 드라이브' 수년째 제자리...마진 부담만 심화

오뚜기 대풍공장 전경 /사진 제공=오뚜기

오뚜기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외치며 미국 공장 건설과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해외 매출 비중은 삼양식품, CJ제일제당 등 경쟁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핵심 시장인 미국법인 매출은 오히려 역성장했고 투자 확대로 영업이익도 흔들리고 있다. 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성과는 정체되면서 마진 압박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해외 매출 비중 4년째 10% 벽

오뚜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2961억원으로 전체의 10.66%를 차지했다. 2022년 10.26%를 기록한 뒤 2023년 9.63%, 2024년 9.79%를 거쳐 다시 10%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정체돼 있다.

경쟁사와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4.2%, CJ제일제당은 50.1%에 달한다. 농심도 4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삼양의 8분의1, CJ제일제당의 5분의1 정도에 그친다.

해외 매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법인은 오히려 역주행하고 있다. 오뚜기 미국법인의 매출은 2023년 1044억원에서 2024년 858억원으로 18%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717억원을 기록해 2023년의 정점 대비 31% 급감했다. 미국법인은 오뚜기 전체 해외 매출의 약 24%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반면 베트남법인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689억원으로 2024년의 연간 841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설비투자 급증했지만 성과는 미흡

오뚜기는 2027년 미국 공장 완공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 지역에 라면과 소스, 간편식을 생산할 공장 부지를 확보한 뒤 현재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 규모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유형자산 취득액은 2022년 949억원에서 2023년 1241억원, 2024년 1841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전년동기(1158억원) 대비 11% 늘어난 128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개척비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42억원으로 2023년 연간(8억원)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마케팅과 물류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매출 성과로는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투자 확대와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579억원으로 전년동기(1984억원) 대비 20.4%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 단독으로는 전년동기 대비 12.9% 줄어든 553억원을 나타냈다 .

2024년 연간 영업이익은 2220억원으로 2023년(2549억원)보다 12.9% 감소했다. 원가 부담에 판매관리비까지 늘며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미국 공장이 가동되는 2027년까지는 투자 부담과 관세 리스크로 마진 압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미국 공장은 현재 부지를 마련한 단계”라고 밝혔다. 이에 공장 가동 전까지는 관세 리스크에서 자유롭기 힘든 상황이다.

이경신 아이엠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비부진의 영향에다 인건비 및 판매 관련 비용 집행으로 마진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의 경우 미국 및 베트남 중심의 성장이 긍정적이나 시장개척 목적의 비용투입으로 단기 마진 레벨에 대한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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