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오픈 결승, 김가은 vs 박가은…한국 선수끼리 트로피 다툰다

대한민국 여자단식 1번 시드 김가은이 2026 마카오오픈(BWF 월드투어 Super 300) 준결승에서 중국의 한첸시(4번 시드)를 세트 스코어 2-1(22-20, 14-21, 21-12)로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한 게임을 내준 경기였지만, 마지막 3게임을 21-12라는 큰 점수 차로 마무리하며 흔들림 없이 결승 무대를 확정했다. 6월 21일 열릴 결승 상대는 같은 한국 선수인 박가은으로, 마카오오픈 여자단식 정상을 두고 태극마크끼리 맞붙는 흥미로운 그림이 만들어졌다.

김가은은 이번 대회를 6월 17일 32강부터 시작했다. 대만의 첸수위를 21-16, 21-17로 잡으며 출발했고, 18일 16강에서는 태국의 통룩 새행을 21-13, 22-20으로 제압했다. 19일 8강에서는 국내 라이벌 김민지를 만나 21-11, 22-20으로 승리하며 47분 만에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여기까지 김가은은 세 경기 모두 2-0 셧아웃으로 통과했고, 단 한 번도 풀게임을 가지 않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만난 4강 상대 한첸시는 이번 대회 4번 시드로, 그동안 김가은이 상대했던 선수들과는 체급이 다른 변수였다. 시드 배정 자체가 대회 초반 매치업과는 결이 다른 도전임을 예고했고, 실제로 경기는 김가은의 이번 대회 첫 풀게임 승부로 이어졌다. 1게임부터 22-20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는 점에서, 한첸시가 단순히 시드 순위만큼의 까다로운 상대였음이 드러났다. 대회 초반 세 경기에서 쌓아온 페이스가 그대로 이어질지, 아니면 처음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지가 이 경기의 관전 포인트였다.

1게임은 시종일관 팽팽했다. 20-20 듀스까지 따라붙은 끝에 김가은이 마지막 두 점을 연속으로 따내며 22-20으로 선취했다. 분위기가 김가은 쪽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2게임에서 양상이 바뀌었다. 한첸시가 14-21, 7점 차로 게임을 가져가며 세트 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이번 대회 들어 김가은이 내준 첫 게임이자, 7점이라는 점수 차는 그 전까지의 경기들과 비교해도 작지 않은 격차였다.

승부는 3게임으로 넘어갔고, 결과는 명확했다. 김가은이 21-12로 9점 차 대승을 거두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전체 득점을 합산하면 김가은 57점, 한첸시 53점으로 단 4점 차에 불과했지만, 세트별 흐름을 뜯어보면 김가은이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가져갔다는 점이 드러난다. 이로써 김가은은 이번 대회 누적 성적 4전 4승, 게임 스코어 8승 1패, 총 득점 185점, 총 실점 150점으로 득실차 +35를 기록하며 결승에 안착했다.

같은 날 반대편 준결승에서는 박가은이 인도의 아슈미타 찰리하를 21-17, 21-9로 꺾고 38분 만에 결승에 합류했다. 인도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찰리하 입장에서는 17-21, 9-21로 완패한 경기였다. 결국 6월 21일 결승전은 김가은과 박가은, 한국 선수 두 명이 트로피를 다투는 구도로 확정됐다.

이번 4강전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순히 승패가 아니라 '회복 속도'다. 2게임에서 7점 차로 밀린 직후 곧바로 3게임에서 9점 차 승리로 전환했다는 것은, 한 게임을 내준 충격이 다음 게임 운영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토너먼트 후반부, 특히 4강·결승처럼 체력과 멘탈 소모가 큰 라운드에서는 흐름이 끊긴 뒤 바로 회복하는 능력이 실제 트로피 경쟁력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32강부터 8강까지 셧아웃으로 통과해온 김가은이 처음 맞은 풀게임 변수를 큰 점수 차 승리로 정리했다는 점은, 단순한 '운 좋은 승리'보다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또 하나 짚을 부분은 득실 차다. 전체 득점 차이는 4점에 불과했지만 게임 스코어는 2-1로 갈렸다. 이는 박빙의 명승부였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김가은이 점수를 내야 할 순간에 정확히 점수를 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배드민턴에서 총득점 차이보다 중요한 게임별 승부처 장악력이 이번 경기에서 확인된 셈이다.

결승 대진이 한국 선수 간 맞대결로 짜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제 무대에서 자국 선수끼리 결승을 치르는 경우 우승자와 무관하게 한국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저변과 선수단 깊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김가은과 박가은 모두 이번 대회에서 한 번씩 풀게임 승부를 치르고 올라온 만큼, 결승전 역시 단판 승부로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가은은 이번 대회 4전 4승, 게임 스코어 8승 1패로 결승 무대를 밟았다. 32강부터 8강까지 무실게임으로 통과한 뒤 4강에서 처음 맞은 풀게임 고비를 21-12 대승으로 넘어선 흐름이 결승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같은 태극마크를 단 박가은과의 결승전, 두 선수 중 누가 마카오오픈 정상에 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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